[아이고 다리野] 역사를 건너는 의령 의병교
[아이고 다리野] 역사를 건너는 의령 의병교
  • 박수상
  • 승인 2014.09.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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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리에 얽힌 옛 이야기들
의령의 상징이요 역사와 문화의 광장 의병교
2015년 상반기 완공 예정인 신 의병교 조감도.
 
 
교량이라고 하는 다리는 서로를 이어주는 매개체이다. 도랑이나 하천은 물론 강 등지에 양쪽으로 갈린 공간을 서로 이어주는 역할이다. 도랑이나 하천 또는 강에 다리를 놓음으로써 서로 오가지 못하고 서로 만나지 못하는 사람들이 오고 가고 만나는 소중한 삶의 수단인 것이다. 요즘은 산업화가 이루어지면서 기술력이 향상되고 장비도 좋고 재정도 풍부해져서 과거에 엄두도 내지 못했던 곳에 크고 모양도 좋은 다리를 놓는 시대가 왔다. 특히 다리가 관광명소가 되고 그 지역의 소중한 문화의 장이 되기도 한다.의령에도 이러한 의미를 안고 있는 소중한 다리가 있다. 바로 의병교(義兵橋)이다.



보통 다리의 이름을 정할 때는 주로 그 지역의 이름을 사용하는데, 의병교는 지역의 이름이 아니라 의병의 본고장인 의령에서도 의병탑 바로 앞에 놓인 의병의 의미를 담아서 지은 이름이다. 의병교는 지난 1975년 2월 가설된 총연장 80m, 너비 10.4m 1차로의 철근콘크리트 교량이다. 의병교는 한마디로 의령읍과 의병탑, 충익사를 잇는 의병의 다리라는 상징성을 지니고 있다.

충익사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전국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당시 위기의 나라를 구해낸 천강 홍의장군으로 잘 알려진 곽재우 의병장을 비롯해 그 지휘 아래 있던 17명의 장령과 무명 의병들의 위패를 모시고 있는 사당이다. 역사와 나라사랑의 전당인 충익사는 1978년 12월 22일 문을 열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참석할 정도로 의병들의 나라사랑 정신을 높이 사기도 했다.

그보다 먼저 의령과 의병의 상징인 의병탑이 세워졌다. 의병탑은 1972년 6월 3일(음력 4월 22일) 준공식을 가졌다. 이날은 의병장 곽재우 장군이 의병을 창의한 날이다. 충익사 입구에 우뚝 선 이 의병탑이 의병교와 나란히 서 있다. 곽재우 장군과 17장령을 의미하는 의병탑에 새겨진 ‘의병탑’ 휘호 역시 당시 박정희 대통령의 친필이다. 이러한 역사적으로도 소중한 가치를 지닌 충익사, 의병탑, 의병교가 함께 나란히 자리하고 있다. 때문에 과거 도내 최대 축전행사이기도 한 의병제전 전야제 불꽃놀이 등 축제행사에 1만여 명의 관람객들이 이 의병교를 중심으로 운집할 정도로 의병의 상징성이 매우 크다.

 

의령의 상징 의병교
지난해 10월 역사속으로 사라진 구 의병교.


의령읍 시내와 남산 사이에 흐르는 하천이 바로 의령천이다. 이 의령천을 연결하는 다리가 의병교이다.

충익사에는 연중 30만명 정도가 찾고 있는 곳이다. 이 많은 사람들이 의병교를 지나서 충익사를 찾는다. 의병의 날인 6월 1일 추모제향을 올린다. 이 추모제향은 2010년까지는 4월 22일에 행해 왔으나, 의병의 날이 제정되고부터인 2011년부터 의병의 날인 6월 1일에 제향을 올리고 있다. 제향을 올릴 때 헌관과 제관들이 이 다리를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매년 의병제전이 충익사와 의병교, 공설운동장 등지에서 열렸다. 이 의병제전은 1972년 6월 3일 의병탑 준공식과 더불어 제1회 의병제전을 열어오다 이후에 의병을 창의한 날인 음력 4월 22일에 의병제전을 열어 왔으며 2010년까지 이어져 왔고, 2011년부터는 의병의 날(6월 1일)이 국가기념일로 제정되어 이날 열리고 있다. 의병의 날 전야제 행사의 하나로 열리는 학생들의 축등행렬과 북놀이 행렬이 이 의병교를 지난다. 전야제를 구경하기 위해 나온 수많은 군민과 관광객들도 역시 의병교에 운집하여 구경하며 기쁨과 환호 속에서 즐거운 추억의 시간을 나눈다.

또한 의병의 날 행사 당일 의령고등학교에서 출발한 시가행진 행렬도 이 의병교를 지나서 공설운동장으로 들어간다. 특히 의령군수는 물론 교육장, 경찰서장 등 주요 기관장들이 취임할 때도 충익사에서 참배를 한 후에 취임식장으로 이동을 하는데 이 의병교를 지난다. 매년 1월 2일에는 의령군수와 의령군의회 의장과 의원들도 신년참배를 위해 충익사를 찾을 때 이 의병교를 지난다.

의병교는 의병탑과 충익사로 가는 길이기도 하지만 지난 2012년 6월 1일 개관한 의병박물관으로 가는 진입로이기도 하다. 더불어 군민과 관광객의 휴양지 역할을 하고 있는 남산과 기도도량인 수월사로 오가는 길이면서 의령천 구름다리로 이어지는 길이기도 하다. 따로 길이 있지만 체육활동이나 각종 행사를 위해 공설운동장으로 이동하는 사람들도 이 의병교를 지난다. 그리고 매년 5월에 의령군과 경남일보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있는 전국 의병마라톤대회에 참가한 다수의 선수들도 이곳 의병교를 통해 행사장이자 출발지인 공설운동장으로 들어간다.

의병교는 군민의 휴식장소이기도 하다. 특히 무더운 여름날 밤 수많은 군민들이 의병교에 나와 더위를 식히며 휴식을 즐기기도 한다. 이처럼 의병교는 의령의 의미이요 상징인 의병과 함께 해 온 역사와 문화와 휴식의 광장인 셈이다. 사람들의 인연을 이어주고 차량이 오가는 교통수단이면서 더불어 문화와 역사와 서로의 사연과 애환과 그리고 화합을 이뤄주는 아름다운 의미의 수단이기도 하다.

옛 의병교 역사 속으로…새 의병교 가설

군은 수해 상승습지로서 재해위험 시설로 지정된 옛 의병교를 38년 만인 지난해 가을부터 철거하고 의령의 새로운 미래와 가치를 높여줄 수 있는 신개념의 다리로 거듭나기 위해 넓은 광장의 의병교를 가설 중이다.

새로 설치 중인 의령 의병교는 ‘PR강관거더 시공’의 첨단공법을 적용해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총사업비 155억원(국비 83억5000만원, 지방비 71억5000만원)을 투입해 새로 가설하는 의병교는 의령과 의병을 상징하는 이름에 걸맞게 국내 최초로 시공하는 특허 신기술공법을 적용한데다 통수단면 규모나 제작이 처음으로 시행돼 가설 초기부터 군민들도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PR강관거더는 일반 거더에 비해 형고 조절이 자유로워 통수단면 확보를 위한 하천교량에 유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의병교는 옛 의병교를 철거한 기존 위치에 총 길이 80m, 차도부 8.5m를 포함해 너비 24m에서 30m의 변화단면을 가진 경관교량(광장형)으로 가설 중인데, 당초 오는 2016년 3월 준공 예정이었으나 1년여 앞당겨 내년 상반기 중에 조기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교량 상부 콘크리트 타설을 완료한 상태로 공정률 72%를 보이며 공사 진척이 순조롭다. 향후 교량 상부 바닥면 아스콘시공을 비롯해 안전 펜스설치, 휴식공간, 접속도로 설치 등을 남겨놓고 있다.

군은 신의병교를 충익사와 주변 구름다리를 잇는 관광명소로 만들기 위해 마무리 공사단계의 설계변경 등을 통해 의병광장의 기능을 대폭 살려 야외 음악회, 군민 만남의 장소 등의 군민 쉼터와 편의시설을 늘릴 계획이다.

새 의병교가 완공되면 큰 광장으로서 의령의 또 다른 상징이 되어 의령과 의병의 역사와 문화를 이어주는 소중한 유산으로서의 아름다운 수단이 될 것이다.

한편 지난 1975년 가설한 의병교는 2013년 하반기 정밀 안전진단 결과 교량 하부에서 심각한 위험요소가 발견돼 사용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또 홍수와 강우 때 의령읍 시가지 침수발생 우려가 높아 2012년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돼 2013년도부터 국·도비를 지원받아 지난해 5월 재가설 공사에 착공했다.

 
의령의 상징 의병교
사진3=의병탑과 마주하고 있는 구 의병교 상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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