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길 먼 진주혁신도시 <2>더딘 아파트 공급
갈길 먼 진주혁신도시 <2>더딘 아파트 공급
  • 강진성
  • 승인 201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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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약없는 아파트 분양…상가시설도 늦어져
혁신도시아파트부지
진주혁신도시의 민간 아파트 공급이 늦어지면서 편의시설 조성도 함께 늦어지고 있다. 아파트는 물량부족으로 현재 입주한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는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진주시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혁신도시를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사진은 아직 분양에 들어가지 못하고 있는 A-7 부지. 부지 너머에 산업기술시험원(작은건물)과 LH신사옥이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 신도시 형성과정은 도로·부지 등 기반시설이 조성되면 아파트가 가장 먼저 들어서는 형태다. 이후 상가, 관공서 등 편의시설이 빈자리를 메운다. 혁신도시 역시 그 틀에서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점에서 진주혁신도시에 편의시설이 들어서기 위해서는 아파트 공급이 원활히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운섭 LH경남혁신도시사업단 단지사업부장은 “상가나 업무시설 사업자는 적정한 인구가 유입돼야 사업을 시작한다. 분양이 되지않을 경우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사업성이 있을 때까지 기다리는 경우가 많다”며 “각종 시설이 들어서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입인구를 늘리는 것이 먼저다”고 밝혔다.

현재 진주혁신도시에 입주한 아파트는 2개 단지 1779세대. 4개 공공기관(직원수 1000여명)이 입주해 있는 상황을 감안하면 아파트 공급이 충분치 않다. 게다가 전입인구 4500명(8월말 기준) 중 70%가량이 진주 내부에서 이사해 온 진주사람이다. 이렇다보니 최근 이전한 기관은 혁신도시가 아닌 지역에 숙소를 구하기도 했다.

아파트 분양은 그나마 LH가 순차적으로 해 오고 있다. LH는 현재 입주한 아파트(A-1, A-4)에 이어 오는 10월 입주예정인 A-5(600세대)는 모두 LH가 분양했다. LH는 올해 말 A-9블록의 착공에 들어가 2015년 4~5월께 분양할 예정이다.

◇늦어지는 민간건설사 분양=문제는 민간건설사다. 지난해 5월 A-13(한림풀에버)블록이 분양을 한 것 외에는 감감 무소식이다. A-2블록을 매입한 라온건설은 당초 오는 11월 분양에 들어갈 계획이었지만 불투명하다. 최근 건축심의를 신청했지만 심의위원회를 통과할 지는 미지수다. 라온건설 관계자는 “조만간 분양을 계획한 것은 맞지만 건축허가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분양시기를 말하기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대방건설(A-6)은 올해 분양하려던 계획을 내년으로 연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동주택부지(A-12)와 주상복합(C-2,3,4) 등 가장 많은 부지를 매입한 중흥S클래스는 내년 이후에 분양시기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중흥S클래스 관계자는 “언제 어느 부지부터 분양에 들어갈 지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분양은 빨라도 2015년 이후에 진행된다”고 전했다.

부영건설이 민간임대하는 A-11블록은 분위기가 좋지 않다. 지난해 진주시에 건축허가를 신청했다가 반려된 이후 1년이 넘도록 재신청을 하지 않고 있다. 부영건설 관계자는 “현재로선 재신청 계획이 없다”며 불투명한 입장을 밝혔다.

◇수요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물량=진주혁신도시 입주 대기수요는 늘어나고 있다. 한 부동산중개사는 “혁신도시의 부동산 전망을 좋다보니 매수하려는 문의가 계속 들어오고 있다. 하지만 집을 내놓는 사람이 없다보니 아파트 가격이 계속 오르고 있는 상황이다. 아파트 공급을 늘려서 매수자 수요를 해소시켜지 않으면 기존 아파트 가격은 계속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A-1·A-4 블록 전용면적 85㎡(구 33평) 로얄층의 경우 입주 6~8개월만에 3000만원 이상 급등하며 과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내년부터 향후 2년간 입주물량은 A-13블록(2015년 10월), A-8블록(2016년 1월)뿐이어서 부동산 과열조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건설업계에서는 민간건설사가 진주혁신도시에서 사업을 꺼려한다는 이야기도 나돌고 있다. 대방, 중흥, 부영건설 등은 최근 다른 혁신도시와 신도시에서 분양을 한창 진행중이다. 유독 진주혁신도시 분양이 후순위로 밀려나는 분위기다. 부영건설의 경우 사업을 포기하고 부지를 매각한다는 소문까지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행정에서 적극적으로 나서서 분양을 독려하고 되는 방향을 만들어 가야하는데 진주는 그렇지 못하다”며 “타 지역과 분위기가 많이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전했다.

◇진주시 명확한 도시계획 만들고 추진해야=혁신도시가 지정된 이후 경남도와 진주시는 줄곧 차질없는 혁신도시 조성을 말해왔다.

하지만 주민과 이전기관의 불편에 대해서는 마땅한 해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또 민간아파트 분양과 상업시설 건축에 대해서는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한 이전기관 직원은 “내년에 LH까지 입주하면 이전직원이 2500명이 된다. 진주시는 말로만 정착을 돕겠다고 하지말고 생활에 불편함이 없도록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질책했다.

LH 관계자는 “이전기관 입주시기에 맞게 진주시가 혁신도시에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일을 추진해야 제대로 된 혁신도시를 만들 수 있다”고 지적했다.

최만진 경상대학교 건축학과 교수는 “시간이 촉박하다고 난개발을 해서는 안되지만 진주시가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서 혁신도시를 개발해 나가야 한다”며 “시가 수동적으로 인허가권만 행사해서는 안된다. 민간건설사에 혁신도시 컨셉트를 설명하고 건축방향을 유도해야 순조롭게 아파트나 상업시설이 들어설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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