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백세 생활체육 탐방기 <2>국궁
건강백세 생활체육 탐방기 <2>국궁
  • 곽동민
  • 승인 2014.09.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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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운동·집중력 강화 탁월…남녀노소 인기
대부분의 스포츠는 예를 중시하고 상호간에 규칙을 잘 지켜 승부를 겨루는 ‘페어플레이’ 정신을 강조한다. 특히 그 중에서도 국궁은 ‘선례후궁(先禮後弓)’의 정신으로 무엇보다 예를 중시하는 운동이다.

보통 국궁이라고 하면 그저 옛날 우리나라 선비들이나 왕족들이 즐긴 레저문화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옛 중국인들이 우리나라를 가리켜 ‘동이족’(東夷族 : 夷는 大와 弓을 합친 한자로 대궁(大弓),즉 큰 활을 쓰는 민족이라는 뜻으로 해석된다)이라고 칭했을 만큼 우리 민족은 활에 능통했다. 누구나 활을 잘 다룰 줄 알았다는 의미다.

여성 궁사
국궁은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운동이다. 한 여성 궁사가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진주 국궁의 효시 135년 역사의 ‘람덕정’

진주지역에는 올해 지수면에 설립된 ‘지수정’을 비롯해 창림정, 람덕정, 영봉정, 남강정, 덕수정까지 6개의 사정이 있다.

진주 최초의 사정(활을 쏘는 정자를 일컬음)은 1879년 고종 16년에 지어진 람덕정이다. 진주시궁도연합회 주운기 전무는 람덕정이 지어지기 전부터 촉석루 아래에서 남강을 사이에 두고 습사를 해 왔다고 말했다.

주 전무는 “창설기에 따르면 1879년 지금의 대안동 지역 남강변 동쪽 일대에 남사정(南射亭)을 지은 것이 람덕정의 효시다”라며 “남사정에서 습사를 하던 사우들은 1916년 비봉산 의곡사 밑으로 자리를 옮겼다. 이때 정명을 바꿨는데 람덕정이라 했다”고 말했다.

람덕정 외에도 진주시 일반성면 창촌리에 위치한 창림정 역시 1937년부터 사우들이 모여 궁술을 연마했다고 전해진다. 창림정은 광복과 6·25전쟁을 겪으면서도 명맥을 이었으며 1969년 지역의 사우들이 뜻을 모아 사정을 짓고 창림정을 건립하면서 현재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전신운동·집중력 강화에 탁월

“건강백세 누리려면 활시위를 당겨보라.”

진주시궁도연합회가 자리잡고 있는 남강정(진주시 문산읍 스포츠파크 내)을 찾아 국궁의 장점에 대해 알려 달라 주문하니 이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220여명에 이르는 진주시 궁도인들이 말하는 국궁의 장점은 정적인 운동임에도 불구하고 전신을 사용하는 운동이라는 점이다.

주 전무는 “국궁은 겉보기에는 정적인 운동이지만 실제로는 발끝부터 손끝까지 매우 격렬한 근육운동과 긴장의 연속이다”라며 “하체가 튼튼하지 않으면 과녁을 맞힐 수 없다. 국궁은 정신을 과녁에 집중시켜 온몸으로 시위를 당긴 뒤 일시에 놓으며 긴장을 푸는 방식이다”고 말했다.

이어 “자연스럽게 다리근육과 자세를 바르게 하기 위한 허리근육, 활을 쏘기 위한 팔과 등근육 등을 써야 하기 때문에 전신운동과 정신집중에 좋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진지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는 동호인
한 동호인이 진지한 표정으로 활시위를 당기고 있다.


◇국궁, 어디서 어떻게 배울 수 있나

국궁은 진주지역 사정 어디서나 배울 수 있다. 회원으로 가입하고 소정의 입회비를 내면 된다.

진주지역에서는 일반성면에 위치한 창림정, 옥봉동의 람덕정, 이반성면의 영봉정, 문산읍 스포츠파크내 남강정, 수곡면의 덕수정, 올해 새로 설립된 지수면의 지수정 6곳의 사정에서 배울 수 있다.

사정마다 사두와 사범이 있어 일정의 월회비를 받고 가르쳐 준다. 진주지역 사정의 월회비는 2만~3만원 선이며 입회비는 여성의 경우 15만원, 남성은 30만원이다.

진주시궁도연합회에서는 진주시의 지원으로 1년에 1차례 7월말~8월말 사이에 40일에 걸쳐 시민대상 무료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신청은 7월초 궁도협회(762-7811)를 통해 받고 있다.

사대에서 직접 활을 쏘려면 145m 과녁까지 화살을 날릴 수 있는 근력이 만들어져야 하므로 교육에는 다소 시간이 걸린다. 활을 쏠 수 있게 되면 매달 진주지역 사정들이 돌아가며 개최하는 친선대회에도 참가할 수 있어 그 재미가 배가된다.

활은 대부분 합성수지로 만든 개량궁과 카본을 사용한 화살을 사용한다. 장력(20~70파운드)의 세기에 따라 체력에 맞는 활을 사용해야 한다. 대개 30~40파운드짜리부터 시작해 강도를 높여 간다. 개량궁 20만원선, 화살은 1개 8000원대로 사대에서 활을 쏘기 위해서는 5개의 화살이 필요하다.

실력이 궤도에 오르면 전통방식으로 제작한 각궁을 구입해 쓰는 이가 많다. 5단 이상 승단심사 때부턴 반드시 각궁을 써야 하기 때문이다. 각궁은 60만원 이상, 죽시는 3만원대 정도다.



사대에서 활쏘기를 하고 있는 동호인들
2일 진주시 문산읍 스포츠파크에 위치한 남강정에서 동호인들이 활쏘기를 하고 있다.
선례후궁
먼저 예를 갖추고 이후에 활을 쏜다는 뜻의 선례후궁이 새겨진 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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