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풍이 부는 진주시, 그러나 구도심은 춥다
훈풍이 부는 진주시, 그러나 구도심은 춥다
  • 경남일보
  • 승인 2014.09.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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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역사적으로 진주시는 호남과 경남을 잇는 교두보 역할을 하며 역사와 문화가 번성한 중요지역이었지만 1925년 경남도청이 진주시에서 부산시로 이전하면서 진주시는 경남지역의 변방으로 전락하고 오랜 정체기가 시작되었다. 특히 1983년 대동공업의 현풍 이전으로 지역 경제력도 크게 떨어져 버리는 아픔도 겪었다. 소외감이 몸이 밸 정도가 되었지만 다행히도 2010년 이후 진주시 민선 5기가 출범하면서 다시 경남의 중요한 거점도시로 기지개를 켜는 모습이다.그 선두에는 공공기관 이전과 투자유치가 있다.

LH 본사 일괄이전을 시작으로 혁신도시 건설이 추진되면서 8개 이상의 공공기관의 이전이 추진되고 있으며 재계순위 10위의 향토 대기업인 GS칼텍스가 유치되면서 GS리테일, BGF리테일 등 대기업을 포함한 160여 개의 유망기업이 유치되었다. 이를 통해 1만100여 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창출되고 경제지표도 눈에 띄게 나아졌다. 이뿐만 아니라 경남도 서부청사의 진주 이전까지 본격화되면서 그야말로 제2의 전성기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진주시에 경제발전의 훈풍이 불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으로 진주시의 중심을 이루었고 현재까지도 진주시의 얼굴이라고도 볼 수 있는 구도심 중심지역의 사정은 녹록지 않다. 앞서 말한 혁신도시 추진과 기업유치가 신도심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구도심은 시외버스터미널 이전계획 등 지역경제 인프라가 오히려 낙후되고 축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구도심과 신도심의 격차는 비단 진주시만의 일은 아닐 텐데, 현재 과거의 전성기를 누렸던 많은 경남지역의 구도심들이 인구감소와 지역상권 축소로 도시 기반시설은 낙후되고 인구구조는 고령화되는 이중고, 삼중고를 겪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손 놓고 있어선 절대로 안 될 일이다. 구도심은 대부분 역사적 중심지로서 전통과 문화가 보존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지방자치시대에 지자체가 자활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지역 내 격차가 심화되어선 곤란하기 때문이다. 그나마 진주시는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기회를 맞이했다. 공공기관 이전과 투자유치로 높아진 경제활력을 구도심으로 전파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고, 구도심 지역 역시 잘 보존된 전통문화와 오랜 지역 전통시장이 관광산업 발전을 위한 훌륭한 밑바탕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제라도 진주시가 본격적으로 구도심으로 눈을 돌려 구도심 지역 주민들의 소외감과 박탈감을 달래고 전역이 진주의 제2의 전성기의 주인공이 되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야 할 때가 왔다.

이를 위해 진주시는 제일 먼저 구도심의 고도제한을 완화하고 전통지역 소비상권 활성화에 앞장설 필요가 있다. 정부도 최경환 경제호가 출범한 이후 가장 먼저 내놓은 방향이 바로 부동산 규제를 풀어 돈을 풀고 국민의 소비를 진작시켜 내수경제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다. 진주시 구도심이 살 길도 마찬가지다. 과거 고도제한이 진주 전통문화를 지키겠다는 취지였지만 이로 인해 진주 전통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인프라가 낙후되면서 오히려 전통문화의 빛이 바래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제는 고도제한을 합리적으로 완화하는 것이 진주시 전통문화의 가치를 더 알리고 드높일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또한 앞으로는 시외버스주차장 이전과 같이 지역상권에 영향이 큰 시설은 앞으로 명확한 대안마련을 위해 주민과 협의를 보다 세밀하게 거쳐야 할 것이다. 안 그래도 열악한 구도심 인프라인데 중요한 상권 관련시설을 손바닥 뒤집듯 쉽게 결정하는 것은 상처가 깊은 구도심 지역 주민들을 두 번 멍들게 하는 일이다.

오랫동안 수도권 집중화로 피해를 보았던 경남이다. 지역 불균형을 이겨내기 위해 시작된 혁신도시 추진과 공공기관 이전으로 훈풍을 맞이하고 있는 진주시가 오히려 구도심을 외면하고 지역 내 불균형을 방치하는 일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몸은 물론 마음까지 추운 구도심 주민들을 위한 진주시의 노력이 어느 때보다도 절실하다.
강길선 (진주시의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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