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 녹비 준 토양에서 얻는 혜택
<농업이야기> 녹비 준 토양에서 얻는 혜택
  • 박성민
  • 승인 2014.09.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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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시림 (경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관)
녹비 준 토양에서 얻는 다양한 혜택



1970년대 중반 중학교 다닐 시절 팔구월이 되면 풀을 베어 학교에 봇짐처럼 메고 가서 퇴비를 쌓아 놓고 등수를 매겨 공책으로 보상받은 일이 기억난다.

그 시절에서는 산야초, 보릿짚 등을 섞어 모아 두고 인분을 퍼부면서 산봉우리처럼 높게 쌓아 지렁이가 가득 들어 있는 퇴비를 만들었다. 가을 타작이 끝날 때도 볏짚을 퇴비로 이용하곤 했다.

그렇지만 최근에는 볏짚마저도 논으로 되돌려지지 못하고 볏짚 조사료로 이용되는 것이 2005년에 34%에서 2010년에는 46%, 지난해에는 72%로 점점 늘어나 벌거숭이 논이 되고 있는 실정이다. 농사짓는 농업인들에게 퇴비를 만들어 논으로 되돌려 주라고 말하기는 이제 불가능하다. 퇴비가 농토에 좋은 줄은 잘 알고 있지만 농가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고 고령화됐기 때문이다.

녹비작물로 대안을 찾아보자. 비료공급이 부족했던 60년대까지만 해도 상당한 면적에서 재배된 적이 있다. 그 후 오랫동안 녹비작물의 활용이 미미하다가 2000년대부터 친환경 농업의 중요성이 부각되면서 점차 녹비작물의 재배면적이 점차 감소되고 있어 안타깝기 그지없다.

녹비작물이란 말 그대로 작물을 재배한 후 그대로 토양에 갈아 넣어서 비료효과를 볼 수 있는 작물을 말한다. 녹비작물에는 화본과 작물인 트리티케일, 호밀, 보리 등과 같이 뿌리가 잘 발달하고 생육이 왕성하여 땅 속 깊이 존재하는 비료성분을 흡수하는 능력이 탁월한 작물이 있고, 헤어리베치 같은 콩과작물은 뿌리혹박테리아와 공생하여 공중질소를 고정할 수 있는 능력이 있기 때문에 콩과작물로 만든 녹비는 질소 공급량이 많아 잘 활용하면 후작물 재배에 비료를 적게 주거나 거의 주지 않아도 작물생산이 가능하다.

녹비작물은 토양에 투입 시 녹비가 분해되면서 방출되는 여러 비료성분의 공급 뿐 아니라 토양의 유기물 함량을 증대시키고 미생물의 활동 및 번식을 왕성하게 하며 토양의 물리성 및 화학성을 개선하여 지력 증진에도 효과가 높다. 또한 녹비가 토양표면에 피복되면 잡초의 발아 및 생육을 억제할 수 있어 제초제의 사용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경작하지 않는 곳이나 경사진 토양에도 녹비작물을 재배하면 토양유실을 방지할 수 있어 환경의 훼손을 줄일 수 있다.

정부에서 2003년부터 2013년까지 목표로 한 화학비료 40% 절감대책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해서는 녹비작물을 활용하여 비료의 사용량을 줄이는 친환경적인 농업으로의 발전과 자연생태 보호기능, 농업분야 온실가스 저감 등을 고려할 수 있는 국가차원의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이 추진되어야 한다.

/최시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관

최시림
최시림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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