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해구 경화동의 에너지 자립마을이 되기 위한 노력
진해구 경화동의 에너지 자립마을이 되기 위한 노력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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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점석 (경남 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경남의 전력 자립률은 2011년 기준으로 210%라고 한다. 전력생산량이 소비량의 2배인 셈이다. 다른 지역에서 전기를 가져오기 위한 철탑을 세우지 않아도 된다. 물론 남는 전기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기 위한 철탑은 세울 필요가 있을 것이다. 전력생산량을 에너지원별로 살펴보면 석탄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이 97.7%를 차지하고 있다. 석탄이 전력생산의 주연료이다. 수력발전이 2.2%, 기름을 연료로 하는 화력발전이 0.1%인데 신재생발전은 가장 적은 비중인 0.06%에 불과한 실정이다. 전국 평균이 1.5%인데 절반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이것이 단적으로 보여주는 경남의 특징이다. 사용하는 전기만을 생각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기후변화의 주범이 화석연료임을 생각한다면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경상남도가 수립한 제4차 지역에너지계획(2010~2014)에 의하면 경남은 16개 시·도 가운데 온실가스 배출량이 4위이며, 특히 발전부문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2위이다. 민간차원에서는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매년 에너지의 날에 적정기술 제품과 에너지효율에 대한 시민홍보까지 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각 나라의 정상들이 모여서 국가별 탄소감축 목표를 설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몇 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코펜하겐에서 열린 기후변화국제회의에서 탄소감축 목표 30%를 약속하기도 했다. 경남에서도 화력발전의 비중을 줄이고 신재생발전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정책이 절실히 필요하다.

지난 3월 창원시 진해구 경화동 주민 10여 명이 선진지 견학을 다녀왔다. 이미 경화동의 아파트단지 세 군데는 전기·수도·가스사용을 최소화하는 절약운동을 몇 년째 주민과 함께 실천해 창원시로부터 녹색아파트 인증을 받은 동네였다. 서울시 상도동의 성대골 공동체에서는 주민이 주도하는 에너지 절약운동을 배웠고, 안산시 호수동에서는 미니태양광을 설치한 아파트를 둘러보았다. 호수동과 경화동 동장이 서로 만나 우의를 다지기도 했다.

며칠 후 동사무소 2층에 모인 50여 명의 주민들은 옹골차게도 에너지 자립마을이 되겠다는 결의대회를 가졌다. 이때부터 11월까지 매월 한 차례의 주민 에너지교육과 아파트단지 전체의 소등행사를 정기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주민들의 반응이 굉장하다. 소등행사를 하는 시간에는 아파트단지 내의 소공원에 모여서 장기자랑 행사를 한다. 지금은 이러한 열기를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주민체육행사를 계획하고 있다.

지난 8월에는 주민 신청을 받아 심사과정을 거쳐서 40가구에 200W 미니태양광을 아파트 베란다에 설치하였다. 70여만 원의 비용은 일부 시비 지원과 개인 부담이었다. 각 가정에서는 계기판으로 매일매일 생산량을 확인하고 있다. 관리사무소에 가보면 입구 게시판에 20여 가구의 전기사용량을 표시하는 그래프가 붙어 있다. 월별로 증감을 비교해 볼 수 있도록 전년도 사용량을 미리 막대그래프에 그려 놓았다. 실명과 호수가 표시되어 있음은 물론이다. 앞으로 경화동이 1년간 사용한 전기사용량을 지난해와 비교해 봄으로써 에너지 자립마을을 향한 주민들의 적극적인 생활실천을 계량화해 볼 예정이다.

2007년에 실시한 경남신재생에너지개발 타당성 검토 보고서에는 12개의 중점 추진사업을 제시하고 있는데 대부분 기술개발과 단지조성, 발전소 건설 등으로 이루어져 있을 뿐 주민참여를 통한 신재생에너지 보급방안에 대해서는 언급이 없다. 다행히 경남 제4차 지역에너지계획에는 마을 단위별 에너지 자립도 향상을 내용으로 하는 저탄소 녹색마을이 에너지 이용 합리화 정책에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시범사업에 신청하는 것을 언급하고 있을 뿐이다. 석탄에 의존하고 있는 전기생산 방식도 극복하고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에너지 자립마을과 주민이 참여하는 소형 태양광발전소의 확대가 필요하다.
전점석 (경남 햇빛발전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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