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의 길목, ‘걷기의 매력’
가을의 길목, ‘걷기의 매력’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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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득자 (배영초등학교장)
요즈음 둘레길 걷기가 유행이다. 탐방객들은 자연의 싱그러운 선물과 인간의 삶이 공존하는 둘레길을 따라 걸으며 건강, 치유, 여유를 함께 누린다. 필자가 거주하는 진주시도 ‘에나 진주길’을 조성하여 시민들에게 둘레길을 선보일 계획이란다. 둘레길 곳곳에는 진주의 소중한 유적지와 추억이 깃든 명소를 경유한다고 하니, 진주를 알리는 홍보효과도 매우 클 것으로 기대된다.

사실 ‘걷기의 효과’는 의학과 체육학을 통해 다양하게 검증되어 있다. 허준 선생은 동의보감에서 ‘좋은 약을 먹는 것보다는 좋은 음식이 몸에 더 좋고, 좋은 음식을 챙겨 먹는 것보다는 걷기가 더 낫다’라고 하였다. 영국 애스턴대학교 고령화연구소에 따르면 ‘매일 30분 간 산책하는 습관은 비만, 당뇨, 우울증, 치매는 물론 암까지 예방하는 놀라운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였다.

경남교육청에서는 학생의 건강 체력향상을 위해 ‘1110’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이는 학교에서 매일 1회씩 10분을 걷거나 달리자는 운동이다. 이를 출발점으로 줄넘기, 각종 도구를 활용한 종목 등 신체활동들이 부족한 운동량을 보완하고 건강을 지키는 학교 내 생활체육 활동으로 정착되고 있다. 인류의 마지막 자원인 인적 자원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는 영국의 경험주의 철학자 존 로크의 ‘건강한 신체에 깃드는 건강한 마음’이라는 명언처럼 너무도 소중한 사회적 담론이 되어야 할 주제이다.

오늘날 교육론의 핵심체계인 지덕체론(智德體論)은 의미 영역간의 경험 강조 순서에서 이제는 바뀔 때가 온 것 같다. 많은 연구사례나 인간능력의 활용 가치면에서 볼 때 체덕지론으로 인간교육을 바라보는 사고구조로 바뀌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싶은 것이다. 아무리 지력이 뛰어나도 덕성을 갖추지 못하면 흉기를 소지한 것처럼 위험천만한 일이고, 지력과 덕성을 다 갖추었다 하더라도 인류복지를 위해 큰 에너지를 지속적으로 방출할 만큼의 충분한 수명이 필요하다. 그래서 체력의 증강이 더 우선한다고 본 것이다.

필자가 근무하는 학교에서는 ‘진주 8경따라 걷기’ 토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것은 진주성, 진양호, 망진산, 뒤벼리, 새벼리길, 비봉산 일원 등을 몇 개의 권역으로 나눠 가족 친구와 함께 담소를 나누면서 2∼3시간 정도 걷는 다목적 교육프로그램이다. 학교 교육과정과 연계해 진주의 역사와 문화를 깊이 이해해 애향심과 진주얼을 실천하는 나라사랑 교육과 병행하고 있다.

가을의 길목에 들어선 좋은 계절에 누군가와 동행하면 더 좋겠다. 잘 정돈된 생활권 주변을 자유인이 되어 여유롭게 산책해 보는 ‘걷기의 매력’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배영초등학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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