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를 바꾼 위대한 리더십
역사를 바꾼 위대한 리더십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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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훌륭한 리더는 역사의 순간에서 자신의 판단력에 의한 결정이 먼 훗날 많은 사람들에 의해 평가받고 심판받는다는 것을 기억한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은 미국 35대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 매사추세츠주 의회에서 미 의회 상원의원으로서 마지막 연설을 한다. 이 연설에서 케네디는 리더의 판단력을 강조했다. “미래의 어느 날 역사의 최고 법정에서 우리가 소속됐던 그 자리가 무엇이었건 간에 우리에 대한 판결이 열린다면, 우리의 판단력의 성공 혹은 실패는 다음 4가지 질문에 대한 대답에 의해 평가될 것이다. 우리는 진정으로 용기 있는 사람이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진실한 사람이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결단력 있는 사람이었는가, 우리는 진정으로 헌신적인 사람이었는가.”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은 위기를 통해 큰일을 성취한 리더였다. 그는 9·11 테러가 있기 전날까지 평범한 대통령의 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9·11이라는 국가적 위기상황에서 그의 리더십은 빛을 발했다. 뛰어난 판단력이 그로 하여금 미국이라는 거대한 배를 한 사람의 키(key)에만 의존하도록 만들었다. 미국시민과 미 의회는 부시의 결정과 판단에 전폭적 지지를 보내주었다. 민주당은 위기를 공감하고 의회를 통해 엄청난 힘을 실어 지원해 주었다. 시시콜콜한 발목잡기도 없었고 국민의 감정을 자극하는 비판적인 이야기나 어떤 음모론 따위도 생산해내지 않았다. 부시 대통령은 월드 트레이드센터가 녹아내린 자리에 그라운드 제로를 건설했고, 국민을 또 반대파까지 하나로 묶는 위대한 일을 해냈다. 그는 미국 시민의 가슴 속에 애국심을 불어넣어 주었으며, 미국인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중요한 계기를 제공했다. 평범한 대통령이 위대한 성취를 이루는 대통령으로 변했다.

조선의 존망이 위태로웠던 순간, 이순신은 삼도수군통제사에 재임명된다. 그러나 그가 직면한 현실은 사기가 떨어진 병사, 전쟁의 공포에 휩싸인 백성, 그리고 낡은 군선 12척이 고작이었다. 도저히 전투를 치를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순신은 스스로 장군의 위치에서 내려와 병사들을 격려하고 설득한다. 그는 직접 배 밑바닥으로 내려가 병사들과 함께 손에 피가 나도록 노를 저었다. 그는 공과 사를 엄격히 구별했으며 신상필벌에 냉엄했다. 전라좌수사로 부임하면서 아산 본가 근처를 그냥 지나칠 정도로 사사로운 일과 국사에 선을 그었다. 또한 부임지에 들러 처음 한 일이 병사들의 숙소를 방문해 같이 술을 나누어 마시면서 의견을 구하고 실상을 파악하는 것이었다. 그는 전쟁에서 승리할 때마다 전과를 명시해 병사들이 수훈에서 누락되지 않도록 했고 군령을 어긴 이는 엄하게 처벌했다.

“오늘 우리 수군은 12척의 전선과 함께 태어났다. 오늘 이후 패배는 조선 수군의 몫이 아니다. 패배자의 얼굴을 버리고 승리자의 얼굴로 다시 조선의 바다를 응시하라. 강건한 전선만으로 승리할 수 없다. 뛰어난 무기만이 승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오직 희망은 사람에게 있으니 그대들 한 사람 한 사람이 이곳에서 모은 결의 그 뜨거운 마음을 잃지 마라. 그것이야말로 이 나라 조선을 구할 가장 강력한 무기이니, 승리하고 승리하고 또 승리하라. 그리하여 마침내 그대들의 손으로 이 나라 조선을 구하라.” 위대한 명량의 승리는 감성경영과 신뢰의 리더십이었다.

책임 있는 사람들의 말의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러기에 늘 언어사용에 신중해야 한다. 정파적 이해관계에 근거한 말들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보수든 진보든 말을 아껴야 한다. 말을 앞세우는 무책임한 정치를 보면 승객을 두고 혼자 살자고 세월호에서 먼저 뛰어내린 선장과 같아 보인다. 지금은 하나가 되어 사태를 수습하고 대한민국호의 새로운 출항을 준비해야 할 때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국민에게 안정과 신뢰를 심어주는 대통령의 언어가 필요하다. 지금 우리에겐 국민의 마음을 사로잡는 절제된 언어, 신뢰와 희망을 주는 언어, 그리고 단호한 결단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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