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관광 1번지서 맛보는 가을정취
도시관광 1번지서 맛보는 가을정취
  • 경남일보
  • 승인 2014.09.1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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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38> 부산 남부 이야기
음력 팔월 보름을 일컫는 가을의 한가운데 달이며, 팔월의 한가운데 날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추석은 연중 달빛이 가장 아름다운 밤이라는 뜻을 가진 우리민족의 으뜸 명절이다. 가배, 가배일, 가위, 한가위, 중추, 중추절, 중추가절이라고도 하며, 가위나 한가위는 순수한 우리말이고 가배는 가위를 이두식의 한자로 쓰는 말이다. 이런 의미 있는 명절 덕분에 평소 생각지도 못할 것을 대체휴일이라는 여유로 맛이 있는 여행은 우리나라 제2의 도시 부산을 찾아간다.

부산이란 이름이 언제부터 사용되었는지 정확한 시기는 알 수 없으나 1402년(태종 2년) 1월 28일 태종실록에 富山이라는 명칭이 보이며, 그후 1470년(성종 1년) 12월 15일자의 성종실록에 釜山이라는 명칭이 처음 나타나 동국여지승람(1481년)이 완성된 15세기 말엽부터는 부산이라는 지명이 일반화된 것으로 추정된다.

가을 관광주간(09.25.~10.05.)을 코앞에 두고 홍보 영상도 많이 나와 있어 그들을 참고 삼아 국도 2호선을 달리고 녹산공단을 가로질러 동북아의 물류중심을 꿈꾸는 부산신항을 바라보며 가덕대교와 눌차대교를 건너 가덕도의 정거마을 문화거리를 먼저 찾아간다.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




정거마을 문화거리는 바닷가 벽화마을로 갈맷길 5코스에 자리 잡은 가덕도 눌차동 정거생태마을에 조성되어 환경부가 선정한 전국 생태보전지역 생태체험 시범마을 5곳 중 한 곳으로 선정되었으며, 부산시 커뮤니티 뉴딜 시범지역 사업장에 선정된 후 60여 가구의 담벼락에 어촌향기가 가득한 독특한 벽화들이 그려져 있어, 마을 사람들의 생활상을 표현한 정겨운 벽화를 감상하며 힐링하고 편안한 휴식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진한 갯내음 속에서 벽화에 매료되어 갈맷길을 따라 봉화대가 있는 연대봉으로 오르고 싶은 욕심이 생지만 그 마음 달래며 동양 최대의 철새도래지였던 을숙도로 향한다. 낙동강 하구에는 크고 작은 삼각주가 많이 있어 수심이 얕고 강물과 바닷물의 교류가 왕성할 뿐 아니라 양쪽 강변에는 갯벌이 잘 발달하여 각종 플랑크톤과 패류, 소형 어류 등 철새의 먹이가 풍부하고, 삼각주 곳곳의 갈대숲이 철새의 먹이와 보금자리를 제공하고 있어 많은 철새가 모여드는 곳이다.

을숙도는 낙동강 하구에 토사가 퇴적되어 형성된 하중도로 새가 많이 살고 물이 맑은 섬이라는 뜻에서 붙어진 이름이며, 1966년 천연기념물 제 179호로 지정되었다. 하지만 1987년 4월 낙동강 하구둑이 낙동강을 동서로 가로질러 육지와 연결되어 섬의 대부분이 공원화되면서 갈대밭은 심하게 훼손되고 철새가 줄어드는 등 폐해가 드러나 현재 을숙도 복원사업이 진행 중이다.

을숙도대교에서 낙동강 하굿둑과 낙동강 하구를 바라보다가 다대포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다대포는 크고 넓은 포구라는 뜻으로 낙동강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하구 부근에 자리 잡은 해수욕장이라 수온이 따뜻하고 얕아 가족 단위의 피서지로 적합하다. 낙동강 상류에서 실려 온 좋은 모래밭이 완만한 경사를 이루고 있지만 낙동강 상류에 축조된 댐으로 차츰 갯벌화가 진행되고 있어 갖가지 생물들의 터전으로 변하여 자연학습장으로도 각광받고 있다.

16세기까지는 섬이었으나 밀려온 흙과 모래로 인하여 육지와 이어진 몰운대를 끼고 있어 매년 12월 31일이면 다대포 해넘이 축제가 열린다. 몰운대는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지형적 특징으로 안개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안개와 구름 속에 잠겨 섬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고, 해질녘 바다 너머로 붉은 노을이 안개에 번지는 모습은 장관이다.



박희운 맛이 있는 기행
꼼장어


이제 부산의 아침을 가장 먼저 여는 자갈치시장으로 향한다. 아침 찬거리로 올릴 수많은 해산물이 지난 밤 어둠을 뚫고 육지와 바다의 길을 열고 달려서 모여든 곳에는 어김없이 사람들도 몰려들기 마련이다. 명절 연휴라 자갈치시장의 분주함과 자갈치 아지매들의 억센 사투리의 외침은 볼 수 없지만, 막 잡아온 생선이 거래되는 건물 1층은 어시장, 2층은 회센터와 건어물을 판매한다는 것만 알고 점심으로 양념 꼼장어(먹장어와 묵꾀장어를 함께 이르는 부산과 경남지역 사투리)를 주문한다.

꼼장어의 입은 흡판이라 먹이에 붙어 그 즙액을 빨아먹기 때문에 뻘 속에 살면서 눈이 퇴화되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점액을 분비하며 겉보기에는 분명 징그럽지만 구우면 꿀맛이다. 처음 불판에 올리면 꾸물거리는 모습이 징그럽기도 하지만 양념이 배어 잘 익은 꼼장어와 소주 한잔은 너무 잘 어울리며, 먹고 난 후 양념에 밥을 비벼도 구수하여 배 부른 줄 모른다.

아뿔싸! 꼼장어 맛에 정신이 팔려 영도대교 도개현장을 놓쳤다. 1934년 개통된 영도대교는 도개교였지만 1966년 9월 중단되었다가 47년 만에 도개 기능을 회복한 6차로로 재개통되었다. 길이 214.8m 너비 25.3m 규모로 도개 부분은 1000t급 배가 지나갈 수 있도록 75° 각도로 세워지며, 도개는 매일 하루 한차례 오후 12:00부터 12:15까지 들어 올리며 교통을 통제한다.

아쉽지만 자갈치시장을 뒤로하고 영도대교와 북항대교를 지나 오륙도 스카이워크로 향한다. 오륙도 스카이워크는 오륙도 승두말에 위치해 있으며 바다 쪽으로 9m 나갔다가 돌아오는 U자형 강판유리로 제작되어 있는데, 실제로 걸어보면 발 아래로 30m 절벽과 바다가 보여 짜릿함을 느낄 수 있고 안전하게 즐길 수 있도록 도우미도 있다.

명승 제24호인 오륙도는 12만 년 전까지는 육지에 이어진 하나의 작은 반도 형태였다가 유구한 세월 동안 거센 파도의 침식작용으로 육지에서 분리되어 형성된 것으로 추정하며, 수평선을 배경으로 성큼 다가선 오륙도는 뭍으로부터 방패섬-솔섬-수리섬-송곳섬-굴섬-등대섬(밭섬)으로 배열되어 있다. 방패섬과 솔섬이 물때에 따라 썰물이면 하나로, 밀물이면 두 개로 분리되어 5개 또는 6개의 섬이 되는 형상으로 인하여 오륙도라고 불리는데, 여기가 남해와 동해의 분기점이기도 하다.

겨울 저녁 굴섬에 날아드는 민물가마우지의 비행이 일대 장관을 이루어 ‘부산시 슬로시티 관광명소’로 지정될 정도로 아름답고, 오륙도를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눈뿐만 아니라 가슴까지 시원해짐을 느끼게 해 부산의 상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평소 습관대로 여기에 선 김에 대중가요 ‘돌아와요 부산항에’를 열창하여 관광객들로부터 박수를 받는 귀염을 토하기도 했다.



박희운 맛이 있는 여행
이기대


이제 이기대공원으로 차를 달려 모퉁이를 돌 때마다 나타나는 해안절경을 감상하며 이기대 해안산책로를 잠시 걸어본다. 치마바위의 호탕함과 박골새 사이로 몰려오는 파도 떼, 그리고 농바위에서 오륙도 쪽 정경은 이기대의 진수이고, 기암절벽과 푸른 녹음을 따르는 뛰어난 풍경을 자랑하는 일주도로와 산책로가 함께해 많은 사람들이 찾는 코스이니, 다음에는 이 코스만 걷겠다는 약속을 하고 용두산공원으로 향한다.

귀향했다가 돌아온 시민들로 벌써 시가지는 북새통이라 겨우 차를 주차한 후,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를 걸으며 50~60년대 어려웠던 시절 피란민의 애환과 향수가 짙게 드리워져 있는 흔적을 재현한 조형물들을 감상한 후 차 한잔의 여유를 즐기다가 용두산공원으로 올랐다.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이순신장군 동상과 부산타워
용두산공원은 부산의 도심 한복판에 위치한 공원으로 초등학교시절 수학여행을 온 적이 있어 더 정겹다.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지만 아직도 그 자리에서 우리를 지키고 있는 이순신 장군의 동상은 더 반갑고 활력을 준다. 소나무가 울창하여 송현산으로 불렸다가 마치 용이 바다에서 육지로 올라오는 용의 머리를 닮았다 하여 용두산공원으로 불려지게 되었는데, 만 평이 넘는 공원 내에는 이순신 장군 동상, 백산 안희제 선생의 흉상, 팔각정, 꽃시계 등이 있고 매년 1월 1일에 타종식을 거행하는 부산시민의 종이 있다. 공원의 명물인 높이 120m의 부산타워 내에는 전망대가 있어 부산 시가지는 물론 맑은 날엔 대마도도 볼 수 있다.

이제 공원 바로 아래의 국제시장을 둘러보며 부산 남부이야기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국제시장이 모습을 갖추기 시작한 것은 1945년 광복과 함께이며, 일본인들이 철수하면서 전시통제물자를 한꺼번에 팔아 돈을 챙기기 시작하면서 더 넓은 자리를 장바닥으로 만들어 상설시장을 이룩했던 것이 발생 배경이다.

대중가요 ‘굳세어라 금순아’에도 등장하는 것처럼 피란민들의 애환이 깃든 시장으로서 한때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래규모가 큰 시장으로 성장하였기에 오늘도 온통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저녁식사는 약속이나 한 듯이 18번 완당집으로 들어가 세트3(완당· 쟁반모밀 유부·김초밥)과 메밀소면을 주문하여 66년 전통의 완당과 함께 우리 입맛에 딱 맞게 정성 들여 만든 음식과 씨앗호떡으로 부산에서 행복한 웃음을 나누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박희운 맛이 있는 여행
볶음밥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40계단 문화관광 테마거리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18번 완당집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씨앗 호떡


박희운의 맛이 있는 여행
부산 맛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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