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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의 자율성이 보장된 총장선출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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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09.2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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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전국 국립대학교의 총장은 공모제에 의해 선출되고 있다. 교육부는 1991년부터 실시되던 총장직선제가 금권선거와 대학 내 파벌 조성 등의 폐해가 있음을 이유로 이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2012년부터 공모제를 시행하였다. 실제로 총장직선제 하에서는 새로운 총장이 선출되어 임기를 시작함과 동시에 다음 총장선거에 출마하고자 하는 교수들이 대거 소리 없는 사전 선거운동을 벌이거나 신임총장이 곧바로 재선을 위한 행보를 시작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였다.

그러나 총장직선제는 대학의 자율성과 민주화의 상징이다. 따라서 총장직선제의 부작용은 엄격한 선거관리와 보완책 마련을 통하여 개선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것이다. 교육부가 총장직선제의 문제점을 이유로 극단적으로 이를 폐지하고 새로이 총장공모제 시행을 사실상 강요한 것은 적절치 못한 조치이다. 총장직선제의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하는 공모제는 과연 아무런 문제를 발생시키지 않을 완벽한 제도인가 반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제로 지난해부터 공주대, 군산대, 제주대, 목포대, 경북대가 공모제를 통하여 총장선출을 하였지만 총장선거는 로또선거라는 신조어가 생겨날 정도로 문제가 심각하고, 전북대의 경우에도 총장공모제를 둘러싸고 내부적인 갈등이 심화되어 있는 상황이다.

교육부가 요구하는 총장공모제에 따르면 총장후보자 선출권한을 가지고 있는 총장임용추천위원회 위원은 50명 이내로 하되, 위원회 중 외부인사가 1/3 이상이어야 하고, 내부위원의 경우에도 무작위 추첨에 의한 방식으로 진행되어야 한다. 이에 따라 각 대학에서는 외부위원 1/3 이상이라는 최소요건을 맞추기 위해서 대체로 총장임용추천위원회를 48명으로 구성하고, 그 중 36명을 내부위원으로, 12명을 외부위원으로 구성하는 모습이다. 대학의 구성원을 대표하고 대학발전의 중추적인 역할을 하여야 할 대학총장을 뽑는데 외부위원이 이처럼 과도하게 많아야 할 이유가 있는지 의문이다. 그리고 ‘2014년 대학 재정지원사업에 반영되는 총장 직선제 요소 추가 알림’ 공문에는, 내부위원을 선정하는 방식에 있어서 투표나 추천 등을 직선제 요소로 간주하고 오로지 무작위 추첨 방식만을 허용하면서, 직선제 요소를 학칙과 자체규정에서 삭제하도록 하고 있다. 결국 총장공모제는 지원자 중 어떤 사람의 인맥이 더 두터운지, 즉 내부위원은 물론이고 외부위원이 누가 되는가에 따라 당락이 결정될 수 있는 그야말로 로또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는 제도이다.

교육부가 총장공모제를 시행하면서 대학 총장에게 대학운영성과목표제를 적용하고, 총장공모제 채택여부를 정부의 각종 재정지원사업과 연계하여 총장공모제를 실시하는 대학만이 각종 사업에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불이익을 주고 있다. 이러한 교육부의 정책 때문에 대학 구성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총장과 대학본부는 구성원들에게 총장직선제 폐지 및 공모제 채택만이 대학이 살 길이라고 설득하기 바빴다. 뿐만 아니라 총장공모제는 학령인구의 감소로 인한 대학입학정원 감축을 위한 대학평가에서도 중요한 평가요소이다. 결국 직선제에 의해 선출된 총장일지라도 등록금 동결, 반값등록금 등으로 인한 재정난 때문에 대학 구성원들의 입장을 대변하여 교육부의 정책에 대항하여 버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러므로 직선제가 아닌 공모제에 의해 선출되는 대학총장이 과연 재정지원과 감사라는 당근과 채찍을 가지고 있는 교육부와 대학 구성원 중 누구의 말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에 대한 우려가 생기지 않을 수 없다. 교육부가 총장공모제를 강요하는 것은 총장직선제의 폐단을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기보다 국립대학을 손쉽게 통제하려는 의도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있어 보인다.

이처럼 교육부가 총장공모제를 강요하는 것은 대학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있는 헌법 제31조 제4항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국립대 총장후보자를 추천할 때에는 해당 대학 교원의 합의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직접선거로 선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교육공무원법 제24조 제3항에도 위배된다. 교육부는 대학을 통제하기 보다는 자율성을 더욱 보장해주어야 하고 대학 구성원들의 의사가 반영된 총장선출을 위해 진정으로 공정하고 합리적인 정책이 무엇인지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오창석 (창원대학교 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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