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들의 성특성과 부모교육
유아들의 성특성과 부모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4.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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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학생처장)
지난 9월3일 일본 총리가 18명의 각료 가운데 12명을 바꾸는 대대적인 개각을 하면서 여성장관을 대거 입각시켰다. 18명의 장관 가운데 5명의 각료를 여성으로 지명해 여성각료 비율을 일본 역대 최고수준인 28%로 만들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이 사건으로 총리에 대한 지지율이 40%에서 60%로 올랐다는 것도 뉴스거리가 되겠지만 필자의 관심은 아시아에서 일어나기 어려운 놀라운 일이 하루아침에 일어났다는 사실이다.

알다시피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일본 또한 여성의 사회활동은 후진국 수준이다. 세계경제포럼의 ‘젠더(gender)갭’ 지수에 따르면 일본의 남성과 여성의 평등지수는 2013년 136개국 가운데 105위에 그쳤다. 미국이나 유럽 선진국은 과장급 이상 관리직 비율이 30~40% 정도이지만 일본은 한 자릿수인 9%에 머물고 있다. 인사 관련 사이트인 ‘일본의 인사부’에 따르면 3009개 기업의 40%는 여성 관리직 비율이 1~5% 수준이고 여성 관리직이 없다고 응답한 기업도 무려 21%나 된다. 일본 총리가 자국의 성장전략을 위해서 이런 파격적인 방안을 낸 것은 매우 고무적이며 같은 아시아권에서 남녀차별이 심한 우리나라와 비교할 때 매우 부러운 일이기도 하다.

우리나라는 현재 여성 장관이 한명에 불과하니 일본의 이런 여성 등용정책과 대조적이다. 일본 정부의 여성 등용 압박은 보수적인 일본 사회를 조금씩 바꿔 놓은 효과를 갖게 될 것이며, 일본 내 여성 지위를 향상시키는 큰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는 결국 일에 있어서의 평등성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갈 것이며, 우리나라도 빨리 정치권에 많은 여성이 등용되었으면 한다.

이처럼 여성이 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인식 변화가 중요하며, 특히 부모들이 유아들을 활동적으로 잘 키워 주어야 하고, 남녀 성 특성에 따른 차이를 알되 남녀를 모두 격려하면서 양육해야 한다. 유아들이 사회화되는 과정 속에서도 남녀 차이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30개월 미만의 영아 108명을 대상으로 보육시설의 적응 정도를 관찰한 결과, 남아보다 여아가 적응을 더 잘하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며, 4세 된 남아 133명과 여아 127명을 대상으로 한 달 동안 유치원 적응을 살펴본 결과, 여아의 적응력이 남아의 적응력보다 뛰어난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런 결과들은 어릴 때 남녀의 성 특성에 따른 사회활동의 차이에서 남아보다 오히려 여아가 더 적응을 잘함을 보여 준다고 해석할 수도 있다. 이런 점과 관련해 남녀 유아들의 차이를 보면 첫째, 언어능력에서 여아가 남아보다 뛰어나서 다른 사람과의 언어적 유희를 즐기는 경향이 높다. 둘째, 시공간 능력에서는 남아가 여아보다 시공간 능력이 커서 그림정보를 조작하거나 추론하는 능력에서 여아보다 뛰어나며, 공간능력에서 남아가 여아보다 뛰어나다.

셋째, 수리능력에서 남아는 여아보다 산술적 추론에서 우위를 보이지만 여아는 계산기술에서 남아를 능가한다. 넷째, 공격성은 남아가 여아에 비해 신체적인 공격성을 가지고, 여아는 언어적 공격성을 보인다. 다섯째, 활동수준에서 남아는 여아보다 더 활동적이며, 남아들의 놀이는 경쟁적이고 신체지향적이며 공격적인 성향을 보인다. 여섯째, 여아가 남아보다 공포를 더 많이 느끼고 소심함을 보여준다. 즉 여아는 남아보다 더 조심스럽고 덜 주장적이고 위험을 상대적으로 덜 감수하려 한다.

일곱째, 발달의 취약성에서 남아가 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취약성을 드러낸다. 여덟째, 정서의 표현성과 민감성에서 여아가 남아에 비해 더 많은 정서들을 빈번하게 나타낸다. 아홉째, 순종에서 여아가 남아보다 더 순종적이다. 마지막으로 자존감에서는 남아가 여아보다 조금 높다. 이처럼 유아들의 성차에 따른 특성들은 매우 다양하므로 부모들은 유아들의 활동시 이런 점을 감안해 자녀를 양육해야 하겠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 경상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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