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력에 따른 불평등사회 이대로 둘 것인가
학력에 따른 불평등사회 이대로 둘 것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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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관 (한국국제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입시 계절이 돌아왔다. 고3 학생들은 학과 선택이 자기 장래직업을 결정하는 일이기 때문에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에 대학진학을 포기하는 학생들도 많이 있다. 공부가 적성에 맞지 않거나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졸업해 봐야 취업도 잘 되지 않는데 굳이 대학에 진학할 이유가 없다는 생각에서다. 대학 진학률은 2009년 77.8%로 정점을 찍다가 2013년에 70.7%까지 떨어졌다. 그런데 교육부와 한국교육개발원이 지난 8월 말 발표한 ‘2014년 교육기본통계 조사결과’에 따르면 2014년도 대학 진학률은 70.9%로 2013년보다 0.2% 증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이유는 정부에서 국가장학금을 지급하다보니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는 등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그러나 이 같은 발표가 있기 전인 지난 7월 노동연구원이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자료를 분석해 낸 ‘고졸자 초기 경력형성에 관한 연구’를 보면 대학 진학률이 다시 높아지는 현상을 다른 각도에서 짐작할 수 있다. 이에 따르면 고졸 취업자의 대졸 취업자 대비 임금수준은 1985년에는 96.4%로 큰 차이가 없었지만 지난 2012년에는 88.0%로 임금 격차가 더 크게 벌어졌다. 또한 상용직으로 취업하는 비율도 고졸이 급감하고 있다. 1960년대 말 출생 고졸 취업자들의 경우 90%가 상용직에서 일했지만 1970년대 말 출생은 74%에 불과했다. 80년대 생으로 들어서면 이 비율은 더 낮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직도 고졸자들은 20세에서 31세까지 11년 간 평균 2.91개의 직장을 거치면서 경력을 살리는 것은 절반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현상을 종합해 볼 때 고졸자들은 정부의 고졸채용 정책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직장을 찾지 못하고 일자리의 질도 낮고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점에서 2014년 대학 진학률이 소폭이나마 증가한 것은 고졸자들의 사회 경제활동이 대졸자들에 비해 점점 더 열악해지고 있고 국가장학금으로 경제적인 부담이 줄어든 현실에서 대학을 진학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판단을 하는 것이 아닌지 생각해 볼 수 있다. 하지만 변화된 현대사회에서 다양한 직업을 통한 소득을 창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미래사회를 위하여 바람직한 현상이다. 대학을 진학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고 삶을 살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정책적인 노력이 절실하다. 고졸이 곧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도 더욱 절실하다.

김진관 (한국국제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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