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서 택배가 내린다면
하늘에서 택배가 내린다면
  • 경남일보
  • 승인 2014.09.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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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애니메이션 영화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의 패러디 격으로 ‘하늘에서 택배가 내린다면’ 1탄이 온라인 서점으로 유명한 아마존 주연이었다면, 2탄은 인터넷 검색 엔진으로 유명한 구글이 주연이다. 정말 영화 같은 일이 현실에서 벌어지고 있다. 양사 모두 시스템 개발 및 테스트를 완료하였고 법적인 승인 절차만이 남아 있다. 아마존의 최고경영자 제프 베조스는 앞으로 2~3년 내에 본격적인 상업 서비스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무인항공기(UAV;Unmanned Aerial Vehicle)는 사람이 타지 않는 항공기라고 흔히들 생각하지만 좀 더 정확하게 표현하면 사람이 수동으로 조종할 필요가 없는, 즉 자동 비행이 가능한 항공기를 말한다. 따라서 지상에서 조종사가 항상 그리고 반드시 수동으로 조종해야 하는 무선조종(RC) 항공기와는 구분이 되어야 하며 이러한 이유에서 무인항공기를 로봇항공기라 부르기도 한다.

무인항공기는 개발 초기에는 군사용으로 주로 사용되었으나 최근에는 저가의 신뢰성 있는 부품들과 완제품들이 속속 등장하면서 민간 분야에서 관련 시장이 급팽창하고 있다. 요즘 우리 주변에서 혹은 TV 방송을 통해 항공촬영이나 항공방제 등에 활용되는 장면을 어렵지 않게 목격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파주·삼척·백령도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로 인하여 그 중요성에 대해 주의를 환기시키는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무인항공기를 활용한 새로운 응용 분야에 초일류 기업 아마존과 구글이 출사표를 던졌다. 그것이 바로 무인항공기를 물품 배송에 이용한다는 혁신적인 프로젝트이다.

아마존은 프라임 에어(Amazon Prime Air) 운송 시스템을 개발하여 이미 시험 운영 중이며, 그 핵심에는 멀티콥터 방식의 무인항공기인 옥토콥터가 있다. 아마존은 물류센터에서 반경 16km까지 최대 2.3kg의 물품을 주문 후 30분 이내 배송하는 것을 운영 개념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후발 주자인 구글은 구글엑스 팀에서 프로젝트 윙(Project Wing) 무인항공기의 개발 및 시험 비행을 이달 초 완료하였다. 아마존이 물류 시스템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구글은 고립된 지역이나 재난지역 등 일반적인 방식으로 배송이 어려운 곳에 적용하는 것을 목표로 하여 항공기 기체의 성능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수직 이착륙이 가능한 고정익 항공기 형태인 테일시터 방식을 채택함으로써 아마존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고속으로 원거리 수송이 가능하도록 하였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최대 1.5kg의 물품을 수송할 수 있어 아마존의 옥토콥터에 비해 페이로드 자체는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의 무인항공기 응용 분야가 항공촬영이나 항공방제와 같은 특정 소수의 사용자를 위한 것이었다면 항공택배 분야는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큰 변화를 예고하는 응용 분야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쇼핑과 배달음식 문화가 지금처럼 일상화된 상황에서 이러한 배송 시스템이 더해진다면 그 파급효과는 엄청날 것이다.

물론 우리나라는 미국과 같은 단독주택 문화가 아니기에 무인항공기를 이용한 배송을 적용하기에 다소 불리한 환경이지만 퀵서비스 분야 등 단가가 높고 배송시간 단축이 절대적으로 중요한 경우에는 배달 기사의 목숨을 담보로 한 오토바이 택배보다는 무인항공기 퀵서비스를 선택하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
양희돈 (한국폴리텍대학 항공캠퍼스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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