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치덩이 바랭이 미리미리 제거해야
골치덩이 바랭이 미리미리 제거해야
  • 경남일보
  • 승인 2014.10.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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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의 귀농일지> 잡초제거
달이 바뀌자 일교차가 더 심해졌다. 아침저녁으로는 한기를 느낄 정도로 기온이 내려가지만 한낮 햇살은 아직도 따갑다. 맑고 쾌청한 날이 이어지고 일교차가 커지자 아침에 안개 끼는 날이 많아졌다. 안개가 짙은 날이면 길가의 풀잎은 밤새 비라도 맞은 것처럼 이슬에 흠뻑 젖어있다.

곧 시작될 단감과 대봉 수확을 준비하기 위하여 자재를 정리하고 선별기를 수리했다. 지난해 이맘때 사용한 이후 창고 구석에 방치해 두었던 터라 쌓인 먼지를 털어내고 무게 추를 다시 손보았다. 그동안 선별기 사용에 익숙하지 않았던 부모님께서는 중고품을 들여다 놓고도 사용을 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선별한 과일이 고르지 못하고 시간이 많이 걸려 고생을 했다. 특히 손으로 선별하기 위해서는 바닥에 과일을 펼쳐놓고 앉아서 옮겨 다니며 일을 하다 보니 무릎관절에 부담이 컸다.

지난해 수확이 끝나갈 무렵 처음으로 내버려 두었던 선별기 사용법을 배워 이용해 보았다. 처음 사용해본 선별기는 편하고 빨랐다. 무엇보다도 쪼그려 앉지 않고 서서 하는 것이 편했다. 올해부터는 처음부터 선별기를 이용하기로 하고 준비를 했다.

추석 무렵 벤 과수원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특히 바랭이가 이삭을 내밀면서 밭을 뒤덮어 버렸다. 바랭이를 베어야 올해 과수를 수확하고 내년 농사를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키가 큰 바랭이를 방치하면 거름을 주고 가지치기를 할 때 걸리고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잡초 중에 바랭이는 약해 보이지만 어느 정도 자라면 퇴치가 가장 어려운 풀이다. 어릴 때는 한 번의 호미질로 쉽게 죽일 수 있지만 마디가 늘어나 사방으로 퍼져 나가면 마디마다 뿌리를 내려 뽑아도 잘 뽑히지 않고 애를 먹인다. 줄기를 뻗으며 땅을 기다 장애물이 나타나면 장애물을 타고 오르며 높이 자란다. 바랭이를 초기에 잡지 못하면 농사를 포기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는 이유다.

호밀 씨를 가져가라는 연락이 왔다. 호밀 씨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것이 아니고 외국에서 수입하는 것으로 봄에 신청한 것을 나눠주는 것이다. 지난해에는 보관을 했다가 일이 끝난 늦가을에 씨앗을 뿌렸더니 발아가 잘 되지 않았다. 올해는 지난해와 같은 낭패를 당하지 않도록 받아온 즉시 씨앗을 뿌렸다.

호밀은 수입할 때 소독을 위하여 농약을 살포하였기 때문에 붉게 물들어 있다. 설명서에는 식용으로는 사용할 수 없다는 것과 살포 시 맨손으로 하지 못하도록 적혀 있었다. 살포하면서 무심코 장갑 낀 손으로 코를 풀었더니 따갑고 간지러워 한동안 애를 먹었다.

아내는 가을 당근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씨앗을 사왔다. 당근은 늦어도 8월 말에는 씨앗을 뿌려야 하는데 늦었으니 그만두자고 해도 고집을 꺾지 않았다. 김장채소 곁에 갈아 둔 땅이 있어 씨앗을 뿌리고 덮어 두었다. 아마 수확을 하려면 월동을 하고 내년 봄이나 되어야 될 것 같다.

김장 무 배추가 많이 자랐다. 벌레 퇴치를 위하여 애를 썼는데도 잎에 상처가 많이 남아 있었다. 무 배추에 큰 피해를 주는 청벌레가 기어 다니는 모습이 눈에 보일 정도로 많았다. 할 수 없이 사정을 해 자리공탄화물을 구해와 뿌렸다. 자리공은 청벌레에 효과가 있으나 벌레가 자라 2령이 지나면 효과가 없다고 한다. 이웃에서는 농약을 뿌려서 벌레 퇴치를 하라고 하지만 그동안 노력한 것이 아까워 무농약을 고집하고 있다. 많이 자라 죽이지는 못할지라도 탄화물을 믿고 노력해 볼 것이다. /정찬효·시민기자

귀농일지
추석 무렵 벤 과수원에 잡초가 무성하게 자랐다. 특히 바랭이가 이삭을 내밀면서 밭을 뒤덮어 버렸다. 마지막 풀베기를 하고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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