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놀이 빗대어 한바탕 놀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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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오광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경남일보가 주최하는 제2회 경남전통예술축제에 참가한다. 잡귀와 역병을 물리치고, 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는 탈춤한마당놀이인 김해오광대는 제2회 경남전통예술축제에서 두번째로 공연을 한다. 이번 경남전통예술축제에에 참여하는 김해오광대의 작품내용과 유래, 특징 등을 살펴본다. 이번 공연에는 악사로는 상쇠 박정식/태평소 최인규/징 이상배/장구 안순금 김복이 이영희/북 오신자 이무선 배순희 이윤희/깃발 김효석 최인재/탈제작 최인규/기획 허모영이 맡았다.
◆ 유래
김해지방의 전통 민속놀이인 김해오광대는 1890년 당시까지 김해군 가락면 죽림리에서 이어져 내려오던 남부형 민속가면극이다. 당시의 연희자들은 대부분 농사를 주로 하는 사람들로서 모두가 놀이를 좋아하고 춤에 능한 이들이었다.
그런데 일제 강점기인 1937년경 문화말살정책을 추진한 일제에 의해 중단됐다가 지난 1984년 김해문화원에서 들여와 고증을 거치면서 재연을 시작했으며, 당시 김해군 이북면(현 한림면)에서 첫 연희가 시작됐다. 오늘날 김해민속예술보존회에서 명맥을 이어 지금까지 전승해 오고 있다. 일부에서 이 놀이는 약 90여년 전에 동래야류(東萊野遊)와 초계(草溪)대광대탈놀음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고도 전한다.
◆ 작품 내용
김해오광대는 모두 여섯 마당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첫째마당 중마당, 둘째 마당 노름꾼마당, 셋째마당 양반마당, 넷째마당 영노마당, 다섯째 마당 할미 영감마당, 여섯째 마당 사자무마당이다.
내용은 대개 파계승의 풍자, 양반에 대한 조롱, 가부장적 처첩관계로 인한 가정 비극, 축사연상(逐邪延祥)의 주원(呪願) 등을 보여주고 있다.
등장인물은 종가양반, 모양반, 애기양반(도령), 말뚝이, 포졸, 어딩이(무시르미 아버지), 영감, 작은이, 할미, 마을사람, 노장, 상좌중, 사자와 담비, 노름꾼 네사람, 주색, 상두꾼, 상여, 상여소리꾼 등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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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장별 내용
△첫째 마당 중마당
출연진 : 노장중 이인태/상좌중 김현숙
노장과 상좌중이 등장해 굿거리장단에 맞추어 춤을 춘다. 이때 중타령을 부르기도 한다. 노장이 속가(俗家)에 내려온 이유는 중생을 제도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신명풀이를 하고 풍류를 즐기기 위해서이다.
△둘째 마당 노름꾼마당
출연진 : 노름꾼1 이명식/노름꾼2 김봉학/노름꾼3 장창익/노름꾼4 이상철/무시르미 김민승/어딩이 천승호/포졸 박일곤/주색 신원이
노름꾼들이 투전놀이를 하고 있을 때 절름발이 어딩이가 무시르미를 업고 나와서 개평을 달라며 떼를 쓰지만 거절당한다. 거절당한 어딩이는 노름돈을 훔쳐 도망치다가 붙잡혀서 포졸에게 끌려간다. 김해오광대에서는 도박에 대해서는 관대한 반면 도둑질은 반사회적인 범죄행위이므로 엄벌하여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셋째 마당 양반마당
출연진 : 말뚝이 김동오/종가양반 정용근/모양반 이인태/애기도령 김찬순
종가양반, 모양반, 애기도령 3인이 말뚝이를 불러 시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함을 질책하지만 도리어 봉변당하는 내용을 기본골격으로 하고 있다. 양반마당은 양반들이 신분질서를 파괴한 말뚝이를 치죄하는 일종의 재판극이다.
△넷째 마당 영노마당
출연진 : 영노 천승호/상주선산양반 이명식
남부지방의 영노마당은 영노가 양반을 잡아먹으려 하는 점에서 이 세상에서 양반이 멸종되기를 갈망하는 민중의 꿈이 투사된 놀이마당이다.
△다섯째 마당 할미 영감과장
출연진 : 할미 천승호/영감 정용근/작은이 김순선/의원 석동호/봉사 이명식/무당 최덕남/명정 심봉수/상두꾼 장창익 석동호 신원이 박정원 심재수 정철 박배운 박재곤 이인태
영감과 큰이(할미)가 헤어졌다가 다시 만나지만, 큰이는 영감이 데려온 작은이를 질투하고, 영감은 큰이한테서 두 아들이 죽은 사실을 듣고 화병이 나서 죽는다. 가부장과 처첩 사이의 삼각관계를 다루는 탈놀이이다.
△여섯째 마당 사자무과장
출연진 : 사자머리 김동오/사자몸통 박일곤/사자꼬리 이상철
태연하게 앉아 있는 사자가 담비의 약을 올리다가 잡아먹힌다.
다른 지역 탈놀음에서는 사자와 담비가 맹렬하게 격투를 벌인다. 그러나 김해오광대의 사자는 비교적 정적이고 인덕의 상징성이 강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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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징
오광대는 주로 정월대보름 밤에 연희되었던 탈놀음이다. 마을에 잡귀니 역병이 들면 오광대 탈놀음을 하고 탈을 태워 버린다. 탈을 태우는 행위가 잡귀와 역병을 물리칠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김해오광대의 탈놀음은 이같은 주술적 신비감과 함께 한 해의 농사풍년과 평안을 기원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김해오광대는 다른 오광대와 달리 노름꾼과장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것은 남부형 탈놀음의 특색인 문둥이 과장을 지역특수성에 맞게 형편상 개칭한 것이라 보여진다.
노름꾼과장과 영노과장은 남부형 가면극에서만 볼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노름꾼과장에서는 부패한 양반의 신분이 바로 노름꾼임을 전제하고 나서 양반과장에서 말뚝이가 양반을 실컷 야유하고도 모자라 다음에는 영노가 등장해 양반을 괴롭힌다.
남부형 가면극에 할미, 영감과장에서는 거의 할미가 죽는다. 그러나 김해오광대는 화풀이를 하던 영감이 죽으니 다른 가면극과 달리 이색적이라 할 수 있다.
김해오광대 탈은 전부 박으로 만들었으며, 사자와 담비탈은 대소쿠리로 만든 것이 특색이다. 대부분 가면을 쓰고 나온다. 다만 상두꾼과 봉사, 의원, 무당은 가면을 쓰지 않고 등장한다.
장단은 굿거리장단을 많이 사용하고, 그 밖에 타령장단과 세마치장단도 사용한다. 춤은 주로 덧보기춤을 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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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오광대를 만드는 사람들
이명식(대표자) 박정석 박동규 정태현 김박 김순선 김복이 허말선 배순희 오신자 이무선 유차선 안순금 김동오 김현숙 김봉학 장창익 이상철 신원이 천승호 박일곤 정용근 최인규 김찬순 최덕남
박준언기자
자료·사진 제공=김해민속예술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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