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박이말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
"토박이말은 우리 민족의 자존심"
  • 임명진
  • 승인 2014.10.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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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업 전 경상대 교수

최근 토박이말이 인기를 끌고 있다. 제568돌 한글날을 앞둔 7일 진주교육지원청은 전국 최초로 제1회 토박이말 겨루기대회를 열어 초등학생 400여 명이 학교의 명예를 걸고 갈고닦은 토박이말 실력을 맘껏 뽐냈다.

진주 금곡초등학교는 전교생이 토박이말 이름을 가지고 있고, 교사들이 토박이말 보급에 힘쓰고 있다. 이들은 토박이말 교육이 아이들의 인성과 언어순화에 효과가 뛰어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토박이말은 어떤 말일까. 한평생 토박이말 보급에 힘써온 김수업(76) 경상대학교 국어교육과 명예교수를 만났다. 대구가톨릭대학교 총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진주문화연구소 이사장과 우리말 살리는 겨레모임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김 명예교수는 토박이말을 들어온 말과 반대되는 말로 명쾌하게 정의했다.

반만년 우리 겨례의 역사와 함께 살아 숨쉬고 있는 우리말. 한자식 용어, 일본식 용어, 영어 외래어 등과는 다른 순우리말이다.

김 명예교수는 “한글이 창제되기 이전의 우리 선조들은 중국의 한자로 우리말을 적기 위한 노력들을 역사 속에서 계속해 왔다”면서 “한글날이 왜 중요한 지 알 수가 있다”고 말했다. 토박이말은 우리 겨레에 특화된 말이다. 하지만 중국 한자, 일본식 용어, 서양의 외래어가 밀려들면서 토박이말이 제 쓰임을 못하고 있다.

김 명예교수는 “‘뜰’은 우리 토박이말입니다. 같은 뜻으로 일본말로 ‘정원’, 영어로 ‘가든’이라고 표현됩니다. 하지만 의미의 쓰임새는 큰 차이가 있는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같은 말이지만 토박이말인 뜰보다는 정원, 가든이 더 고급스러운 단어로 인식되고 있다는 것.

그는 “우리말을 사랑하는 첫 번째 조건은 바로 우리말을 정확하게 쓰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우리말 하나하나마다 우리 민족의 자존감이 묻어 나 있어야 한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김 명예교수는 “우리가 못살던 때는 외국 것이 더 낫고 귀한 대접을 받았다. 지금은 세상이 변했다. 한류열풍이 세계에 번져 나가고 있고 우리의 것이 세계 최고로 대접받고 있다. 이제는 우리말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임명진기자·사진=오태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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