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회 경남전통예술축제 참가작품 <3>산청매구
제2회 경남전통예술축제 참가작품 <3>산청매구
  • 정영효
  • 승인 2014.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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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청지역에서 농악을 이르는 말 '매구 친다'
재2회 경남전통예술축제에 참가하는 산청매구의 벅구잽이의 자반뒤집기와 열두발 상모놀이는 전국에서도 유명한 곡예다. 또 산청매구는 군악적 성격과 지역적 특징이 복합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산청매구의 유래와 특징·전승 과정 등을 소개한다.

경남일보-세계최대 달집태우기 행사2013
2013년 열린 세계 최대 달집태우기 행사에서 산청매구팀이 공연을 하고 있다.


◆ 유래

산청매구는 구한말 서부경남지역 전문연희단체인 ‘솟대쟁이패’의 지도자였던 고 김도생·송철수·오인환·오봉상으로 맥이 이어졌다. 특히 김성쇠(1885~?)는 진주농악의 상쇠 황일백에게 영향을 미친 스승이었으며 산청농악의 큰 스승이다. 김성쇠는 산청군 단성면에서 출생하여 영남의 일원을 돌면서 놀이마당을 열었다. 김성쇠 선생의 쇠가락은 명인의 수준이다 보니 완벽히 전해지지 않고 그 일부가 진주삼천포12차농악 김선옥(현 중요무형문화재 보유자) 외 산청 인근 지역 전문예인들을 통해 지금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산청매구’란 이름으로 공식적인 활동을 한 최초의 인물은 오인환이었다. 산청매구패에서 활동하던 인물 가운데 생비량 사람들이 많아서 ‘산청생비량 농악’으로도 알려졌지만, 산청매구의 뿌리는 생비량에서 자생한 것이 아니고 산청, 진주, 함양 등 서부경남 지역의 예인들에 의해서 그 맥이 이어져 내려왔다.



◆ 특징

산청매구의 특징은 ‘솟대쟁이패’의 영향을 받은 군악적 성격과 지역의 특징인 농살풀이 가락과 몸짓이 복합적으로 전승되고 있다. 농살풀이에서 고깔 소고수와 채상 소고수의 농사짓기 몸짓이 남아 있는 점도 산청매구의 한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이 지역에서 비롯되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벅구잽이들의 자반뒤집기와 열두발 상모놀이의 화려한 곡예는 산청매구의 백미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은 산청민속보존회에서 그 맥을 이어받아 실제로 행해졌던 마을의 집돌굼(지신밟기) 의식을 최대한 원형에 가깝게 재현하여 상원놀이 행사와 연말 정기공연을 통해 전승하고 있다.



◆ 전승 과정

연희 성격의 산청농악이 각처를 떠돌며 기예를 앞세운 작품활동을 하였다. 이것은 아마도 전반부의 제의식을 생략하고 장판에서 구경꾼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정형화된 놀이마당이었다. 그러나 학계 전문가들에 의하면 산청의 매구는 당산제에 이은 길놀이와 판굿을 아우르는 의식요에 가깝다고 한다. 고증에 의하면 당시 상당수의 마을에 당산제가 존재하였고, 지금도 실제로 여러 마을에서 매년 유사를 정해 경건하게 제를 모시고 있으며 당산제를 떼놓고 산청매구를 논할 수 없다.

지금의 산청매구는 산청군 차황면 매곡마을 고 김경수(2000년 88세로 작고)가 전승해 오던 수백년도 더 되었을 집돌굼 형태의 전통 민속의식을 작품화한 것으로서 아들인 김종완(산청매구보존회 회장)으로 이어졌다.

산청매구는 보존과 전승을 위해 매년 단체의 창립기념 정기공연은 물론 연간 30여회의 초청공연, 일년내내 연습을 하는 등 전승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 작품 내용

당산제를 지내고 나면 마을 주민들은 동사(지금의 마을회관)에 모여 음복을 하고, 매구패는 마을의 모든 집을 차례로 찾아다니면서 집안의 안녕과 풍농을 기원하는 매구를 쳤다.

매구란 말은 매귀(埋鬼)에 그 어원을 두고 산청에서는 농악을 연주하는 것을 ‘매구친다’라고 한다. 즉 나쁜 잡귀를 파묻는 놀이요, 의식이라는 뜻이다. 전통의식인 당산제가 끝나면 정월초하루에서 보름날 사이에 날을 잡아 매구를 치는데, 마을의 공동우물에서 새미굿을 하여 길굿-문굿-조왕굿-성주굿의 순으로 제의식이 이어지고, 다음 큰마당에서는 전반부의 제례의식을 완전히 뒤집는 주인과 매구패 그리고 온 동네주민이 함께 어우러지는 이날 매구의 절정인 ‘판굿’이 전개된다.

판굿의 개략적인 내용은 얼림굿-길군악-덧배기원뛰기-휘모리-등맞이굿-설장구-불놀이 등의 개인놀이가 있고, 마지막으로 12발 상모가 대미를 장식한다.

경남일보-경남민속예술축제-2
경남민속예술축제에 출전한 산청매구팀


◆ 구성

△ 악대 편성과 복색

(1)농기(農旗·1개):대기라고도 하며 대나무 끝에 꿩장목을 달고 백색기폭 중앙에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을 흑색으로 쓴다.

(2)영기(令旗·5개):나무 끝에 삼지창을 꽂고 令자를 검정글씨로 쓴 사각형의 기폭을 매다는데, 기폭 둘레에는 청·적·흑·황·녹의 5색을 달고 기수의 복장은 검은색 쾌자를 입는다.

(3)나발(2개):나발은 음악적이기보다는 패들을 불러 모으거나 농악대의 걸립요청이나 마을에서의 걸립허가 등을 널리 알리거나 멀리 전하는 신호용으로 사용된다.

(4)꽹과리:쇠라고도 하며 매구라고도 한다. 3개를 쓰며 상쇠 부쇠 삼쇠라 칭한다.

(5)징: 2~3개를 쓴다. 수징 목징 끝징이라 하고 징수는 가락의 멋을 동작으로 잘 표현해야 하고, 흥을 돋우어 줄 수 있어야 하므로 너름새 좋고 힘 좋은 사람이 잡는다. 징을 치는 순간을 빼고는 춤이나 징채를 멋스럽게 돌려준다. 부포 상모를 쓴다.

(6)장구(5개):연주자를 수장구, 목장구, 상장구, 끝장구 등으로 부른다. 채상모를 쓰고 상모를 돌리면서 장구를 친다.

(7)북:5개를 쓴다. 수북, 목북, 삼북, 사북, 끝북 등으로 부른다. 부포 상모를 쓴다.

(8)벅구:16벅구수를 둔다. 수벅구, 목벅구, 삼벅구, 사벅구, 끝벅구 등으로 불리며 채상모를 쓰거나 대형 고깔을 쓰고 농살풀이, 고깔놀이를 한다.

(9)포수(1~2명):대포수는 매구판을 벌이는 집안의 문굿에서 마당 집안 곳곳을 둘러보며 상쇠의 명을 받아 굿정리를 한다. 복색은 바지저고리 차림에 짐승의 털로 된 옷을 걸치고 허리와 우측 다리의 무릎에 붉은 천으로 묶는다. 꿩과 토끼를 담은 망태를 메고 나무총을 들고 춤을 추며 총쏘는 시늉을 하거나 관중들을 웃기는 여러 가지 행동을 한다.

(10)대주 양반, 대모:대주는 두루마기를 입고 도포를 걸치고 3층 정자관을 쓰고 담뱃대와 부채를 든다. 대모는 고사상에 제물을 정성껏 차리고 연희마당 뒤에는 온 동네 사람들과 놀이패들에게 준비한 술과 음식을 베푼다.

(11)집사:두루마기를 입고 갓이나 2층 정자관을 쓰고 부채와 담뱃대를 든다. 검은 수염을 달며 손에는 양반보다는 짧은 담뱃대를 드는데, 상쇠의 명을 받아 잡다한 일을 하고 동네 아낙들을 희롱하기도 한다.

(12)색시:남자가 여자 복색을 하고 탈을 쓰고 양반과 집사 사이에서 노닐거나 사냥꾼에게 업혀 가기도 한다.

(13)마을사람들:10~12명 정도로 한다.



◆산청 매구를 만드는 사람들

기수:임계화, 민영임, 권용순, 최경희, 황선란, 허선영, 민옥희

대주대모:반해경, 김영자

잡색(3명):포수(이용이), 각시(하영순), 집사(이순단)

태평소:김창주, 김복곤

쇠:김종완, 김희진, 정순애

징:이희숙, 이정혜

북:정기점, 양명숙, 강윤자, 조영미, 김순덕, 곽유영

장구:오명점, 구선임, 김영희, 허점이, 이희숙

설장구:오명점, 구선임, 김영희, 허점이, 한명희, 이희숙

채상소고:이애심, 박미선, 한명희, 김순경, 박희정, 양선영

주민:황강수, 박형순, 류순자, 김정남

12발 소고:김순경

자료·사진 제공=산청매구보존회

경남일보-2013년경남민속예술축제-3단체사진
산청매구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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