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言)의 뼈
김다희
술집에 앉아 술잔 속에 던진
말의 뼈들을 본다
말의 뼈는 술이 물고 있는 인질
풍덩 풍덩,
간혹 스스로 뛰어든 것 있었으나
대부분 내 호기에 걸려 사라진 것들
술잔 기울 때마다
불거지는 뼈의 나선
나, 참 많은 말을 하고 살았네
그 말, 한때 내 호기의 동업자였네
술이 출렁일 때마다
고개 드는 뼈들의 냉기
어느 해였나,
다시 오지 않는 사람의 뒷모습처럼
말의 몸이 숭숭해졌다.
작품설명: 술이 말씀을 마시고 말씀이 술을 마시고 새벽의 모가지가 홰를 칠 때까지 내 호기심을 삭이던 그 자리, 말의 뼈의 잔해가 황폐하다, 뒷덜미를 잡는 모서리의 잔해들. (주 강홍 진주문협회장)
저작권자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