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고 다리夜]창선·삼천포대교
[아이고 다리夜]창선·삼천포대교
  • 이웅재
  • 승인 2014.10.22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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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은 이은 다리들…사람 사이에는 또 다른 섬
창선삼천포대교 야경
창선·삼천포대교 야경


사천시 대방동 삼천포항과 남해군 창선면 단항을 연결하는 5개 교량의 통칭, 교량전시장으로 불림

세계 최초 F·C·M 공법 적용된 삼천포대교는 대한민국 사장교의 교범



창선·삼천포대교는 한려수도 중심에 자리한 삼천포 대방동에서 창선면 단항까지 섬과 섬을 이어 개설됐다.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된 후 양 지역을 오가며 차와 사람을 실어 나르던 차도선 금남호가 사라지고, 버스와 자가용 등 교통이 원활해지면서 삼천포어시장(현 삼천포용궁수산시장)을 무대로 생계를 꾸려가던 창선 주민들은 환호했다. 행정구역은 별개지만 생활권을 함께해온 양 지역간 교류가 활발히 이뤄졌다.

또한 창선·삼천포대교는 교량전시장으로 불릴 만큼 다양한 공법과 화려한 경관조명으로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 남일대해수욕장과 삼천포유람선, 와룡사와 함께 해양관광의 도시 사천을 이끄는 대표주자로 등극한 것이다.

때마침 전국을 강타한 웰빙 열풍도 명성을 드높이는데 일조했다. 수백만명의 관광객들이 장수기원 다리밟기를 하면서 ‘청정해역 한려수도의 바다를 걷는 것 같은 감동을 주는 아름다운 다리’라는 수식어가 붙었다.

그러나 창선·삼천포대교 개설이 지역의 미풍양속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친 사례도 나왔다. 늑도 주민들은 ‘뿌~우~ㅇ’ 뱃소리에 대청 밖을 내다보면 옆집 며느리 장보고 오는 것도 알았고 맛난 것 나눠 먹기도 했는데, 차량이 무시로 드나들면서 시집간 순이 오는 것도 모르고 인사도 안 온다며 메말라 가는 이웃의 정을 아쉬워한다.

창선·삼천포대교는 이동의 원활이라는 고유기능과 함께 관광자원의 가치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개통 10년을 지난 현재까지 매력이 유지되고 있는지는 미지수다. 단순한 보여주기가 아닌 스토리텔링으로 상품 리모델링하는 방안에 대해 진지한 검토가 필요하다.



◇연혁과 효과

창선·삼천포대교는 총연장 3.4㎞, 너비 14.5m, 왕복 2차로와 가변차로 1개로의 3차선 도로다. 도서지역 개발 및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 활성화로 사천시와 남해군을 연결하며 1995년 2월 착공해 2003년 4월 개통했다. 천혜의 자연경관 및 조화 있는 형식의 교량건설로 관광효과를 극대화하고, 사천시와 남해군 간 이동시간을 크게 단축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삼천포대교에 세계 최초로 적용된 F·C·M 공법은 학계나 일반인 모두에게 국내 교량전시장으로 기능하면서 사장교 건설의 모델이 됐다. 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교·창선대교·단항교 등 5개 다리가 순수 국내 기술로 각각 다른 공법에 의해 시공돼 교량전시장으로 불린다.

사천시 대방동과 늑도·초양도·모개도, 남해군 창선면을 이어주며 남해군 쪽에서는 기존의 남해대교와 함께 육지로 통하는 새로운 길이 열려 부산·경남 각지와의 이동 소요시간이 크게 단축됐다.

사천 8경 가운데 제1경으로 꼽히는 창선·삼천포대교는 교량전시장으로서 한려해상국립공원의 관광자원과 결합해 관광효과가 극대화되고 있으며, 2006년에는 건설교통부가 발표한 ‘한국의 아름다운 길’ 대상에 선정됐다.



늑도항
관광지 아닌 관광지가 된 늑도.


◇교량전시장

국내 최초로 섬과 섬을 잇는 장대 해상교량(삼천포대교-초양대교-늑도대교-창선대교-단항교)인 창선·삼천포대교는 다양한 교량형식으로 교량박물관을 방불케 하는 장관을 연출한다. 일부 시공을 제외하고는 설계부터 시공, 그리고 풍동시험까지 순수 우리 기술에 의해 시공됐다.

삼천포대교는 사천시 대방동과 모개섬을 잇는 사장교이다. 교량길이는 436m이며 상부공은 3경간 강합성 사장교로, 하부공은 우물통 공법으로 시공됐다. 통과 선박의 규모는 5000t, 통과 높이는 30m로 알려지고 있다.

초양대교는 사천시 초양도와 모개도를 잇는 202m의 중로식 스틸 아치교다. 붉은색 케이블 아치교로서 아치 고정점 간의 거리는 192m이며 도로가 교량의 중간에 있는 중로교이다. 하부공은 직접 콘크리트 기초이며 통과 선박 규모는 500t, 통과 높이는 15m.

늑도교는 사천시의 늑도와 초양도를 잇는 3경간 PC박스 상자형교다. 총길이 340m로 상부와 교각을 분리시킨 3경간 연속교량으로 설계되었으며, 상부공은 3경간 PC박스 상자형교로, 하부공은 우물통 공법으로 시공되었다. 통과 선박 규모는 500t, 통과 높이는 20m.

창선대교는 사천시 늑도와 남해군 창선면을 잇는 하로식 3경간 스틸 아치교이며, 단항교는 창선도의 육상교량으로 150m 길이의 PC 빔교다.



초양휴계소
초양도 입구에 마련된 사천초양휴게소


◇국내 교량 공법의 혁신, 삼천포대교 학계 관심

국내 최초 F.C.M(Free Cantilever Method)공법이 적용된 삼천포대교는 사장교로 관광효과 극대화와 함께 최신 공법으로 관련분야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국내 사장교 건설에 있어 삼천포대교 전과 후로 구분할 정도로 새로운 도전과 성과로 평가된다.

F.C.M 공법이 적용된 삼천포대교는 외관에 드러난 상판의 두께가 얇고 날렵하다는 것이 특징이다. F.C.M 공법은 하나의 주탑에 상대적으로 가는 케이블을 연결해 양측의 균형을 잡는 방식이다. 이 공법이 적용되면서 삼천포대교는 교량 자체가 감당하는데 소모하는 사(死)하중은 줄고 교통량을 늘리는 활하중이 증가됐으며, 결과적으로는 공기 단축과 공사비 절감효과를 가져왔다. 또한 유지관리도 용이해진 장점이 있다.

특히 삼천포대교는 아름다운 경관조명으로도 유명하다. 사천시가 20억원을 들여 가설한 경관조명의 화려한 불빛이 밤바다를 수놓으며 관광객들의 탄성을 자아낸다. 삼천포대교를 배경으로 자리하고 있는 삼천포대교공원에는 수상무대가 마련돼 사천세계타악축제를 비롯해 다양한 공연이 수시로 열리면서 오가는 이들에게 신선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관광효과도 크다. 관광객들은 삼천포항과 남해를 넘나들며 한려수도의 절경을 만끽한다. 특히 관광객들은 초양 휴게소에 들러 휴식과 함께 사천시가 마련한 전망대에 올라 올망졸망 그림같은 남해안 섬을 감상할 수 있다. 휴게소 2층에 자리하고 있는 한려해상국립공원 탐방안내소는 아두섬과 학섬, 기타섬 등 6개 무인도와 신수도, 신도, 마도 등 5개 유인도를 비롯해 일대 관광자원을 안내하고 있다. 특히 초양휴게소부터 대교 밑, 초양마을까지 개설된 해안데크는 삼천포대교 교각 감상과 사천바다케이블카 하부역사를 미리 볼 수도 있다. 한여름 그늘을 피해 사진을 촬영하는 숨겨진 명소로도 소개된다.



◇관광지 아닌 관광지 늑도주민의 고충

창선·삼천포대교가 개통된 후 늑도 주민들이 불편을 호소하는 일이 잦다. 적게는 수십명에서 많게는 수백명에 달하는 관광객들이 밤낮을 가리지 않고 늑도에 몰려들면서 주민들의 주 생계수단인 어업활동에 차질을 초래한다는 것.

문화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상권 개발에 제약받는 늑도 주민들에게 섬마을 늑도를 관광지로 여기는 방문객들은 불청객이나 다름없다. 특히 물때 맞춰 짜여진 수면시간에 술 마시고 떠들기까지 하니 다툼은 필연. 외지인들이 “관광지 음주가무가 무슨 문제냐”고 항변해도 해양관광의 도시 사천이란 구호 앞에 마땅한 응대가 어렵다고 한다. 관광지 아닌 관광지, 99가구 199명의 주민들이 씨족 행태로 모여 살면서 다져온 이웃 간이 메말라 가는 것은 또 다른 아픔이다.

주민들은 “다리 개통 전에는 도선에서 누가 내리는 지 훤히 알다 보니 고향 찾은 출향인사도 자연히 뒤따랐는데 이제는 누가 왔는지 언제 갔는지 모른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초양~늑도
섬과 섬 바다를 가로질러 시원하게 개설된 늑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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