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정보화] 진주상촌농원 한상국 대표
[농업도 정보화] 진주상촌농원 한상국 대표
  • 박성민
  • 승인 2014.10.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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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로 무장한 농업으로 "변화에 앞장"
그의 명함엔 QR코드가 선명히 새겨있다. 손에는 태블릿 PC와 스마트폰이 들려있고 손목에는 스마트워치가 빛난다. 한쪽 귀에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었다는 듯이 블루투스 핸즈프리가 자리잡고 있다. 흡사 번쩍이는 무테 안경과 더불어 ‘구글글래스’를 연상케 한다. 진주시 진성면에서 단감 농사를 짓는 한상국 진주상촌농원 대표(48)는 흔히 떠올리는 농부의 모습이 아니었다. 쉴새없이 전화벨 소리는 울렸고 스마트폰에는 메신저를 통해 실시간 주문이 이뤄지고 있었다. 본격적으로 단감농사에 뛰어든지 9년. 평범했던 직장인이 스마트 농부로 변한 이유를 들어봤다.


◇ 평범한 직장인, 농부가 되다

부산에서 직장생활을 해오던 한 대표는 농부가 될지는 꿈에도 몰랐다.

회사를 다니면서 고향에 계신 부친이 손수 일군 감농장을 도와주는 수준이었다. 2006년 회사를 퇴직하고 본격적으로 농사에 뛰어든 이후 초창기 3년은 시행착오라고 할만큼 어려움의 연속이었다. 농사만 벌려놨지 어떻게 할 줄 몰라 아버지가 시키는대로만 했다. 수익은 나지 않았고 오히려 그동안 벌었던 돈을 까먹기만하자 은행대출까지 받아야 했다. 단지 풀을 베고 땅을 고르는 인부 수준에 지나지 않았다. 이대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돌파구가 필요했다. 그때부터 교육이란 교육은 모두 쫓아다니며 듣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는 농산물공판장에 100% 출하하는 방식에 머물러 있었다. 만약 소비자와 직거래를 하면 신선한 제품을 싸게 공급하고 판매도 더 증가시킬 수 있다고 생각했다” 면서 “그때부터 진주시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e-비즈니스, 마케팅, 블로그 교육 등을 쉼없이 듣기 시작했다. 밤 늦게까지 배워도 시간가는 줄 몰랐다. 스마트기기 다루는 일도 자연스러워졌다”고 말했다. 한 대표는 지난해 마케팅 브랜드 사업까지 선정돼 ‘새벽이슬 머금은 단감’이라는 브랜드로 리플릿제작은 물론 농산물이력추적관리번호까지 부착해 확실하고 검증된 품질로 소비자들과 만나고 있다.


◇ 스마트기기를 몸에 두른 사나이

개인직거래 고객은 500여 명 정도로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총 2만3140㎡(7000평)농장 가운데 지난 1년 동안 감 45t, 매실 10t을 생산했다.

실제 공판장 위주의 판매를 했을때 보다 SNS를 이용한 직후 매출이 15% 증가했다. 고객들로부터 맛있다는 입소문을 타고 꾸준히 주문이 들어오고 있다. 직거래로 인해 한씨의 책임감도 더 무겁다. 자신의 브랜드를 걸고 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의 단감브랜드 ‘새벽이슬 머금은 단감’은 현재 매출의 30%이상을 차지하며 꾸준히 증가세다. 오히려 한 대표는 개인직거래 비중을 높이고 싶지만 일손부족으로 수위를 조절 중이다.

그는 자는 시간을 빼고는 항상 스마트기기와 함께한다. 단감 작업중에 고객 전화를 놓치는 경우가 빈번하자 블루투스 핸즈프리를 구입했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스케줄을 관리하고 농산물 시세와 도매시장 어플을 이용해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한다. SNS으로 고객과 소통하고 농업인끼리 정보를 교환한다.

스마트시대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각종 어플리케이션 사용법도 익힌다. 메모어플인 ‘에버노트’를 비롯해 사진어플 ‘인스타그램’, 동영상제작 어플 ‘키네마스터’는 이제 능숙히 다룰 정도다. 스마트 어플로 인해 사진을 찍고 편집하고, 고객 주문정보와 개인 일정관리, 농장 홍보동영상 제작이 가능해졌다. 여러명이 할 일을 혼자하는 시대가 됐다. 홍보물을 업체에 맡기지 않아도 된다.

그는 스마트기기를 자주 사용하다보니 여분의 스마트폰 배터리 2개를 항상 가지고 다닌다. 그는 “페이스북, 트위터도 하고 있지만 언제 유행이 빨리 변할지 모른다” 면서 “벌써 트위터는 하향세를 타고 있고 페이스북도 2~3년이 지나면 또 어떤 새로운 것이 나와 세상을 변화시킬 수 도 있다”고 내다봤다.


◇ 교육이 농업을 변화시킨다

한 대표는 자신이 스마트기기에 눈을 뜰 수 있었던 것은 모두 교육 덕분이라고 밝혔다.

교육의 필요성을 깨닫자 제일 먼저 경상대학교에서 실시하는‘ 최고경영자 단감과정’을 수강했고 ‘농업인대학 과수과정’도 1년 동안 이수했다. 또 ‘단감 마이스터 대학과정’이 진주에서 개설되자 단감에 대한 이론적 배경을 쌓기 위해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농업인 교육의 중요성을 알게 된 그는 직접 가르치는 일도 나설 예정이다. 한 대표는 진주시로부터 ‘귀농·귀촌 현장설계사 멘토스쿨’에서 참가해 예비 귀농인에게 조언을 해 줄 것을 요청받았다.

그는 “교육을 받아도 실제 농사에 적용하는 경우는 일부에 그친다. 그러나 실전에 적용하고 실천하는 사람들이 농업을 발전을 시킨다” 면서 “교육장에서 72세 어르신께서도 교육을 통해 배우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면 더욱 노력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공산품 가격과 인건비는 해마다 오르는데 오직 농산물만 가격이 떨어지는 문제점이 있다” 면서 “앞으로 농산물 100%직거래 시대가 온다. 농업인들이 변화하는 소비시대를 대응하기 위해서는 스마트기기 사용법을 배우고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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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국 진주상촌농원 대표(48)는 흔히 떠올리는 농부의 모습이 아니다. 귀에는 블루투스 핸즈프리, 한손에는 태블릿PC, 손목에는 스마트워치가 착용돼 있고 스마트폰은 쉴새없는 주문전화와 페이스북 메신저로 고객들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 20일 한 대표가 자신이 운영하는 진주상촌농장에서 스마트워치로 들어오는 전화와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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