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3>금정 참숯 황토생갈비
힘내라 소상공인 <3>금정 참숯 황토생갈비
  • 박성민
  • 승인 2014.10.28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직하게 장사하면 손님이 알아줘요”
금정참숯황토생갈비
진주시 상대동에서 고깃집을 운영하고 있는 모규효, 최해주 부부는 시골에서 직접 키운 농산물로 찬거리를 만든다. 국산 생고기를 고집하고 화학조미료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는 “내 가족이 먹는다고 생각하기때문에 아무 재료나 쓸 수 없다”고 말했다.


자영업 가운데 가장 많은 이들이 도전하고 실패하는 업종이 바로 요식업이다. 하루에도 수십개 이상 가게들이 문을 열고 대박을 꿈꾸지만 현실은 만만찮다.

창업 홍수 속에서 19개 테이블은 오늘도 숯불을 피우며 맛있는 냄새를 풍기고 있다. 도란도란 사람사는 정겨운 이야기가 오가고 주인과 손님은 정을 나눈다. 주인은 오늘도 초심을 잃지 말고 손님을 대하자고 다짐한다. 신선한 생 돼지고기와 고향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진주시 상대동의 ‘금정 참숯 황토생갈비’를 찾았다.



◇ 김치는 어머님표, 쌀은 아버님 표

“모든 양념을 시골에서 저희 부모님이 정성들여 재배한 농산물만 사용하오니 안심하고 드셔도 됩니다.”

금정 참숯 황토생갈비 메뉴표엔 ‘김치는 어머니표, 쌀은 아버님 표’라고 적혀있다. 국내산도 그냥 국내산이 아닌 우리 지역 농산물이다. 화학조미료도 전혀 쓰지 않는다. 오직 시골에 계신 시부모님이 지은 농산물로 식당을 운영한다. 반찬으로 나오는 김치부터 주 메뉴인 생갈비, 된장찌개에 이르기까지 우리지역 농산물이 아닌 것이 없다.

특히 고춧가루까지 직접 시골에서 공수해 사용하고 있다. 청양고추가 들어간 된장국수 또한 이곳의 별미다. 고기먹고 된장찌게 혹은 냉면을 먹기 마련이지만 여기선 다르다. 쫄깃한 면발과 구수하고 얼큰한 된장이 어우러져 특별한 맛을 선사한다.

최해주(47·여) 금정 참숯 황토생갈비 사장은 “저희 때문에 시골에 계신 시부모님이 고생하신다” 면서 “그렇지만 손님들이 맛을 보면 확실히 수입산과 다른다고 느끼신다. 이런 점을 알고 다시 찾아 주실 때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주 메뉴인 돼지양념갈비에 사용된 소스는 최 사장이 직접 개발했다. 울금과 매실 액기스, 과일양념을 버무린 특제소스가 갈비와 찰떡궁합을 이룬다. 울금은 고기의 잡냄새를 잡아주고 고기를 부드럽게 하고 배, 키위, 양파는 맛을 배가시킨다. 갈색 빛깔을 내기 위한 캐러멜 소스는 일체 사용하지 않는다. 그래서 이 곳 양념갈비는 연갈색을 띈다. 많이 달지 않아 질리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최근 ‘진주 아지매’라는 블로그를 통해 온 23명의 손님 역시 이곳의 정갈하고 맛 좋은 갈비에 만족하고 돌아갔다.

한편으론 “이렇게 국내산을 고집하면 과연 남는 것이 있을까”라는 의문이 들지만 최 사장의 생각은 다르다. 그는 “마진은 크게 개의치 않는다. 음식을 내 가족이 먹을 것을 만든다고 생각하면 아무 재료나 쓸 수 없다”고 말했다.



◇ 자신감으로 시작한 식당

최 사장은 지난 2006년 진주 상평동에서 ‘미촌불고기’라는 이름으로 남편 모규효(45)씨와 함께 식당 운영을 시작했다.

6년 간의 경험을 바탕으로 2012년 지금의 상대동 자리로 옮겼다. 최씨는 결혼당시만 해도 요리에 소질이 없었지만 이후 식당일을 하며 요리에 자신감이 생겼다. 식당에서 쌓은 경험은 단순한 노동이 아닌 현재의 자양분이 됐다.

최 사장은 “열심히도 했고 일에 자신감이 생겼다” 면서 “식당을 오픈하고 구제역 파동을 겪으면서 어려움도 있었지만 손님 복도 있고 단골손님께서 지금까지 찾아주셔서 행복하게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식당을 찾는 일반고객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오랫동안 최 사장과 인연을 맺는 단골손님들이다. 주로 단골들이 가게를 채우지만 알음알음 블로그와 입소문을 타고 오신 손님들도 적지 않다.

현재 식당 위치는 썩 좋은 곳이 아니다. 도로에서도 식당이 잘 보이지 않는다. 처음 오는 사람은 지나치기 일쑤다. 최사장은 좋은 위치가 아닌데도 찾아주는 손님이 늘 감사할 따름이다. 그는 “주차공간이 없는데도 일부러 오시는 분들께 언제나 고마운 마음이다. 열심히 해서 더 큰 곳으로 확장하고 봉사활동도 하며 함께 도우면서 살고 싶다”고 전했다.



◇ 초심을 지켜야 성공한다

그는 슬하에 중2·3의 두 딸을 둔 엄마다. 한창 아이 뒷바라지를 해야 하지만 바쁜 가게일 때문에 마음처럼 쉽지 않다.

집안일뿐만 아니라 여행은 고사하고 흔한 동창 모임조차 나갈 수 없다. 경북 영천에 있는 친정은 명절때나 갈 수 있는 정도다. 현재 아이들은 시부모님께서 챙겨주고 계신다. 늘 미안하고 고맙다. 시부모님을 그냥 어머니, 아버지라고 부르는 며느리는 언제나 죄송할 뿐 이다. 최 사장은 “이제는 친정어머니랑 마찬가지라는 생각이 든다. 너무 딸처럼 잘해 주신다. 항상 감사할 따름이다”라고 마음을 전했다.

최 사장은 식당을 처음 시작하는 이들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그는 “식당은 초심을 잃지 않고 정직하고 당당하게 장사해야 한다” 면서 “조금 잘 된다고 재료를 좋지 않은 것을 쓰면 손님들이 먼저 알아챈다”고 강조했다. 오늘 저녁 지글지글 숯불갈비가 생각날 때 금정 참숯 황토생갈비 찾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예약문의는 055-757-8292로 하면 된다.


금정생갈비
진주 상대동에 위치한 금정참숯황토생갈비는 우리 농산물을 사용한다. 돼지고기는 국내산 생고기만 사용하며 양념갈비 역시 저가 부위가 아닌 생갈비살을 이용해 만든다. 김치, 쌈 등은 시골에서 직접 수확한 농산물을 이용한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