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도 정보화] 이강율·정윤돌 의령 참솔농원 대표
[농업도 정보화] 이강율·정윤돌 의령 참솔농원 대표
  • 박성민
  • 승인 2014.10.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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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활동으로 소득 늘었어요”
참솔농원
의령에서 약도라지, 매실, 대봉감 등을 재배하고 있는 참솔농원 이강율(왼쪽), 정윤돌 부부가 6년근 유기농 도라지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의령 산골마을로 귀농한지 16년…그야말로 시행착오의 연속이었다. 고진감래라 했던가. 약도라지는 척박한 땅에 뿌리를 내렸다. 거들떠 보지도 않던 비탈엔 매실과 대봉감이 탐스럽게 익기 시작했다.

의령군 용덕면 용소리 산골을 한참이나 굽이굽이 들어가야 팻말이 보이는 곳. 이곳이 도라지 기운이 가득한 ‘의령 참솔농원’이다. 의령에서 16년동안 도라지 농사에 매진한 이강율(55),정윤돌(52)부부는 블로그로 인해 농사가 180도 변했다고 말한다. 블로그로 농사의 전환점을 이룬 대한민국 ‘스타팜’ 이강율·정윤돌 부부를 찾아 그들의 도라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 ‘윤돌언니’의 좌충우돌 블로그 스토리

정씨는 지금도 독수리 타법이다. 하지만 블로그 포스팅만큼은 ‘신의 경지’에 올랐을 정도.

블로거들 사이에서 ‘윤돌언니’로 통하는 정씨는 일상부터 해충관리하는 방제작업, 유기농업을 이용한 약도라지 관리까지 자연스러운 이야기를 가지고 고객과 소통한다. 3년 전 블로그를 시작, 하루 하나씩 글을 올린다는 목표를 가지고 지금까지 이어왔다. 그러나 정씨의 이런 일상이 하루아침에 이뤄진 것은 아니다.

지난 2011년, 10년 동안 ‘땅만 파고있다’고 소문난 이들에게 정정석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연구관이 찾아간다. 블로그 시작은 정 연구관의 조언이 결정적이다. 정 연구관은 “블로그를 통해 5만원짜리 일꾼으로 남지말고 50만원, 500만원 짜리 일꾼으로 성장하라” 며 “일반적인 농사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블로그는 한 사람이 짧은시간에 농사를 잘 알릴 수 있다”고 이들 부부를 4시간이나 설득했다. 정씨는 정 연구관의 조언을 받아들여 블로그를 시작했지만 효과는 미약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포스팅을 했지만 방문객은 없었고 남편은 일손도 모자란데 컴퓨터 앞에 앉아 있다고 구박했다. 눈물이 멈추지 않았다. 농장일만으로도 바쁜데 정보화 교육을 받는 일은 힘에 부쳤다. 그때마다 정씨는 마음을 다잡으며 하루하루를 버텼다.

방문객 수에 연연치 않고 블로그 활동은 계속됐다. 블로그를 시작한 지 2년차가 되던 봄. 도라지 씨앗을 판다는 글을 올렸다. 가지고 있던 150kg이 한 달만에 모두 팔렸다. 그게 신호탄이었다. 꾸준한 노력끝에 ‘유기농 매실’만 쳐도 인터넷엔 참솔농장이 검색됐고 현재는 품질을 믿는 고객들이 끊임없이 찾아왔다. 지난 달에는 한 종편채널에 약도라지를 주제로 방송까지 출연해 주문전화가 쇄도했다.

블로그에 부정적이었던 이 대표는 이젠 예찬론자가 됐다. 이 대표는 “처음에는 정보화교육을 받는다는 자체가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았는데 지금 블로그가 없었다면 농장이 이만큼 됐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면서 “많은 사이트를 중에서도 우리 약도라지를 믿어주시고 방문하는 고객들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 신뢰속에 성장한 유기농 약도라지

마산에서 제조업을 하던 부부는 가족과 귀농을 결심했다.

도라지는 3년마다 옮겨심어야 대게 생존이 가능한데 땅에 따라 6년근, 12년근도 가능하다. 이곳 도라지는 반찬용이 아닌 약도라지로 공판장 판매없이 100% 직거래로 운영된다. 분말과 즙으로도 가공해 판매한다. 우리가 일고 있는 상비약이나 우황청심환에는 도라지 성분을 항상 찾을 수 있는데 폐와 관련있는 기관지는 물론 천식과 가래, 기침, 감기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참솔농장의 대부분은 6년근 도라지를 사용한다. 시중에는 3년 이상된 약도라지는 찾아보기 힘들다. 특히 토양살충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 유기농 방식으로 믿고 먹을 수 있다. 멧돼지가 도자지 주변 유기물과 지렁이를 먹기위해 밭을 망치는 것도 이들이 정직하게 농사를 짓고 있다는 걸 증명한다.

정씨는 “농산물 판다는 것은 땅의 소중한 가치를 전달하는 것”이라면서 “고객을 배려하고 미래건강까지 책임지고 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 3배 수익 농사가 된 참솔농장

블로그 시작 후 도라지는 공판장에 내놓을 때보다 수입은 3~4배 증가했다.

참솔농장 블로그에는 하루평균 1000명이 방문한다. 방송에 출연한 날에는 3000명까지 늘기도 한다. 아무리 블로그가 중요하지만 농사를 소홀히 할 수 없고 고객에게 하루하루 볼거리를 제공하는 일도 쉽지않다. 그렇기에 정씨는 잘하지 못해도 꾸밈없이 열심히 한다는 ‘진정성’을 갖고 블로그를 운영한다. 노골적인 제품홍보가 아닌 참솔농장만에서 느낄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한다.

그래서였을까. 유기농의 허상을 고발하는 TV프로그램이 세간에 입에 오르내려도 블로그 이웃들은 믿고 찾아준다. 또 고객이 그동안의 농사과정을 블로그를 통해 알기 때문에 이곳 농장에는 반품이 없다. 농사 스토리가 결합되자 고객과의 신뢰가 저절로 피어난다. 정씨는 “정보화교육을 받은 후 그동안 블로그를 모르고 있었던 것이 너무 억울했다”며 “하지만 그 기간동안 열심히 땅에 대한 기초를 다지는 중요한 시간이었다고 생각한다. 요즘은 일이 바빠져 이웃 블로그를 답방하지 못해 미안한 마음이다. 더 열심히 농사를 지어 고객에게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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