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문화 단상(斷想)
[의정칼럼]문화 단상(斷想)
  • 경남일보
  • 승인 2014.10.3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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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얼마 전 필자는 뮤지컬 본고장 배우로 구성된 캣츠와 국내 자체 제작한 모차르트를 비슷한 시기에 볼 기회가 있었다. 두 뮤지컬을 보며 배우들 개개인의 역량은 차치하고 무대 세트와 음악, 스토리텔링을 풀어나가는 극작가들의 머나먼 격차를 현실적인 눈으로 바라보게 되었다. 캣츠는 엔드류 로이드 웨버와 카메론 매킨토시라는 걸출한 두 인물의 화학적 결합에 의해 런던 끄트머리 웨스트 엔드의 뉴런던 씨어터에서 초연된 이후 30여개국에서 7300만명의 격찬을 받으며 지금에 이른다.

뉴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회가 열리는 날 당일 새벽이면 뉴욕의 한 콘서트홀 앞엔 진풍경이 벌어진다고 한다. 익명의 거액 기부자들이 낸 수천만불의 기부금을 활용해 수십만원을 호가하는 입장료를 단돈 만원에 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를 잡기 위함이라고 한다. 가난하다는 이유만으로 문화혜택에서 소외되어선 안된다는 미국 억만장자들의 속 깊은 배려인 것이다.

바야흐로 하드파워의 시대를 넘어 소프트파워의 시대가 도래했다. 군비경쟁, 경제우위로 선진국을 논하는 시대는 지났다는 의미이다. 삶의 질, 국민행복의 만족도는 문화의 기반 위에 바로선 나라인 것이다. 급격한 경제성장으로 미국과 함께 최강대국의 지위를 누리는 중국의 미래를 암울하게 보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소더비, 크리스티에서 진행되는 미술품 경매가격에 0을 하나 더 붙여 놓았고 전 세계 쇼핑센터를 돌며 강력한 구매력을 뽐내는 그들이지만 어느 누구도 그들을 존중하지 않는 이유 또한 이 때문이다. 금연 표지판이 버젓이 서 있는 곳에서 담배를 피우고 호텔방 시트를 구멍 내놓기 일쑤이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보며 혀를 찰 것이 아니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야 한다.

가을엔 각 지자체마다 다양한 지역문화 축제가 열린다. 통합 창원시만 보더라도 마산가고파국화축제, 어시장축제, 만날제, 창원 야철축제, 주남저수지철새축제, 창원음식문화축제, 남산상봉제 등 행사들이 즐비하다. 지역문화 고유의 자원이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의 장으로 거듭난 것이다. 올해도 어김없이 지역축제를 보기 위해 많은 관광객들이 지역을 찾을 것이다. 해마다 되풀이되는 재탕·삼탕의 기대치 없는 행사에서 벗어나 다양한 콘텐츠로 다시 찾고 싶은 행사로 만들어가야 한다.

이러한 문화적 창조성과 열린 사고가 창원시를 대한민국 중심으로 변화시켜 나갈 수 있는 선도적인 역할을 해나가게 될 것이다. 창원은 이은상, 천상병, 문신을 배출한 고장 아니던가. 필자는 통합 창원시가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의 첨단 문화축제를 이끌어 갈수 있다고 확신한다. 글로컬리제이션(glocalization)을 화두로 지역의 문화를 세계적인 문화와 잘 접목시키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 혁신적인 문화축제는 지역을 풍요롭게 만든다. 통합 창원시와 창원시의회는 각자 지역이기주의를 버리고 우리가 가진 다채로운 문화를 어떻게 활용해 미래형 스마트 문화축제를 만들어 나갈 것인지를 논의하고 상호 협의·화합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지금은 창원시의 백년대계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이상인 (창원시의회 경제복지문화여성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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