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지 않는 대학이 대학(大學)인가.
질문하지 않는 대학이 대학(大學)인가.
  • 경남일보
  • 승인 2014.11.02 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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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서현·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대학생활 3년이 넘어가고 있는 난 수업시간에 교수에게 질문하는 학생을 본 적이 없다. ‘시험문제 유형이 어떻게 돼요?’, ‘시험 언제 쳐요?’ 등의 점수를 위한 질문이 아니라 평소 궁금해 하던 것들, 혹은 전공공부를 하다가 궁금한 부분 등 내가 가진 지식에 깊이를 줄 수 있는 질문들을 말한다. 그러나 학생들은 질문은커녕 교수의 말에 대답도 잘 안 한다. 질문한 교수에게서 이름이 불려질까봐 고개 숙여 시선을 피한다. 삭막한 강의실에서 학생들은 교수의 강의를 듣고 받아 적기만 한다.

책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는가’에서 저자는 서울대생 중에서도 A+를 받는 학생들을 추려내 그 비법 아닌 비법을 알려주며 서울대의 현실을 꼬집는다. 학점 4.0이상을 받는 학생들은 교수의 말을 빠짐없이 받아쓰고 그 내용을 달달 외운다. 또 수업 때 교수의 주장·의견을 그대로 수용하고 시험 땐 교수의 의견에 맞춰 적어낸다는 것이다. 사실 그 부분을 읽으며 뜨끔했다.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 위해 교수의 말은 절대적이다. 그리고 나도 시험을 칠 때나 과제를 낼 때 교수의 의견을 반영하기 위해, 교수의 마음에 들기 위해 노력했던 적이 많다. 교수가 이미 답을 낸 것에 내가 ‘나의 답’을 생각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대학생들이 그러하듯 질문은 괜히 다른 학우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나만 몰라 질문하는 것은 아닌지, 나만 궁금하다고 교수와 학생들의 수업시간을 뺏어도 되는지, 쓸데없는 걱정에 목까지 차오르는 말을 삼킨 적도 한두 번이 아니다. 한 교수는 늘 학생들에게 질문이든, 대답이든 무엇이든 말을 하라고 한다. 자신의 수업에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학생들의 말 한마디는 강의를 이어감에 있어 큰 힘이 된다고. 그리고 자신의 수업을 통해 사람들 앞에 나서는 법을 배우라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미 박탈된 창의성과 용기는 찾을 수 없고 애꿎은 스마트폰만 만진다. 기존의 교육방법이 지속되면서 창의성은 점차 사라져만 갔고, 사회는 이제야 창의력 인재들을 찾는다. 교육방법을 바꾸고 한두 세대가 지난다면 모를까, 현재의 대학생들은 창의력 부재에 허덕일 뿐이다. 지금에 와서야 너희는 필요 없다고 말하면 우리 대학생들은 그저 내쳐져야 하는가.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도 교육방법의 혁신이 최우선이다.

 
김서현·경남대학교 학보사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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