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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내라 소상공인<4>JAM BAR 정재훈 사장음악에 꽂힌 이 남자 “연주 계속하려 가게 차렸죠”
강진성  |  news24@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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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10  12:42: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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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주시 가좌동에 위치한 '잼 바(Jam Bar)'는 음악인들의 오아시스 같은 곳이다. 무대에는 각종 악기와 음향장비를 갖추고 있어 밴드공연도 가능하다. 정재훈 사장은 "이곳은 손님이 직접 무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는 곳"이라며 "음악을 좋아하는 이들을 위한 공간으로 계속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지하1층의 두꺼운 문이 열리자 감미로운 기타연주와 노래가 흘러 나온다. 50cm 높이의 무대는 각종 악기와 음향장비로 가득 차 있다. 마음까지 울리는 사운드에 처음 온 이들은 “와~”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진주시 가호동 주민센터 인근에 위치한 잼 바(JAM BAR)는 서부경남 음악인들의 오아시스다. 30대부터 60~70대까지 다양한 손님이 찾는다. 대부분 단골이다. 울쩍한 기분을 달래기 위해 혼자 찾는 손님도 있다. 친구들끼리 한잔 걸친 뒤 분위기를 잡기 위해 오기도 한다. 때론 직장인밴드의 아지트 역할도 한다. 이곳은 손님이 주인공이다. 악기를 다뤄도 좋고 노래를 불러도 좋다. 특별한 음악장르의 제한도 없다. 포크송, 팝, 발라드, 트로트 등 어떤 음악도 품는다. 실력도 상관없다. 연주가 서툴러도 음치여도 손님들은 박수로 화답한다.

즉흥연주(JAM)라는 의미가 담긴 ‘잼 바’는 음악하는 이들 사이에선 꽤 유명하다. 가끔 프로 연주자들도 찾는다. 밴드의 연습공간이나 공연장으로도 사용된다. 바(BAR)이지만 술이 아닌 문화를 판다고 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어릴 때부터 장사를 해 온 정재훈(45)사장은 10년 전 음악에 빠져 이 일을 시작했다. “19살부터 장사를 시작했어요. 제일 처음 한 것은 군고구마입니다. 이후 술집도 해봤고 중고차 영업에 싱크대 제작업체까지 안해 본 것이 없을 정도죠. 10년 전(2004년) 하던 일에 지쳐 잠시 쉬었어요. 그때 그동안 동경해 왔던 드럼을 배웠어요. 음악을 계속하고 싶어 라이브바를 차렸죠.”

정씨는 드럼에서 시작해 기타도 배웠다. 35살에 시작했으니 그야말로 늦깎이 뮤지션이다. 음향기기에도 손대기 시작했다. 딱히 배울 곳이 없어 독학했다. “10년 전만 해도 음악의 ‘음’자도 몰랐어요. 악기를 다루다보니 사운드에 점점 빠져 들었어요. 음향기기를 알아야겠다는 생각에 혼자서 기계를 만지며 밤을 새기 일쑤였죠.”

정씨는 버는 족족 장비에 투자했다. 워낙 고가다 보니 하나씩 늘려갔다. 그는 2004년 라이브바를 시작해 2009년 지금 장소로 옮겼다. 5년간 그가 직접 꾸며왔기에 이곳에 대한 애착이 크다. “(벽을 가리키며)저 액자 그림은 손님이 연습장에 낙서하고 버리고 간 그림입니다. 이곳 분위기를 담아서 그렸다고 해요. 제가 너무 아까워서 사진으로 찍어 확대해서 걸어 놓았습니다. 저쪽 벽에 있는 기타는 작은 누나가 선물해 준 첫 기타입니다. 제게 너무 의미 있는 악기에요. 이건 못쓰는 기타와 바이올린을 이용해서 만들어 봤어요. 의외로 손님들 반응이 좋습니다.(웃음)”

그에겐 잼 바가 가장 편한 곳이다. 손님이 없어도 혼자 음악을 듣고 있으면 행복하다. “돈이 목적이라면 다른 장사를 했을 거예요. 손님들이 서로의 음악을 들어주고 잘하든 못하든 표현하는 이 공간이 정말 좋습니다. 목표요? 전 이미 꿈을 이뤘습니다. 좋아하는 음악도 할 수 있고 손님에게 무대를 만들어 주는 이일이 제가 원했던 겁니다. 평생 이렇게 살았으면 합니다.”

잼 바는 정씨 혼자서 이끌어 간다. 맥주는 손님이 직접 냉장고에서 꺼내 마신다. 안주는 간단히 굽기만 하면 되는 것들이다. 사실 정씨는 무대에 올라가 있는 시간이 많다. 기타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른다.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러다 손님을 무대에 차례로 불러 올린다.여기선 맥주와 안주값이 전부다. 노래 부르는데 별도 비용을 요구하지 않는다. 정씨는 자신의 가게가 술판을 벌이는 곳보다 문화를 즐기는 공간이 되길 바란다.

“개인적으로 밴드에 돈 주고 노래 부르는 것을 싫어해요. 그래서 업으로 하는 밴드를 부르지 않습니다. 손님이 자연스럽게 무대에 올라와서 즐기는 모습이 좋아요. 실력은 상관없습니다. 용기만 있으면 돼요. 대신 조건이 있어요. 무대 매너를 지키고 남의 음악을 경청할 줄 알아야 합니다. 가끔 만취해서 소란 피거나 매너없는 분도 있어요. 장사 안할 망정 이런 분들은 안받습니다.(웃음)”

음악은 이제 포기할 수 없는 그의 일부분이 됐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정씨가 가장 기억에 남는 음악이라며 입을 열었다. “아버지가 하모니카 연주를 잘 하셨어요. 어릴때 우리 남매를 방에 모아놓고 연주를 들려주시곤 했어요. 그 멜로디를 아직도 잊을 수 없어요. 이 일을 시작한 것은 당시 아버지에게 받았던 음악적 감성이 뒤늦게 깨어난게 아닌가 해요.”

강진성기자 news24@gnnews.co.kr

 

   
▲ 잼바는 손님 누구나 매너만 갖춘다면 무대에서 악기를 다루거나 노래를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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