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에 가다] 진주 대곡高 '후배사랑'
[학교에 가다] 진주 대곡高 '후배사랑'
  • 임명진
  • 승인 2014.11.10 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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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지역민 '학교사랑' 발전 이끌어
▲ 청운장학금 전달식

 

진주시 대곡면에 소재한 대곡고등학교는 47년의 전통을 자랑하는 전형적인 농촌학교다. 1967년 농촌 청소년 교육을 위해 청원 하경완 선생이 사재로 건립한 학교로서, 이후 국가에 헌납, 지금껏 5000여명의 졸업생을 배출하고 있다.

농촌지역의 학교는 인구감소, 도심학교 전학 등의 이유로 신입생 확보에 적지 않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곡고등학교도 마찬가지였다. 논밭으로 둘러싸인 대곡고는 농촌의 많은 학교와 마찬가지로 학생이 줄면서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한때 12학급을 운영했으나 농촌인구 감소로 지금은 7학급 150여명 선으로 뚝 떨어졌다.

그런 이 학교가 최근 졸업선배들과 지역민의 뜨거운 학교사랑이 화제가 되고 있다.

지난 4일 이 학교에는 뜻 깊은 자리가 마련됐다. 허정수 회장 외 졸업생 10여명으로 구성된 청운장학회가 600만원의 장학금을 조성해 후배들에게 전달했다. 대곡고는 2010년 결성된 청운장학회뿐만 아니라 총동문회, 경이장학회, 청원장학금, 대곡나눔회 등 10여개가 넘는 다양한 장학회가 있다. 이들 장학회에서 매년 후원하는 장학금만 연간 2000만원에 달한다. 농촌지역의 학교로서 이만한 규모의 장학회를 운영하기는 쉽지 않은 일.

채창훈 교감은 “모교와 후배에 대한 깊은 사랑을 재확인하는 뜻깊은 자리를 매년 마련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을 갖게 된다”며 “장학금은 고스란히 학생들을 위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장학금은 학교 운영과 학생 복지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대곡고는 1980~90년대는 12학급을 운영하면서 명문대 진학자를 꾸준히 배출하기도 했다. 오늘날 장학금을 후원하는 동문들이 바로 그 시절 학교에서 받았던 장학금을 이제 후배들에게 되돌려 주고 있는 것이다.

허정수 청운장학회 회장은 “우리가 받았던 장학금을 후배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조금씩 모았던 장학회가 꾸준히 지속되고 있으며, 더 많은 회원을 확보하여 지원 대상자를 더 늘려가겠다”고 밝혔다.

대곡고의 장학금 규모는 해마다 커져 전체 재학생 150여명 중 45명이 장학금 수혜를 받고 있다. 재학생들에게는 학업성취 동기부여가 되고 있다.

임유경(3년·19) 학생은 “열심히 하면 장학금을 받을 수 있으니깐 자연스레 학업에 대한 자세가 달라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곡고는 아름다운 교정으로도 유명하다. 정원 같은 학교를 표방하는 학교답게 교문을 들어서면 남다른 조경시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림같은 교정과 천연잔디 운동장을 조성하는 등 학교 안팎의 여건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대학 진학성적도 해가 다르게 좋아지고 있다. 올해 2월 졸업생 49명 중 30여명의 학생이 부산대, 단국대 등 4년제 대학에 진학했다. 여기에 자율형 창의·경영학교에 선정되면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학교 주변에는 입시학원이 전혀 없어 학교에서 모든 교육을 맡는다. 수준별 보충학습과 심화보충학습, 다양한 동아리반 운영 등 면학 분위기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김남욱 교사는 “농촌학교의 경우 대부분 원서만 내면 입학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학습 의욕이 낮고 기초학습 부진 학생들도 많았지만 이제는 많이 달라지고 있다”면서 “전 교직원이 학교의 도약을 위해 학생교육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허성희(3년·19) 학생은 서울의 명문대 심리학과에 1차 합격하고 최종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허성희 학생은 “1학년부터 진로탐색 동아리 활동을 했는데 진로선택에 큰 도움이 됐다. 지난 3년 간의 학교생활을 100점 만점에 90점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대곡고는 지난해 9월 김흥식 교장이 부임했다. 김 교장은 다양한 체험활동, 체육활동, 특기적성 교육 등을 통해 즐거운 학교문화 조성에 노력하고 있다.

김 교장은 “학부모와 지역민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학생을 잘 가르쳐야 한다는 게 우리 교직원의 마음가짐”이라며 “대곡고에서 보낸 3년이 삶에 있어 귀중한 시간이 되도록 학생지도와 교육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임명진기자 sunpower@gnnews.co.kr

 

진주 대곡고등학교 전경
대곡고등학교 합창제
특기적성교육 사물놀이부
학교 교육설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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