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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값등록금과 대학의 책임권진택 (경남과학기술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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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1.23  20:3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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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의 기성세대들은 지난날 대학등록금을 추억하면 먼저 몹시 추웠던 겨울, 어머니의 근심 어린 웃음, 그리고 어려운 학생에게 전달된 아름다운 장학금에 관한 이야기가 떠오를 것 같다. 이제 대학생 자녀를 둔 기성세대들에게 ‘반값 등록금’이란 단어는 어떻게 다가올까?

대학등록금 인하를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노력은 ‘반값 등록금’이란 뜨거운 논란과 함께 점차 체감할 수 있는 현실적인 변화를 가져왔다. ‘반값 등록금’은 대학등록금 인하를 유도하였을 뿐만 아니라 ‘장학정책 및 제도 개선’ 그리고 더 나아가서 ‘대학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재정을 충당하기 위해서는 국민들로부터 세금을 더 거둬들일 수밖에 없는데, 대학에 진학하지 않는 사람들의 세금이 지원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 인식될 수도 있다. “우리나라에는 대학교가 너무 많아 모든 대학생에게 반값 등록금 혜택을 주기는 어렵다”, “정부가 등록금을 지원하기 전에 대학의 구조조정이 선행되어야 한다.”, “등록금 문제는 단순히 서민생활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높은 대학진학률과 부실 대학 구조조정, 정부 재정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설계할 문제”, “능력은 있는데 돈이 없어 대학에 못가는 학생들을 위한 반값 등록금이 되어야지 능력 없는 사람도 모두 대학에 가게 하는 반값 등록금이 되는 것이 과연 옳은지”등과 같은 다양한 의견이 분분하다.

정부는 “경제적 여건이 어려운 학생도 능력과 의지가 있으면 대학교육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소득연계 맞춤형 반값 등록금 시행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발표하였다. 이외에도 지방인재 및 이공계 학생을 대상으로 한 장학제도가 도입되어 시행될 예정이지만 여전히 학부모와 대학생 모두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수준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학부모와 대학생들은 ‘조건 없는 반값 등록금이 시행되어야 한다.’는 입장에는 동의한다.

최근 국내 국립대와 사립대, 수도권과 지방소재 대학들은 유사한 또는 상이한 많은 어려움을 가지고 있다. 등록금에 의존하는 사립대들은 국립대와의 경쟁을 위해서 더 많은 재원을 투입하려고 한다. 특히, 의대, 약대, 로스쿨 등을 포함한 소위 인기 학과들은 고가의 연구 장비와 많은 우수 교원들이 경쟁을 위해서 필수적으로 요구된다. 이 경우 반값 등록금은 곧 사립대의 재정압박이다. 그리고 지방의 많은 대학들은 최근 상당수 입학생들의 기초학업능력이 낮아서 정상적인 대학교육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이것은 일반 학생들의 학습권을 침해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그뿐만 아니라, 지방대학의 교수들은 재정 및 교원의 부족으로 본인이 전공하지 않은 전공과목을 가르치게 되는 경우도 많다. 교육부에서 수행하고 있는 각종 평가도 그 긍정적인 효과에도 불구하고 대학을 학생들에게 소위 말하는 스펙 쌓기와 이력서 작성법을 가르치는 곳으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

기초학력이 부족한 고교 졸업생을 입학시키려는 일부 일반대학들과 우수한 고교 졸업생만을 입학시키려는 소위 말하는 명문대학들의 태도는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이기적인 노력의 발로라는 사실은 관계자가 아니더라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대학이 취하고 있는 일련의 태도들이 결국 자립형사립고, 과학고등학교, 외국어고등학교 입학을 위한 피를 말리는 경쟁, 그로 인한 심각한 중2병, 가정의 불안정, 심지어 저출산이라는 사회현상을 만들어내고 있지 않은가?

대학이 문제의 중심에 있다. 고도의 지식경제사회에서 대학의 국가와 사회, 그리고 가정에 대한 책임과 사명감을 대학 스스로 다시 되새길 필요가 있다. 이제 진정으로 대학의 자기혁신과 자기 정화적 노력이 있어야 한다. 오늘날 많은 교육문제들이 대학으로부터 비롯되었는지 대학 스스로 의문을 가져보고 명쾌한 해답을 정부, 교육부, 시민단체 등에게 제시할 때다. 대학은 외부의 힘에 의해서가 아니라 대학 내부의 노력에 의하여 구습과 관행을 잘라내 버려야 할 것이다. 아마도 대학은 이미 불편하지만 명쾌한 정답을 인지하고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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