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5>진주게스트하우스
힘내라 소상공인 <5>진주게스트하우스
  • 박성민
  • 승인 2014.11.23 00: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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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곳 없는 진주' 40대 주부의 겁 없는 도전
▲ 평범한 주부인 이기숙씨가 진주에도 외국인이나 가족이 편하게 쉬었다 갈 수 있는 곳이 있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게스트하우스를 열었다. 진주게스트하우스는 1인실부터 6인실까지 다양하며 진주성 인근에 지난 10월 오픈했다.

 

낯선 사람들이 스스럼없이 어울린다. 서로의 여행정보를 공유하며 곧 게스트들은 친구가 된다. 게스트하우스는 전세계 여행객을 하나로 묶는 공간이다.

국내에선 일찍이 자리잡은 제주를 비롯 서울 종로와 홍대, 지방대도시 중심으로 게스트하우스들이 운영되고 있다. 도내에서는 관광지인 남해와 통영을 중심 게스트하우스들을 하나둘 볼 수 있다. 최근 진주에서도 진주의 보물, 진주성 근처에 예쁜 게스트하우스 하나가 마련됐다. 진주에서 두번째로 탄생한 ‘진주게스트하우스(더 패밀리 호텔)’를 찾아 그 특별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진주의 매력에 빠진 게스트들

남강유등축제를 비롯한 진주의 10월 축제가 열리면 관광객은 숙소 구하기에 애를 먹는다. 호텔은 가격이 부담스러운데다 그마저도 빈 객실이 없다. 결국 통영·사천·거제 등지에서 숙박 하거나 익숙치 않은 모텔을 찾아야 했다.

이기숙(42·여)진주게스트하우스 대표는 늘 이부분이 아쉬웠다. 여행을 다니면서 좋은 기억으로 남아 있던 게스트하우스에 대한 로망을 현실로 이뤄내고 싶었다. 마침내 이 대표은 ‘진주게스트하우스(진주시 남강로 633번길 9-3)’라는 이름으로 지난 10월 1일 남강유등축제에 맞춰 문을 열었다.

‘울산마을기업연구회’ 15명의 첫 손님을 시작으로 많은 외국인과 관광객들이 이곳을 찾았다. 아일랜드, 프랑스, 독일, 콩고, 아이슬란드 등 국적과 인종이 다른 사람들이 게스트하우스라는 공간에 모여 자신들의 이야기를 꽃피웠다. 게스트들은 축제기간 진주의 아름다움에 빠져들며 진주성과 청곡사, 남강의 매력에 푹 빠졌다. 당초 1박을 계획하고 왔던 한 아일랜드인은 진주에서 4일간 더 머무르기도 했다.

이 대표는 “게스트하우스를 하면서 내가 알지 못했던 진주에 대해서도 많이 배우게 되고 알고보면 가볼 만한데가 너무 많은 것 같다. 특히 외국인들은 청곡사를 매우 특별히 생각하고 꼭 찾아가는 관광명소다” 며 “진주박물관 등과 연계해 진주 곳곳의 보물같은 관광지를 게스트들에게 소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축제기간 채워주던 외국인 이외에도 전지훈련을 온 운동부원들, 블로그를 보고 찾아온 게스트, 연주회를 위해 찾아온 오케스트라 단원들. 지금도 각자의 사연이 있는 게스트들이 진주게스트하우스의 공간을 재창조하고 있다.


 

▲ 진주게스트 하우스 2인실



◇ 진주성에 하나쯤은 있어야 하는 곳

축제에 맞춰 게스트하우스를 오픈했지만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진주성 공북문 인근의 오래된 여관을 인수했다. 이 대표는 곧바로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직접 인부를 데려 작업에 나섰다. 내장설비가 노후화돼 예상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투입됐다. ‘게스트하우스’라는 업종이 따로 없어 사업자등록증을 내는 과정에도 우여곡절이 있었다. 리모델링 현장으로 관공서로 분주하게 다닌끝에 축제의 시작인 10월 1일 오픈을 하게 됐다.

총 17개 객실이 있는 진주게스트하우스는 각각 6인실, 4인실, 3인실, 2인실, 1인실이 구비돼 있다. 입실시간 오후 4시, 퇴실은 오전 10시 30분으로 체크인 시간이 늦지만 청결에 최대한 초점을 맞추고 객실을 운영한다. 출입문은 방화문으로 제작했고 안전을 위해 각 출입문은 디지털도어락을 설치했다. 또 1층 안내실 앞에는 진주관광안내도를 항상 비치하고 있다. 물론 아침식사로 따뜻한 토스트와 삶은계란이 제공된다. 진주게스트하우스는 특히 진주성과는 불과 2~3분 거리(진주성 공북문 앞 CU편의점 골목)에 있어 아침 진주성 산책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지금은 축제 후 게스트들이 찾는 횟수가 점점 줄어들며 한 풀 꺽였지만 연말분위기와 다가오는 새해를 기점으로 진주를 찾아줄 게스트를 기다리고 있다.

이 대표는 “진주사람이면 다 그렇겠지만 제가 무척이나 진주성을 좋아한다. 이런 훌륭한 장소 근처에 여행자를 위한 숙소가 하나쯤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 시작했다”고 말했다.

뜬금없이 숙박업을 시작하려하자 주변의 만류도 많았다. 이 대표는 “여행객을 대상으로 해서는 장사하기 어려울 거라고 주위에서 반대가 많았다. 유등축제 이후 손님이 많이 줄었지만 블로그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다. 어렵더라도 게스트하우스라는 취지에 맞게 운영해 나가려고 한다”고 밝혔다.

 

▲ 진주게스트하우스 6인실 도미토리



◇ 진주찾는 여행자의 안식처

축제기간에 맞춰 문을 열다보니 아직 부족한 부분들이 있다. 지하공간은 아직 작업조차 못했다. 향후 게스트들이 쉴 수 있는 공간으로 구상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곳저곳 이 대표의 손길이 많이 갔다. 아기자기한 소품과 인테리어는 여느 모텔에서 느낄 수 없는 장면이다. 특히 침구와 객실의 청결에 신경을 많이 쓴다. 여행객들이 오는만큼 행여 진주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까 그렇다.

최근 세계적 호텔예약사이트인 ‘아고다’와 제휴하면서 진주게스트하우스를 알리고 있다.

이 대표는 “손님들과 이런 저런 사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 이 일이 즐겁다. 큰 돈은 벌기 어렵겠지만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것이 매력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손님은 내집에 머물러 오시는 분들이다. 작은 곳이지만 잘 쉬고 간다는 말을 해 주실때가 가장 기분 좋다”고 덧붙였다.

그는 “진주게스트하우스를 통해 진주가 지나가는 도시가 아닌 머무르는 도시가 됐으면 한다. 진주에 여행자를 위한 시설들이 더 많이 생겼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박성민기자 smworld17@gnnews.co.kr


<주중 객실가격>
도미토리 6인실:1인가격 2만원
도미토리 4인실:1인가격 2만5000원
1인실: 1실기준 3만9000원
2인실: 1실기준 4만9000원
3인실: 1실기준 5만9000원
블로그주소:http://blog.naver.com/q0877, 검색창에 ‘진주게스트하우스’

 

▲ 지난 진주남강유등축제때 진주게스트하우스를 찾은 프랑스인줄리엣(오른쪽 앞)을 비롯해 게스트들. 진주게스트 하우스 이기숙(왼쪽 앞)대표와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진주게스트하우스
▲ 지난 10월 진주서 인근에 오픈한 진주게스트하우스 전경. 1인실부터 6인실까지 17개 객실로 이뤄져 있다. 여행자숙소로 만들기 위해 기존의 여관을 리모델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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