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말 산업과 지역경제 <하>
한국 말 산업과 지역경제 <하>
  • 박성민
  • 승인 2014.11.27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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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마중심 산업구조 벗어나 선진국형 도약
국민소득 1만불 시대에는 등산과 조깅, 2만불 골프, 3만불은 승마, 4만불은 요트가 국민 레포츠로 각광을 받는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이미 등산과 조깅은 대중화됐고 골프 역시 스크린골프가 붐을 이루면서 젊은층까지 파고들었다. 한국에서도 3만불 시대가 도래하면 말산업의 한 축인 승마가 새로운 레포츠로 부상할 것이라고 전망된다. 국내에서는 이미 스포츠와 오락적 요소가 결합된 경마가 대중화돼 서울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을 합쳐 연간 매출액 7조5000억원, 입장인원 1600만명이 이르고 세금납부는 1조5000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말산업에 장밋빛 미래만 있는 것은 아니다. 말은 2월~6월 봄에만 임신하고 기간도 11개월에 달하기 때문에 단기간 사육두수를 늘리는데 어려움이 따른다. 또 국내말산업은 말생산 2.4%, 경마·마주 87.5% 승마 1% 등 경마에 집중돼 있어 선진국에 비해 기형적 구조를 띄고 있다. 말산업 선진국인 미국이 경마 26%, 관광(말쇼 등)28%, 레저(생활승마, 트레킹 등)32%, 기타 14% 이뤄진 것과 사뭇 다르다. 특히 미국은 경마보다 관광·말쇼부분이 매출 및 고용효과가 경마보다 더 크다.

그동안 한국 말산업은 경마 위주 성장으로 승용마와 재활승마 인프라가 부족했다. 말조련 및 승마 지도사가 없어 얕은 지식의 사람들이 강습하는 경우도 이뤄지고 일부 업자들과 조교사들이퇴역 경주마를 비싸게 승마장에 팔기도 한다. 정통승마 교본도 부족해 본격적인 승마시대를 열기에는 걸음마 단계다. 말산업이 지금의 문제점을 딛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경마중심 산업구조를 극복하고 재활 및 교육승마, 말조련사 육성에 집중투자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말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승마 이외에도 마육산업 즉, 말고기 대중화도 한 방법이다. 말고기는 최근 기능성 물질로 부각된 팔리톨레산(Palmitoleic acid)이 소고기와 돼지고기에 비해 3~4배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팔리톨레산은 피지의 주요성분으로 피부나 모발 치료상품으로 유용하다.

현재 말고기는 제주를 중심으로 퇴역마를 활용해 생산 중이다. 하지만 일본과 달리 말고기 전용품종 부재로 육질 향상에 한계가 있다. 말은 살아있는 때 더 많은 비용으로 거래되기 때문에 고기용 판매 시 농가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지금의 유통체계로는 말을 잘 키워 고기를 만들어도 소득이 보장되지 않는다. 아직도 말고기를 터부시하는 문화를 극복하는 것은 말고기산업이 지닌 과제로 볼 수 있다.

결국 친환경 산업으로의 장점을 살리고 다양한 가공품 및 상품 개발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종언 前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 연구원·힐링팜 대표는 “말고기 대중화를 위해서는 전용 품종 육성으로 소비 대중화 촉진하고 유통체계 확립해야 한다”며 “생산이력제를 도입하고 축산물 공판장을 이용한 투명한 도축으로 앞으로 가정요리로서의 말고기 정착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smworld17@gnnews.co.kr

 
제주경마공원은 연간 95일 경주수 850여차례에 걸쳐 총 530두의 경주마 승부를 벌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21일 오후 제주경마공원을 찾은 인파.
국내 말산업은 경마가 80%를 차지할 할 만큼 비중이 막대하다. 스포츠와 오락적 요소가 결합된 경마는 대중화돼 서울경마공원, 부산경남경마공원, 제주경마공원을 합쳐 연간 매출액 7조5000억원, 입장인원 1600만명, 세금납부 1조5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세계 말장구 시장, 우리의 도전과제”
이정순 산새미 영농조합법인 대표


지난 2005년 설립된 산새미 영농조합(이하 산새미)은 지역주민 15명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이다.

제주 380명의 말생산자협회 회원들과 협약을 맺고 출범했다. 이곳에선 마골, 마육, 마피, 마유, 말태반 등 말의 모든 것을 사용한다. 쓸모없다고 인식됐던 제주마 부산물을 활용해 화장품을 만들어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산새미의 화장품은 콜라겐과 아미노산 등이 풍부한 말 태반을 사용하기 때문에 피부재생에 효과적이다. 또 산새미는 3년 방목하고 6개월 비육시킨 제주마를 이용해 신선한 말고기를 선보이고 있다. 특히 그 맛과 질이 좋아 다른 육류보다 소화 흡수율이 뛰어나고 저지방 고단백 식품으로 칼로리와 콜레스테롤 함량이 적다. 또 제주 해발 1400m 아래에서 자생한 5년 이상 탐라오가피 뿌리만을 고집해 새로운 가공제품을 개발 중이다.

산새미는 육·식가공외에도 공산품 사업에 박차를 가해 말가죽을 이용한 핸드백, 서류가방, 액세서리 유통에 나섰다.

이정순 산새미 영농조합법인 대표는 “승마화 하나를 개발하는데도 1년 이상 소요된다. 직접 저를 비롯해 직원들이 승마를 체험한 다음 기능적으로 편리하고 안장과 어우려진 상품을 만들고 있다”며 “세계적으로 마장구시장은 크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반드시 우리나라가 도전하고 뚫고 나가야 할 과제다. 정부차원에서도 꼭 산새미 뿐 아니라 전국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셨으면 한다”고 말했다. 영농조합이면서 사회적기업이기도 한 산새미는 직원 31명 가운데 20명이 장애인을 고용하는 등 지역일자리 창출에도 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이 대표는 “올해는 세월호 사건 이후 내륙판매도 줄어들고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같이 일하는 식구들과 앞으로 더욱 노력할 것”이라며 “말 생산자와 마사회 등 관련 기관과의 상생으로 새롭게 도약하겠다”고 강조했다.

박성민기자 smworld17@gnnews.co.kr


 
이정순 산새미 영농조합법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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