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제 > 경제기획
<초보농사꾼의 귀농일지> 퇴비 뿌리기퇴비 완전발효 시켜야 효과적
경남일보  |  gnnews@gnnews.co.kr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승인 2014.11.30  22:18:57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포근한 날씨가 며칠 계속됐다. 찬바람이 분다는 절기, 소설도 지나 본격적인 겨울날씨가 시작돼야 하는데 계절이 거꾸로 가는 것 같다. 눈발이 날리고 찬바람이 불어야 할 때에 눈 대신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지면서 계절 감각을 찾을 수 없다. 비가 내린 양도 많아 가을비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로 밤새 내렸다.

최근 아침에 안개 끼는 날이 많아 오전 일은 쉬는 날이 잦아졌다. 봄이나 여름처럼 바쁜 일이 없으니 새벽부터 서둘러 밭이나 들로 나갈 필요는 없다. 그러나 논농사와 밭농사만 짓던 예전과 달라 내년 농사를 준비하기 위하여 겨울 내내 손을 놓고 쉴 수는 없다.

지난주부터 시작한 매실과수원에 퇴비 넣는 일을 마무리 지었다. 올해는 해마다 쓰던 것을 바꿔 계분에 왕겨를 섞어 발효시킨 퇴비를 주문해 뿌렸다.

이 퇴비를 사용해본 친구가 추천을 해서 지난 달 받아 쌓아두었다가 뿌리게 된 것이다. 퇴비는 완전히 발효 끝난 것을 사용하면 나쁜 냄새도 없고 가벼워 작업 능률도 올라간다. 비닐로 덮어 한 달을 쌓아놓았던 퇴비에 남아있던 수분이 빠지고 냄새 또한 없어져 일하기 훨씬 편했다.

먼저 포대에 담긴 퇴비를 엔진이 달린 운반구에 싣고 매실과수원으로 옮겨 한그루에 한 포씩 내렸다. 지난해 매실나무 사이사이로 농약살포기를 비롯한 각종 농기구가 다닐 수 있도록 길을 뚫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길을 내기 전에는 경운기가 운반할 수 있는 곳에서 한 포씩 어깨에 메어 날라야 했던 것이다. 퇴비 내는 일이 힘들다 보니 제 때에 퇴비를 뿌리지 못하는 것은 물론이고 늘 일이 밀려 어려움이 많았다. 예전 같으면 과수원까지 나르는데도 서둘러야 열흘은 족히 걸렸을 일을 이틀 반 만에 끝냈다. 운반한 퇴비포대를 뜯어 뿌리고 고르게 펴는데 한나절이 걸렸으니 사흘 만에 매실과수원 퇴비 주는 일을 마친 셈이다.

지난해부터 과수원에 가뭄 때 사용할 관수시설을 설치하기 위하여 여기저기 알아보았다. 사용할 지하수를 파기 위하여 지하수맥을 찾아 몇 군데 검사도 해 보았으나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을 수 없었다. 어렵게만 생각했던 관수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물은 기존에 있던 지하수를 함께 이용할 수 있도록 허락을 받고 수전설비를 바꾸고 시설도 보완했다.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사용하기 위하여 설치한 관정이라 퍼 올릴 수 있는 물의 양이 충분하지는 않았지만 매실은 다른 작목과 사용시기가 달라 가능한 일이었다.

먼저 가까운 곳에 있는 관수시설이 된 과수원을 둘러보았다. 많은 사람을 만나 여러 가지 자문도 구했다. 물에 대하여 몰랐던 것을 배우는 기회가 되었다. 특히 우리지역은 물이 부족한 형편이라 적은 물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는 방법을 더 찾아봐야 될 것 같았다. 한 번 설치하면 오랫동안 사용해야 하는 시설이라, 작업을 서두를 것이 아니라 우리 과수원의 위치와 매실에 꼭 맞는 장비와 설비를 더 찾아보기로 했다.

농사일이 고되고 힘은 들지만 때때로 생각하지도 못했던 작은 수확에 기쁨을 맛보기도 한다. 서리가 내리고 무성했던 잎이 마르자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누렇게 익은 호박이 여기저기 드러났다. 호박을 심을 때는 여름에 부드러운 잎을 따 쌈이나 즐기자고 심었다. 처음에는 구덩이에 난 잡초도 뽑고 한동안 돌보다가 장마철이 지나자 하루가 다르게 자라는 풀을 이길 방법이 없어 손을 놓아 버렸다. 그리고는 바랭이 속에 파묻혀 사라져버린 호박을 잊고 지냈다.

까맣게 잊고 있었던 곳에서 호박을 찾은 것은 매실나무에 퇴비를 뿌리면서였다. 누런 호박이 자리한 곳은 호박구덩이에서 멀리 떨어진 매실과수원 언덕이었다. 바랭이와 잡초 사이에서도 죽지 않고 먼 곳까지 덩굴을 뻗어 호박이 달린 것이다. 그것도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가 여기저기 널려 있었다. 열매가 늦게 열렸던지 누렇게 익지 못한 것이 더 많았다. 아내는 푸른 호박을 보고 조금 일찍 애호박 때 발견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아무 쓸모가 없어 버리게 된 호박이 아까워서 일 것이다. 옛날에는 익지 않은 호박을 모았다가 작두에 잘라 소 먹이로 쇠죽을 끓일 때 넣었다. 지금은 소를 키우지 않으니 아무 쓸모가 없게 되었다. 생각해보면 버리는 것이 호박뿐이겠는가?/정찬효·시민기자

 
귀농일지
퇴비는 완전히 발효 끝난 것을 사용하면 나쁜 냄새도 없고 가벼워 작업 능률도 올라간다. 비닐로 덮어 한 달을 쌓아놓으면 남아있던 수분이 빠지고 냄새 또한 없어져 일하기 훨씬 편해진다. 올해는 해마다 쓰던 것을 바꿔 계분에 왕겨를 섞어 발효시킨 퇴비를 매실나무에 주문해 뿌렸다.
경남일보의 다른기사 보기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
자동등록방지용 코드를 입력하세요!   
확인
- 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 / 최대 400byte)
- 욕설등 인신공격성 글은 삭제 합니다. [운영원칙]
이 기사에 대한 댓글 이야기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