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붉고 푸른 밤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붉고 푸른 밤
  • 경남일보
  • 승인 2014.12.10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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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카시-붉고푸른밤

 

<붉고 푸른 밤> -조영래

바다와 강이 만나는 곳
표류하던 마음들이 묶였다

나는 늘 열린 세계를 꿈꾸었고
너는 언제나 한쪽으로만 흐르길 원했지
밤이 찾아오는 시간, 반쪽 둘이 나란히 누웠다


 

 

이십 대에 사랑하고 삼십 대에 결혼해서 일흔 혹은 여든까지 함께 흘러가는 것에 대해 생각해 본다. ‘바다와 강’처럼 각기 다른 물줄기들이 한데 어우러지듯, 이십 년 넘게 다른 삶을 살던 사람들이 몇 년 혹은 몇 달 만의 감정으로 혼인을 하고 수십 년을 함께 흘러가는 것에 대하여 ‘표류하던 마음들’을 묶었던 매듭 한 끝에 가끔 아파하다가도 ‘밤이 찾아오는 시간’이면 ‘나란히 누워’ 도란도란 서로의 낮 시간들을 도닥이며 함께 잠드는 것에 대하여. 그런데 우리들은 그 곱디고운 ‘시간’들을 함부로 여기는 것은 아닌지 돌아볼 일이다. 단지 외롭다는 이유만으로 그 외로움이 마치 모든 일탈의 정당방위처럼 내세워지는 세상. 오래도록 ‘반쪽 둘’이 함께 흘러갈 시간들을 생각하면 외로움은 참 별것도 아닌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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