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동봉(感謝同封)
감사동봉(感謝同封)
  • 경남일보
  • 승인 2014.12.14 1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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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상원 (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황상원
한 해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시간은 흐르는 것이 아니라 쌓이는 것이라지만, 헛헛한 심정은 어쩔 수가 없나 봅니다.

한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 해를 맞이하면서 고마운 분들과 죄송한 분들이 떠오르는 것은 인지상정입니다.

그분들에게 연말연시에 보내는 마음의 글이 연하장입니다. 최근에는 이메일이나 SNS, 모바일 메시지로 연하장을 보내는 게 일상적인 모습이라고 하니 세상이 참 많이 변하긴 변했습니다.

옛 어른들에게는 세함(歲銜)이라는 풍습이 있었다고 합니다.

새해가 되면 자신들의 이름을 써넣은 단자(單子)를 만들어 인사를 드리고 싶은 집을 찾아가고, 그 집에서는 문 안에 옻칠한 소반을 두어 그 위에 단자를 올려 놓게 하였는데 이 단자를 ‘세함’이라 불렀습니다.

새해에는 일가친척들을 만나기 위해 집을 비울 수가 있는데, 이때 다른 사람이 인사를 오면 허탕을 칠 수 있겠지요. 이때 세함을 놓고 가면 집 주인은 누가 다녀갔는지를 알았다고 합니다.

새해에 서로 만날 수 없는 사정을 헤아려서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참 좋은 풍습이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세함의 또 다른 미덕은 설날을 빙자한 뇌물의 싹을 잘라 부정부패를 합리화하는 명분을 제거했다는 데 있습니다.

‘지체 높은’ 관리들은 새해에 세배 손님을 받지 않고 세함만 받았다고 합니다. 세배를 받지 않으니 선물(뇌물)을 받을 수도 없었겠지요.

세함은 사라지고 엽서를 지나 지금 우리는 컴퓨터와 모바일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 다음은 어떤 연하장이 등장할까요.

물론 중요한 것은 매체가 아닙니다. 시대를 관통하는 연하장의 본질은 감사입니다. 은혜를 입었으면 인사를 하는 것이 마땅한 도리겠지요.

감사의 인사는 시기가 중요합니다. 때를 놓치면 다음을 찾기가 더욱 어려워지는 법입니다. 다행히 2014년이 며칠 남았습니다. 독자 여러분, 누군가에게 감사를 동봉한 연하장 한 통 보내시지 않겠습니까.

황상원/창원대학교 대외협력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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