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이야기>시대별 콩 변천사
<농업이야기>시대별 콩 변천사
  • 경남일보
  • 승인 2014.12.2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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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달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관)
1948년 우리나라는 농지개혁법을 비롯한 각종 제도를 정비하면서 국가 기반을 조성했다.

정부에서는 식량난을 해결하기 위해 미국의 남은 농산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이어 1, 2차 농업증산5개년계획(1953~1962년)을 수립한다. 경종법 개선 및 종자 개량에 역점을 두고 증산시책을 추진한 것이다. 이때부터 콩의 우량종자 보급과 생산성 향상에 큰 관심을 가졌다. 우량 재래종 콩으로부터 순계분리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 교배를 통해 품종을 개량하고 외국의 우량품종을 도입해 국내 적응성을 검토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 1960년 함안, 장단백목, 충북백, 금강대립, 부석, 익산, 육우 3호 같은 우량 재래종이 전국의 장려품종으로 결정됐다.

1960년대 중반에는 농공병진정책을 위한 제 2차경제개발5개년계획(1967~1971년)과 식량증산7개년계획(1965~1971)이 수립됐다. 콩을 포함한 여섯 개 주요 작물의 종자를 짧은 기간내에 전면 갱신한다는 세부방침 아래, 콩 육종사업도 크게 강화됐다. 1969년 국내 최초 인공교배로 육성된 ‘광교’ 품종이 보급됐고 힐콩, 셸비, 은대두 같은 외국 품종도 함께 보급하기 시작했다.

제3차경제개발5개년계획(1972~1976년)과 새마을운동이 시행되었던 1970년대는 새로운 농촌가꾸기와 소득증대 사업을 통한 도시, 농촌의 소득격차 해소가 목표였다. 이 시기는 국내 농업연구기관과 국제 연구기관 사이에 협력과 공동연구가 활발히 시작된 때이기도 하다. 콩 육종사업 분야도 1976년 아시아채소연구개발센터(AVRDC)에서 세대촉진을 시작해 오늘에 이르렀다. 교잡육종 초기에는 장류용 품종육성이 중점이었으나, 1970년대 후반부터는 장류콩, 나물콩, 풋콩용 같이 식용콩 품종육성 목표가 용도별로 세분화 됐다. 1970년대에 육성된 품종들은 단엽콩을 제외하고는 강림, 동북태, 백천, 장엽콩, 황금콩(1980) 같은 장류용 품종이 농가에 보급된다. 그 중에서도 황금콩은 배꼽이 황색이고 종실의 크기가 크며, 품질이 우수하여 아직도 소비자가 즐겨찾는 품종 가운데 하나다.

1980년대는 경제성장과 산업구조 변화로 청장년층의 탈농현상이 빈번했다. 농촌 노동력 부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기계화 적응품종과 생산 비용을 줄이기 위한 기계화 재배기술 개발에 주력하게 됐다. 비바람에 강하면서 비교적 키가 큰 무한신육형인 무한콩, 장수콩, 장경콩 같은 기계화 적응 품종들이 육성되고 생산량이 많은 품종으로는 키가 작고 비바람에 강하며 빽빽하게 심어도 잘 자라는 팔달콩이 육성됐다. 1980년대에는 팔달콩, 은하콩을 비롯하여 많은 품종이 농가에 보급된다.

1993년 말 우루과이라운드가 타결되고 1995년부터 WTO 체제가 출범했다. 농업 개방화가 시작됨에 따라 우리 농업은 일대 전환기를 맞은 것이다. 이 시기에는 국제화 및 시장개방에 따라 밀려들어 올 수입콩과 차별화된 국산 식용콩의 자급률 향상이 시급한 과제였다. 이용 목적에 맞춘 품종개발과 품질의 고급화에 주력하여 용도별로 다양한 품종이 생겼다. 대표적인 성과로는 1997년 대립종이면서 품질이 뛰어난 대원콩을 개발하여 기존 품종인 황금콩을 대체하게 됐고 단백질 함량이 48% 이상인 단백콩과 새단백콩, 그리고 비린내가 나지 않는 진품콩과 진품 2호 등이 육성됐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콩 육종사업의 방향과 목표는 시대적 상황과 주변 환경에 대응하여 변해 왔다. 앞으로도 수요자와 환경 변화 등에 대처하여 능동적으로 변화와 진화를 거듭해 나갈 것으로 본다


 
강달순 경상남도농업기술원 작물연구과 농업연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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