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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농사꾼의 귀농일지>매실나무 가지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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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4.12.21  21:5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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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파가 한 차례 지나고 나자 많은 것이 바뀌었다. 지난주까지 무 배추가 산더미처럼 쌓였던 김장시장도 사라졌다. 마지막 겨우살이 준비로 분주했던 오일장 분위기도 시들해 장마당이 을씨년스럽게 변해버렸다. 텅 비어버린 들판을 가로지르는 북풍에 지푸라기가 날고 전깃줄이 우는 것을 듣게 되니 몸도 마음도 저절로 움츠러든다. 올해는 대부분의 농작물 가격이 예년에 비해 턱없이 떨어져 농민들의 어려움이 컸다. 지난해에도 양념 채소인 마늘과 양파는 물론 감자 값이 형편없어 인건비도 못 건진다며 수확을 포기하는 경우를 보았다. 해마다 반복되는 농산물 가격파동을 보며 한숨을 지어보지만 뾰족한 대책을 찾지 못하는 것이 아쉽다. 올해처럼 태풍 같은 자연재가 없는 해는 대부분의 농작물, 특히 과일이 풍작을 이뤄 가격이 폭락하는 사태가 발생한다. 풍년이 들면 기뻐해야할 농민들은 더 큰 근심에 빠져든다. 자조 섞인 말로 큰 태풍이 쓸고 가버려야 어느 한 쪽의 농민이라도 산다고들 한다.

지난해에는 싼 마늘 양파를 사다 탄화물을 만들어 두기도 했다. 마음 같아서는 쌀 때 많이 만들어 두고 싶었지만 탄화물 만드는데 드는 연료비 때문에 그렇게 할 수 없었다. 탄화물을 만드는데 사용하는 농작물은 상품이 아닌 파지를 주로 사용하기 때문에 원재료 값이 부담이 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내년 농사에 사용할 마를 탄화키로 했다. 마침 수확할 때 부러지고 농기계에 찍혀 상처가 난 파지가 있어 싼 원료를 쉽게 구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마는 저온 열분해가 쉽게 되지 않기 때문에 많은 시간이 걸린다. 양파나 마늘을 탄화할 때보다 훨씬 많은 시간 동안 열을 가해야 한다. 같은 온도로 열을 가해도 원재료에 따라 탄화에 걸리는 시간이 천차만별인 것을 보면서 신비롭게 느끼고 있다. 식물마다 구성성분이 달라서 그럴 것이라고 짐작은 하지만 지켜보면서 많은 것을 느끼고 있다. 처음 탄화기를 보면서 단순하게 생각했던 것이 갈수록 어렵고 힘이 든다. 감자를 탄화하면서 시간을 잘 못 지켜 탄화시간이 조금 모자라자 녹말이 굳어 그대로 남아 있는 것을 보고 놀랐다. 남은 재를 아무렇지 않게 생각해 그냥 버렸다가 불을 내기도 했다. 완전히 식어 불씨가 없는 것 같았던 재에서 불이 붙는 것을 보면서 신기하게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그리고 재에다 물을 부었다가 더 큰 혼란을 격기도 했다.

이달 초부터 매달렸던 과수원 관수시설 설치작업을 끝냈다. 날씨가 추워 물이 제대로 나오는지 시험까지는 하지 못했다. 시험을 잘못하여 남은 물이 얼면 급수관이 터질 것 같아서다. 내년 봄 날씨가 풀리면 물을 흘려 관속에 남은 이물질을 제거한 해도 늦지 않기 때문이다.

과수원 가지치기 작업을 시작했다. 해마다 해오던 대로 매실나무부터 시작했다. 매실은 꽃이 일찍 피고 수액이 다른 나무보다 빨리 흐르기 때문에 서두르는 것이 좋다고 한다. 매실나무는 가지치기 하는 것이 다른 나무에 비해서 힘이 많이 든다. 다른 나무에 비해서 단단하기 때문에 전정가위로 잘라도 쉽게 잘리지 않는다. 그리고 자른 가지를 과수원에 그냥 두어서는 안 되고 파쇄기로 부수거나 따로 옮겨야 한다. 그냥 바닥에 버리면 가지가 말라 철사처럼 단단하게 바뀌어 세월이 지나도 쉽게 썩지 않기 때문이다. 여름에 풀베기 등 다른 작업을 할 때 남은 가지가 방해가 될 뿐 아니라 부상을 당할 수도 있어 위험하다.

매실나무 가지치기를 할 때 굵은 가지는 전동가위로 자르고 작은 가지는 그냥 전정가위를 이용했다. 먼저 전동가위로 큰 가지를 정리하고 난 후 일반 전정가위로 작은 가지를 잘랐다. 전동가위로 작은 가지를 자르면 때로는 가위에 가지가 끼여 말끔하게 잘리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나무 수형은 낮게 유지해 매실을 수확할 때 어려움이 없도록 했다. 또한 너무 낮은 가지도 농기계가 작업하는데 방해가 되지 않도록 잘라 없앴다. 한동안 매실나무와 함께 지내야 할 것이다.

/정찬효·시민기자

 
매실나무 가지치기
매실은 꽃이 일찍피고 수액이 다른 나무보다 빨리 흐르기 때문에 가지치기 작업을 서두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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