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수술과 부모교육
성형수술과 부모교육
  • 경남일보
  • 승인 2014.12.23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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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며칠 전 서울 서초구의 한 성형외과에서 턱을 깎는 수술을 받던 21세 여대생이 의식을 찾지 못하고 끝내 숨지고 말았다. 정확한 사망경위와 원인은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일이지만 한 해를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또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사망사고가 일어나 참으로 착잡한 심경이다.

한 번씩 터지는 성형수술 부작용 사망사건이 이제 우리에게는 만성이 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우리사회가 어쩌다 이렇게 대놓고 성형수술이 무분별하게 일어나는 사회가 되었을까. 특히 요즈음 같은 취업시즌이 되면 여대생뿐만 아니라 남대생들도 성형에 발 벗고 나선다는 것이 공공연한 비밀이다. 이러다보니 서울의 일부 대형 성형외과들은 넘쳐나는 취업생들의 성형수술을 위해서 병원이 아니라 거의 공장 수준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한다. 의사 수십명이 성형환자들의 부위별 수술시간과 하루 수술 건수를 할당받는다고 하니 가히 병원이 아니라 공장이라는 표현이 더 적절한지도 모르겠다. 이건 정말이지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의료행위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것이다.

사태가 이렇다 보니 살인을 부르는 ‘무분별 성형’을 법으로 막아야 한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물론 미모를 우선으로 치는 기업들의 면접방식도 일말의 책임은 있겠지만, 너도나도 성형으로 자신의 약점을 막아 보겠다는 젊은 취업생들의 태도도 문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취업이 어디 미모만 갖춘다고 해서 모두 잘 이뤄지겠는가. 정말 그렇게 생각한다면 미모와 관계없이 취업해서 열심히 살고 있는 직장인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필자가 여기서 논하고 싶은 것은 취업을 앞둔 직장인들의 가치관에 대한 것이다. 어떤 꿈을 가지든, 어떤 일을 하든 가장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여지는 꾸며진 모습이 아니라 젊음이 내뿜는 내적인 당당함, 그리고 그런 배경에서 나오는 젊은이의 패기와 용기가 중요하며, 그런 사람만이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물론 화상으로 얼굴이 극단적으로 망가져 버렸다든지, 아니면 태어나면서 선천적으로 결함을 가진 얼굴모습이어서 성형으로 자신의 모습을 변화시켜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데 도움이 되는 경우라면 성형을 적극 찬성할 수도 있다. 그렇지 않고 평범한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성형을 원한다면 이는 각성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

필자도 대학에 있어 여러 유형의 대학생들을 만나고 있다. 그 중에서는 가끔은 정말 성형을 해서 상대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는 표정으로 변하는 긍정적인 모습도 보고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대학생들의 경우 자연적인 그 모습 자체가 젊음으로 빛나고 아름다운 경우가 거의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방학만 지나고 오면 모두가 쌍꺼풀 수술로 똑같은 모습이 되어 버리거나 아주 어색한 생소한 얼굴로 변해 오기도 한다. 그럴 땐 정말 쳐다보기가 난감할 때가 많다.

요컨대 자신의 괜찮은 얼굴에 손을 대어 매우 어색한 모습으로 변해 나타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에는 대부분 부모가 함께하리라 생각한다. 필자는 부모교육을 담당하고 있는 입장에서 자녀들의 가치관을 제일 먼저 형성시키는 것은 부모이기 때문에 부모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느냐에 따라 자녀들의 가치관이 절대적으로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는 속담을 빌리지 않아도 자녀들의 가치관은 모두 부모의 가치관 영향에 달려 있음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이다. 자녀들의 무분별한 성형수술을 막기 위해서는 먼저 부모들의 올바른 가치관 점검이 선행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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