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2015년의 상선약수(上善若水)
[의정칼럼]2015년의 상선약수(上善若水)
  • 경남일보
  • 승인 2014.12.31 1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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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당신 인생인데, 그 안에 왜 당신이 없노?”, “내는 그래 생각한다.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기 참 다행이라꼬.”

한국전쟁 이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격동의 역사현장을 온몸으로 치열하게 살아온 영화 ‘국제시장’에서 윤덕수의 대사다. 가족 생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며 오직 가족을 지켜내고자 했던 우리 아버지들의 이야기다. 힘겨웠던 시대에 혼자 살아내기도 버거운데 가족을 우선으로 여겼던 그 힘들었던 그때 그 시절. ‘괜찮다’ 웃어 보이고 ‘다행이다’ 눈물 훔치며 힘겹지만 꿋꿋했던 아버지의 모습을 보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대중문화는 그 시대 그 사회 구성원들의 목마른 심적 갈증을 가장 잘 표현할 때 소위 대박에 성공한다고 한다. 요즘 극장가에는 가족영화의 흥행이 돋보이는데, 이는 역설적으로 냉혹하고 각박한 이 사회에서 인간의 따뜻함에 목말라하는 우리 세태를 말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2014년을 시작하며 교수신문이 선정한 희망의 사자성어는 어지러운 번뇌에서 벗어나 깨달음에 이른다는 ‘전미개오’였다. 하지만 2014년은 ‘지록위마’가 잘 어울리는 한 해가 되고 말았다. 세월호 사고로 온 국민이 슬픔에 빠지고, 그 슬픔이 분노로 변한 온갖 부정부패와 본질을 호도하며 쌓여온 사회적 적폐, 일부 재벌들의 의식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항공기 리턴사건, 대통령 측근들의 암투 등 속임수가 판을 친 한 해였다. 그렇더라도 우리는 또 한번의 희망을 준비하지 않으면 안된다.

필자는 지난 6개월간 의정활동을 하며 시민과 도민들의 마음과 소리를 담으려고 노력했고, 진주와 경남을 위해 숨가쁘게 달렸지만 아쉬운 점도 많이 남는다. 새해라는 말은 우리를 항상 설레게 한다. 그것은 바로 ‘희망’이라는 단어가 있기 때문이다. 판도라의 상자에 맨 마지막으로 남아 있다는 희망. ‘역경은 희망에 의해서 극복된다’고 하는데 지난해 못한 일들을 올해에는 꼭 할 수 있을 거라는 희망, 이런 꿈과 희망을 가지고 새해를 맞이했으면 한다. 2015년은 청양의 해이다. 양은 온순하고 선하며 욕심내지 않고 참을성 많은 동물이라 여겨왔고 자연과 운명에 순응해 평화를 상징하는 동물이기도 하다. 이런 양처럼 새해에는 서로 화합하며 평화롭게 살아가는 인간미 넘치는 사회를 희망해 본다.

2015년도에는 필자의 마음 속 신년화두로 상선약수(上善若水)라는 말을 품고 가고자 한다. 세상에 가장 선한 것은 물과 같다는 뜻으로 노자의 도덕경 8장에 나오는 구절이다. 물처럼 살아야 한다는 철학은 소극적인 삶의 방식이 아니라 세상의 변화와 한 호흡으로 사는 자연스러운 인생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첫째는 부쟁(不爭)의 의미로 물은 세상 만물을 길러주고 키워주지만 자신의 공을 다투려 하지도 않고 자랑도 않는 것이요, 둘째는 겸허의 철학으로 높은 곳에서 낮은 데로 임하기 때문에 강이 되고 바다가 될 수 있는 미덕이다. 2015년은 ‘상선약수’의 자세로 다투지 않고 겸손하게 낮은 곳으로 임하는 물의 철학이 넘쳐나는 한 해가 됐으면 한다.

 
강민국 (경남도의회 원내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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