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칼럼]진주 솟대쟁이 복원, 전통 문화 부활의 상징이다
[의정칼럼]진주 솟대쟁이 복원, 전통 문화 부활의 상징이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1.06 09: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강길선 (진주시의원)
민선 지자체가 시작되고 나서 나타난 가장 큰 특징 중에 하나는 지역을 대표하는 축제가 전국적으로 탄생했다는 점이다. 그 중에는 진주 남강유등축제처럼 단 열흘 만에 연인원 약 300만명을 전국에서 끌어들였고, 600억원의 경제효과를 내는 성공적인 축제도 있지만 한편으로는 뿌리 없는 주제와 비슷비슷한 내용의 축제가 우후죽순 생겨났다가 예산만 낭비한다는 비판 속에서 사라지기도 했다. 그러고 보면 시민들에게 사랑받고 성공하는 축제는 몇 가지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 지역의 ‘뿌리’를 갖고 있고 누구나 공감하는 스토리를 갖고 있다는 점, 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애정을 가지고 지켜 왔다는 점이다. 진주 남강유등축제는 위의 세 가지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다.

남강유등은 임진왜란 때 진주성 병사들의 군사적인 통신수단으로 활용됐다는 역사적인 ‘뿌리’를 갖고 있으며 2만 명이 넘는 왜구들을 불과 3800여명의 적은 병력으로 무찔렀던 진주대첩이라는 감동적인 ‘스토리’를 안고 있다. 또 서울에게 송두리째 빼앗길 뻔했던 위기 속에서도 지켜낸, 진주시민 모두가 사랑하는 진주의 유산이기도 하다. 이러한 남강유등을 닮은 또 하나의 진주 보물이 있으니 바로 ‘솟대쟁이’다. 솟대쟁이패는 1930년대까지만 해도 경기지역의 남사당패와 쌍벽을 이루며 전국에서 활약했던 진주에 뿌리를 둔 전문곡예집단이다. 그러나 솟대쟁이는 일본의 문화말살정책으로 수난을 겪다가 1936년 함경도 원산 공연을 마지막으로 일본곡마단에게 자리를 내어주고 말았다. 예부터 진주는 문화, 교통, 행정, 교육, 산업이 집중되다보니 닷새마다 열리는 대규모 장날에 항상 큰 놀이판이 벌어졌고, 그 놀이판의 중심에는 바로 솟대쟁이패가 있었다. 솟대쟁이패는 경남은 물론이고 전국을 넘어 만주까지 떠돌아다니며 활약했으며 진주의 화려했던 시절을 증명하는 증거이기도 한 것이다.

그러나 진주의 솟대쟁이는 그 복원에 있어서 그 명성만큼이나 많은 위기를 겪고 있다. 먼저 남강유등처럼 빼앗길 위기에 처해 있다고 본다. 현재 서울지역 문화재인 남사당패의 일부 구성원들이 솟대쟁이 곡예를 탐내 그들이 중심이 되어 복원을 추진하려 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오랫동안 솟대쟁이 놀이 복원을 위해 힘써온 진주예술단체 및 진주시민들이 있어서 복원을 위한 준비가 상당히 진척되어 있고, 학계에서도 솟대쟁이가 진주를 본향으로 하는 진주의 정체성을 가진 놀이라는 사실이 거듭 확인한 바 있다. 이제는 그동안 복원을 준비한 이들이 진주시민들과 만날 수 있는 장만 열어 주어도 되는 단계까지는 온 것이다.

일제 때 경남도청이 진주에서 부산으로 이전된 이후로 100년 가까이 소외와 후퇴를 거듭했던 진주가 이제는 항공산업, 뿌리산업 등 신성장 동력을 갖추고 대규모 투자유치와 경남도 서부청사 이전 등으로 산업, 경제, 행정의 중심지로 다시 일어서고 있다. 그에 즈음하여 ‘솟대쟁이’의 부활은 과거 문화면에서도 화려했던 진주시가 진정한 서부경남의 중추도시로 부활하는 가장 분명한 신호탄이 될 것이다. 유등을 지켰던 것처럼 진주시와 진주시민의 각별한 관심이 필요한 때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