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탄생나무에 엮인 이야기(1)
[경일포럼]탄생나무에 엮인 이야기(1)
  • 경남일보
  • 승인 2015.01.07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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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남창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필자는 지난해 연초에 기고한 나의 탄생나무에 대한 이야기에서 1월과 12월까지의 탄생나무들 중 우리 주위에서 흔히 접하고 있는 나무에 대하여 재미있는 이야기를 소개하면서 올해에는 내 나무 갖기 운동에 더욱 동참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먼저 1월의 탄생나무인 사과나무, 전나무, 느릅나무, 편백나무 중 전나무에 대한 이야기로, 합천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는 신라말기 대학자이자 문장가인 최치원과 관련된 문헌기록 동국여지승람 등에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최치원 선생께서 평소에 짚고 다니시던 지팡이를 꽂고 사라졌는데, 그 지팡이가 자라 거목이 된 것이라고 전하며, 1757년경 후계목을 식재한 기록은 백불암집(百弗庵集)에도 남아 있어서 역사적·문화적 가치가 인정될 뿐만 아니라 수령이 약 250년 정도로 천연기념물 제541호로 지정되어 있다.

2월의 탄생나무 포플러, 삼나무, 소나무 중 소나무에 대한 이야기로, 경북 예천에 있는 세금을 내는 나무인 석송령에 대하여 소개하고자 한다. 조선시대 초기 홍수가 나 마을 앞을 흐르는 석간천에 떠내려 오는 어린 소나무를 한 마을사람이 건져 심어 놓았는데, 1920년대 말 자식이 없던 이수목이란 노인이 이 나무에 석평마을의 영험 있는 나무란 뜻으로 석송령이란 이름을 지어주고 자기 소유의 약 3930㎡(1191평)의 땅을 나무에게 상속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후 마을 사람들은 석송계를 만들어 이를 관리하고 해마다 마을에서 제사를 지내고 있으며, 세계에서 유일하게 세금이 부과되는 나무로 유명하다.

3월의 탄생나무인 수양버들, 라임나무, 떡갈나무, 개암나무 중 개암나무에 얽힌 ‘혹부리 영감님’ 이야기가 있다. 혹부리 영감이 산속에서 날이 저물어 찾아 들어간 집이 하필 도깨비들이 모여 사는 곳이었다. 혹부리 영감은 천장으로 몸을 피해 숨어 있는데 속없이 배가 고팠다. 그래서 산에서 주워 주머니에 넣어 두었던 개암이 생각나서 깨물었다. 얼마나 단단하고 야물던지 깨무는 소리가 너무 커서 그 소리에 놀란 집주인 도깨비들은 자신의 상징이며 재산인 도깨비방망이와 금은보화를 뇌두고 도망가 버렸다. 그리하여 혹도 떼어내고 도깨비방망이와 금은보화까지 챙겨서 집으로 돌아왔다는 전래동화 혹부리 영감님에서 개암나무에 대한 이야기도 나온다.

4월의 탄생나무 마가목, 단풍나무, 호두나무 중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에 대한 이야기이다. 725년 전인 고려 충렬왕 16년(1290) 9월에 영밀공 유청신 선생이 중국 원나라에 갔다가 돌아올 때 호두나무의 어린 나무와 열매를 가져와 어린 나무는 광덕사 안에 심고, 열매는 유청신 선생의 고향집 뜰 앞에 심었다고 전해지나 지금의 나무가 그때 심은 것인지의 정확한 근거자료는 찾지 못하고 있지만, 이곳 마을에서는 이것이 우리나라에 호두나무가 전래된 시초가 되었다 하여 ‘유청신 선생 호도나무 시식지’란 비석을 세워 이곳을 호두나무 시배지라 부르고 있다.

5월의 탄생나무로는 밤나무, 사시나무 등이 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의 보도에 따르면 동식물 연장자 중 단연 1위는 8만년 이상을 살아온 미국 유타주의 사시나무 군락이라고 하여 지구상 현존하는 최고의 살아 있는 생명체로 자리 잡고 있다고 보도했다. 6월의 탄생나무는 자작나무, 무화과, 사과나무이며,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자작나무에 대한 전설로 자작나무의 하얀 수피를 조심스럽게 벗겨 내 그 위에 때 묻지 않은 연정의 편지를 써서 보내면 그 사랑이 꼭 이뤄진다는 이야기가 있다
박남창 (남부산림자원연구소 농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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