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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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일보
  • 승인 2015.01.11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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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수필가 청계 양태석 화백 이야기(3)

강희근 교수의 慶南文壇, 그 뒤안길(327)

<88>수필가 청계 양태석 화백 이야기(3)

 

양태석 화백은 동양화 작가인데 그의 그림은 이제 새로운 세계를 펼치고 있어 보인다. 그의 저서 ‘그림으로 생긴 이야기들’을 보다가 산수화나 화조가 필시 등장하는 것이라 생각한 필자는 깜짝 놀랄 밖에 없었다. 일반적인 시각으로 볼 때 그의 그림이 서양화라는 인상을 주었기 때문이다. 어디선가 그는 동양화를 그리는 화구를 쓰지 않고 서양화 채색 화구를 쓴다가 말했는데 필자는 이 말을 예사롭게 받아들였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림이 영락없이 서양화풍인 것이다. <행복>이라는 제목의 그림에 보면 바탕은 검정이고 위에는 새들이 날고 밑에는 물고기와 수련이 있고 그 아래엔 오리 두 마리가 뜨고 있다.

그의 그림은 반사실, 반추상의 동화풍으로 보인다. 양화백은 <진실을 그리는 일상>이라는 글에서 “동양화에서 수묵이냐 채색이냐로 구분짓고 사의적이냐 사실적이냐 하는 전통이론의 한 편에 서려고 하는 의식도 버려야 한다. 재료에서 동양화용이나 서양화용을 가려 쓰는 것을 떠나 최선이라고 생각되는 것은 아무것이나 주저없이 사용해야 한다. 이미 인식된 이론의 범주에서 나타나는 대로 그릴 뿐 의식적으로 유행을 따라가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서양화냐 동양화냐가 중요하지 않고 어느것이 진실이냐 하는데로 시선을 돌리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다.

지난 12월 경남도립문화예술회관 전시실에서 열렸던 젊은 작가 이영숙의 전시회에서도 반사실 반추상의 서양화를 감상할 수 있었는데 거기서도 동서양이라는 경계를, 사실이냐 추상이냐라는 경계를 뛰어넘는다는 인상을 주어 주목을 받은 바 있다. 그림의 세계는 이렇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실정이다.

필자는 근자에 서울에서 있었던 한 수필문학회 신년 모임에 가서 수필가들과 한국 수필계의 동향 등을 이야기하다가 양태석 화백의 수필 이야기를 하게 되었고, 그의 그림에 대해서도 화제를 삼은 일이 있다. 그림이야기가 주가 아니고 한국수필계의 진보적 동향에 대한 이야기가 중심이었다. 수필 속에서의 시적 형식의 도입이라는 기법이 제시되기도 했는데 이런 저런 대화들은 우리 문학의 경계 넘기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는 것에 초점이 잡혔다.

어쨌든 최근에 한국화가들도 캔버스를 이용하고 또한 물감도 유채나 아크릴을 사용하는 화가들이 늘고 있는 것이 사실인 듯하다. 반면에 서양화가도 한지나 한국화 기법을 사용하는 화가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보인다. 재료나 기법을 뛰어넘는 탈개념시대에 살면서 한국화니 서양화니 한다는 자체가 진부하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양화백은 같은 글에서 다음과 같이 단정짓고 있다. “서양화 재료를 사용했더라도 동양정신으로 우리것을 그리면 한국화이고,한국화 재료를 사용했더라도 서양정신으로 서양 것을 그리면 그것은 서양화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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