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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이 있는 여행 <42> 전남 순천 이야기자연의 정원·인간의 정원이 공존하는 생명의 터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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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5.01.14  22: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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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선과 전라선이 지나는 교통의 요지이기에 어릴 적 추억의 기차여행으로 기억할 만한 행복한 순간을 만들 수 있었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 백화점이 먼저 생겨 많은 독자들이 자주 찾았을 것 같은 순천은, 백제 때는 감평군으로, 통일신라 때는 승평군으로 바뀌며 여러 차례의 변천과정을 거쳐 오늘의 순천시가 됐다. 지난해 4월 20일~10월 20일까지 개최한 2013 순천만 국제정원박람회를 계기로 순천만의 갈대와 짱뚱어탕, 왕새우구이 등으로 널리 알려져 있어 찬비 내리는 날 학생들과 함께한 생태체험과 그동안의 묵은 얘기들로 맛이 있는 여행을 꾸며본다.
 
순천만호수정원
순천만호수정원
오늘은 생태체험에 초점을 맞춰 습지의 희망을 주제로 삼기 위하여 빛의 서문으로 입장해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순천만WWT습지, PRT광장, 에코지오 온실, 순천만PRT, 순천만 자연생태공원, 꿈의 다리, 중국 정원, 프랑스 정원, 갯지렁이 다니는 길, 순천 호수정원, 흑두루미 미로정원, 야수의 장미정원 순으로 둘러보며 다양한 체험으로 생명이 피어오르는 습지에서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순천의 마스코트인 꾸루와 꾸미와 함께 완숙해진 정원의 아름다움을 확인하며 우리가 지키고 가꾸어야 할 것이 참 많다는 결론을 내리고, 순천만 국제습지센터 앞 홍학들은 다리가 정말 가늘고 길어 아름다운 선율에 맞춰 멋진 춤을 보여주는 홍학쇼를 상상하며 순천만으로 향한다.

순천만 정원에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까지는 꿈의 다리 근처에서 출발하는 순천만 갈대열차인 스카이큐브를 이용하면 오늘 같은 날씨에는 딱이지만, 우리는 전세차량으로 이동해 순천만 정원과의 통합티켓으로 순천만 자연생태공원으로 입장한다. 순천만의 북쪽으로 순천시와 보성군이 있고, 서쪽으로는 고흥군이 있으며, 동쪽에는 여수시 등이 접하여 남쪽으로 13㎞에 이르는 만의 입구에는 여수시의 적금도가 가로막고 있어 원형에 가까운 만으로 남북의 거리는 약 30㎞에 달하고, 동서의 폭은 22㎞나 되는 거대한 넓이에, 주요 지형으로는 갯벌 염생습지 구하도 자연제방 하천지형(범람원, 배후습지) 등을 들 수 있다.

입장해 갈대숲 너머로 보이는 동천과 이사천이 흘러드는 순천만의 철새들과 갯벌을 바라보며, 건너편에 누워 있는 작은 산을 향하여 비바람이 몰아치는 갈대숲 사이로 난 데크길을 걸어 용산전망대로 향한다. 용산은 옛날에 용이 승천하다가 순천만을 내려다보고 그 아름다운 경치에 정신이 팔려 여의주를 바다에 던지고 산이 되었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곳에 올라 순천만을 내려다보면 마치 전설 속의 용이 보았던 것처럼 눈앞에 펼쳐지는 생명의 정원과 함께 어우러져 펼쳐지는 염상습지와 구하도 등의 풍광은 자연이 만든 최고의 정원이다.

 
갈대숲길
갈대숲길
갈대의 천국 순천만은 가을이면 갈대꽃이 피어 풍성해지는데 갈대를 흔히 여자의 마음에 비유하지만 우리 옛 문화에서는 지조를 상징하기도 했다. 그것은 바람에 흔들려도 잘 뽑히지 않고 바람이 부는 쪽으로 고개를 숙이지도 않아 지조 있는 선비들의 사랑을 받았다. 순천만 사람들은 초여름 싹이 부드러운 갈대를 꺾어 말려 두었다가 비를 만들어 사용했고, 어린 줄기는 바다에서 김을 말리는 김발로, 늦가을 마른 줄기는 베어서 울타리를 만들기도 해 생계를 유지하는 방편이기도 했다. 그렇게 고마운 갈대숲과 등산로를 지나며 순천만을 한눈에 내려다보고 돌아와 순천만 자연생태관으로 들어가 여기에 서식하는 조류와 갯벌의 생태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고 점심식사를 할 식당으로 간다.
 
게장과 꼬막정식
게장과 꼬막정식
주차장 바로 옆에 있는 일품식당으로 들어가 여수와 벌교의 향토음식이 섞인 ‘게장+꼬막정식’을 주문해 놓고 기다리는데, 옆 테이블에 차려지는 음식을 보니 먹음직스럽게 보여 성급하게 양해를 얻어 한 장면 담았다. 이어서 우리 테이블에도 꼬막회무침, 양념꼬막, 삶은꼬막, 꼬막전, 양념게장, 간장게장, 오징어젓갈, 맹이보쌈, 낙지호롱, 갓김치 등의 음식이 차려지자 차분하게 의식을 치른 뒤 비빔그릇에 꼬막회무침을 넉넉하게 넣고 한 입하니 그 맛이 일품이다.

잠깐 대부수산에 들러서 왕새우구이를 먹고 서둘러 낙안읍성으로 달린다. 낙안읍성은 사적 제302호로 둘레 1,384m, 높이 4m, 너비 3∼4m의 현재 성벽과 동·서·남문지, 옹성 등이 남아 있는데, 고려 후기에 왜구가 자주 침입하자 1397년에 절제사 김빈길이 토성을 쌓았으며, 세종실록에 1424년 9월부터 석성으로 본래보다 넓혀서 쌓았다는 기록이 있다. 낮은 구릉을 포함한 평지에 동서 방향의 긴 직사각형으로 체성의 축조나 적대를 구비한 점에서 조선 전기의 양식이고, 동문에서 남문으로 이어지는 성곽이 가장 잘 보존돼 있으며, 옹성은 남·서문터에서만 흔적을 볼 수 있다.

1970년대의 새마을운동으로 전국의 초가집들이 모두 사라지고 이제는 전통 한옥의 부속채에서나 일부 그 모습을 찾을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됐지만, 이곳 낙안읍성은 무엇보다도 초가집들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어서 더욱 정감이 가는 민속마을로 인식되어, 선조들의 전통가옥인 초가집에 대하여 보고 배우고 체험하기 위해서는 이제 낙안읍성을 빼놓고 생각하기 어렵게 됐고, 사극이나 영화의 촬영장으로도 각광 받고 있다.

 
낙안읍성1
낙안읍성
낙안산 기슭을 넘어 송광사로 달린다. 조계산의 서쪽 기슭에 자리 잡은 송광사는 절집의 ‘큰집’이라 할 만한 승보사찰로 불교 교단을 이루는 세 가지 요소인 불·법·승 가운데 승, 즉 훌륭한 스님들(보조국사 지눌을 비롯해 조선 초기 고봉국사까지 열여섯 분의 국사)을 많이 배출한 사찰이다. 송광사는 본래 신라 말 혜린선사에 의해 창건된 길상사라는 자그마한 절이었지만 보조국사가 절의 면모를 일신하고 정혜결사(기존 불교계를 반성하고자 펼친 수행운동)의 중심지로 삼은 고려 명종 27년(1197)부터 희종 원년(1205)에 이르는 시기이다. 이후 참선과 지혜를 함께 닦는 정혜쌍수라는 수행기풍은 조선 오백년을 거쳐 오늘날까지 우리 불교의 사상적 기둥을 이루고 있다.

송광사라는 이름은 조선 초기 소나무가 많아 ‘솔뫼’라고도 불리던 송광산의 이름에서 따왔는데, 절 이름의 실마리를 제공했던 송광산은 도리어 조계산으로 바뀌었다. 현재 송광사는 건물 50여 동의 사찰로 큰 규모이지만, 이미 고려 명종 때부터 건물 80여 동을 갖춘 대가람으로 한국전쟁 이전만 해도 그 규모가 유지될 정도로 건물이 많았기에 비가 오는 날에도 비를 맞지 않고 자유롭게 경내를 오갈 수 있었다는 이야기가 전해왔는데, 오늘 우리는 실제로 체험할 수 있었다. 선암사까지 강행군을 한 후 초원식당에서 푸짐한 산채비빔밥과 학생들이 좋아하는 불고기로 순천에서의 생태체험을 마무리했다. /삼천포중앙고등학교 교사



 
순천 맛길
순천 맛길





 
산채비빔밥과 불고기
산채비빔밥과 불고기
송광사
송광사

 
선암사 승선교
선암사 승선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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