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포럼]환경복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사는 길
[경일포럼]환경복지, 건강하고 안전하게 잘 사는 길
  • 경남일보
  • 승인 2015.01.14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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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만 (환경부 차관)
‘잘 살아보세(Living Well)’ 유럽연합 집행위원회가 2013년 11월 승인한 제7차 환경행동계획(2014~2020)의 슬로건이다. 1970년대 대한민국의 ‘잘 살아보세’는 초가지붕이 슬레이트로 바뀌는 등 마을의 생활환경이 개선되고, 수리시설과 농경지 확장 등을 통한 영농의 과학화로 농·어가는 소득이 증대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면서 도시지역까지 확대된 국민적 근대화 운동이었다. ‘잘 살아보세’를 모토로 한 새마을 운동과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은 서구 선진국이 200년 넘게 걸린 산업화를 불과 30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이룩하는 원동력이 됐고, 오늘날 우리가 경제적 여유와 윤택한 생활을 누리는 밑거름이 됐다.

그렇다면 미래의 ‘잘 살아보세’는 무엇일까. 유럽은 제7차 환경행동계획에서 모든 재화를 헛되이 소비하지 않고, 자연자원과 생물다양성을 지속가능하게 관리하고 이용함으로써 지구의 한계용량 범위 안에서 지속가능하게 잘 사는 사회를 제시하고 있다. 국내외의 석학들도 전통적 개념의 환경보전은 물론 현세대의 건강과 안전, 나아가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발전을 지향하는 삶, 소위 ‘LOHAS’(Lifestyles of Health and Sustainability)의 시대에서 그 답을 찾고 있다. 1970년대의 ‘잘 살아보세’가 어느 덧 ‘Wellbeing’을 넘어 ‘LOHAS’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그동안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한 결과, 국민 건강과 안전을 위협하던 수질오염, 대기오염, 폐기물 등 전통적 환경문제는 어느 정도 해결됐거나 통제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1980년 환경청 창설 시 50% 안팎에 불과하던 상·하수도 보급률은 이미 90%를 훌쩍 넘어섰고, 극심했던 서울의 대기오염도 크게 개선돼 이제는 도심에서도 노천카페에 앉아 차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게까지 됐다. 하지만 크고 작은 화학사고, 미세먼지 그리고 유해화학물질 등으로 국민의 불안감은 높아지고 있고,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감소는 국경을 넘어 지구촌 모든 세대와 미래세대의 삶까지도 위협하는 상황이다.

정부는 화학물질로부터 국민안전을 지키기 위해 금년부터 선진국 수준의 안전성 검증제도를 시행하고, 주변 환경영향까지 감안하는 관리제도를 도입했다. 지난 12월에는 환경오염으로 인한 피해자를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구제하기 위한 법률도 제정했다.아울러 미세먼지 예보제를 도입, 자동차와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또한 온실가스 배출권거래제 시행과 함께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보급을 확대해 경제체질을 저탄소형으로 개선하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기후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모두가 잘 살고 행복한 미래를 열어갈 수 없다.

새로운 환경문제를 우리의 건강과 안전, 그리고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협하는 부담요인이 아니라 새로운 환경가치를 창출하는 기회로 인식하는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 소비자는 친환경, 유기농, 재활용 등의 로고가 새겨 있는 제품을 우선적으로 선택하고, 생산자는 더 적은 비용으로 환경에 부담이 되지 않는 제품을 생산하는 지속가능한 경영을 실천할 때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노력한다면, 40년 전 우리의 아버지와 선배들이 했던 것처럼 미래세대를 위한 ‘잘 살아보세’의 주인공으로 우뚝 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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