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인간수명 150세 시대를 상상한다
[경일시론]인간수명 150세 시대를 상상한다
  • 경남일보
  • 승인 2015.01.19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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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만약 우리가 150세까지 살게 된다면 어떤 일이 생기게 될까.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조사결과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4명이 오래 사는 것을 축복으로 생각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장수에 따른 경제적 부담과 고통이 그만큼 크다고 느끼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과연 오래 사는 것이 우리에게 경제적 부담과 고통만 안겨주는 불행한 일일까.

기대수명 증가는 국부의 상징

우선 기대수명이 증가하면 시간의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간의 가치 역시 달라질 것이다. 기대수명이 70년이라면 하루 24시간 중 8시간의 수면시간을 제외하고 평생 40만8800시간의 활동가능 시간이 주어지게 된다. 기대수명이 150년으로 늘어나면 한 사람이 평생 뭔가를 하면서 보내는 시간이 87만 6000시간으로 크게 늘어난다. 시간의 양이 크게 늘어나면서 시간의 가치 역시 달라져서 늘 시간에 쫓기는 조급함이 줄고 보다 여유로워지게 될 것이다. 또 수명의 획기적인 연장에 따라 ‘건강한 젊은이’가 많아져 나라의 부(富) 역시 증가하게 될 것이다. 미국 시카고 대학의 케빈 머피 교수는 “미국에서 20세기 내내 기대수명이 연장된 결과 1인당 12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추가로 창출했고, 1970년에서 2000년 사이에 기대수명이 연장돼 국부가 3조 2000억 달러 정도 증가했다”고 분석한 바 있다.

오래 사는 만큼 교육을 받을 시간도 늘어나면서 임금이 증가하고 실업률은 떨어지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경험과 인맥이 풍부하고 인내력이 강한 고령인력이 대폭 늘어나면서 기존의 은퇴 개념은 사라지게 될 것이다. 수명이 길어지면 경제적 부담도 증가하지만 시간적 여유가 많아져 인간관계와 가족형태에도 많은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수명이 길어질수록 저축할 여유가 그만큼 생기기 때문에 저축률이 상승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게다가 투자기간이 늘어나면 시간의 복리효과로 이자수익이 훨씬 많이 불어나는 것처럼 수명 150세 시대에 대한 상상은 결코 헛된 꿈이 아니다.

그러면 인간수명 150세 시대가 과연 올 것인가. 오랫동안 인류는 더 오래 더 건강하게 사는 길을 끊임없이 추구해 왔다. 미래학자 소니아 애리슨은 지금까지의 성과만도 상당하지만 앞으로는 더 큰 가능성이 기다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리는 현재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늘려줄 생명과학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 의사들은 늙은 신체부위를 치료하거나 심지어 교체하고 신체를 개량해 거의 모든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시대를 앞당기고 있다. 인체조직 공학, 유전자 치료, 줄기세포 연구 등이 노화를 조절할 수 있다는 인식과 만나면서 인류는 인간 역사상 획기적인 전환점에 와 있다. 더욱이 인간 게놈이 해독되고 게놈 배열기술이 더 빠르게 개발되고 있다. 애리슨은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인간의 기대수명이 150세에 도달하는 시기가 얼마 남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더 나은 삶을 위해 창의적으로 대응해야

따라서 150세 시대에 대한 상상은 고령화에 따른 우리 사회의 변화를 보다 창의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가오는 150세 시대를 보다 적극적이고 창의적으로 상상하고 대응할 때 오래 사는 것을 더 행복한 삶으로 만들 수 있지 않겠는가.

김진석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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