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 하구저마을 부녀회장 등 3명 봉사활동 화제
하동 하구저마을 부녀회장 등 3명 봉사활동 화제
  • 최두열
  • 승인 2015.02.02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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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촌마을 여성 3인방이 마을 어르신들에게 남모를 선행을 베풀며 세대 간의 아름다운 소통을 이어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주인공은 하동군 하동읍 목도리 하저구마을에 사는 김명진(49) 부녀회장과 정미희(47)·전계임(49)씨.

섬진강을 앞에 둔 하저구마을은 40여 가구가 지역 특산물인 재첩을 잡아 가공·판매하거나 농사를 지으며 사는 조그마한 농촌마을이다.

그러다보니 재첩 채취 시기인 봄·가을에는 재첩을 잡고 농삿일을 하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지만 재첩이 나지 않는 겨울에는 비교적 한가한 편이다.

그래서 마을 어르신들은 매일같이 마을회관에 모여 시간을 보내는데 김명진 부녀회장이 농한기가 시작된 지난달 초 마을회관을 찾아 어르신 몇 분에게 매니큐어를 칠해 드리면서 어르신들과의 인연이 시작됐다.

처음에는 말벗 삼아 시작한 일이었지만 어르신들이 너무 좋아해 지금은 일주일에 2∼3번씩 찾아 먼저 칠했던 매니큐어를 지우고 다시 칠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그런데 어르신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한글을 모르는 분이 의외로 많다는 것을 알았다. 특히 마을 주민들은 재첩을 잡아 가공·판매하는 경우가 많은데 한글을 제대로 모르니 택배 보내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생활하는데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심지어 한글을 모르는 자신들을 부끄러워하는 어르신까지 있었다. 이에 안타까움을 느낀 부녀회장이 마침 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결혼 전 학원에서 국어강사를 했던 동네친구 미희 씨에게 어르신들께 한글을 가르쳐 볼 생각이 없느냐고 타진했다.

미희씨는 부녀회장의 권유를 선뜻 받아들여 일주일에 두세 번 마을회관에 나가서 한글 기초를 가르치고 있는데 어르신들의 반응이 좋고 실력도 부쩍 늘고 있다.

그러자 또 다른 친구 계임 씨도 봉사활동에 동참해 어르신들의 얼굴에 팩과 마사지를 해 드리고 있다. 친목모임 회원이기도 한 이들 3인방 때문에 요즘 20여 명의 마을 어르신들은 어느 때보다 행복하고 따뜻한 겨울을 보내고 있다.

최두열기자
하동읍 목도리 하저구마을 부녀회장(김명진.49)의 주선으로 한글을 모르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 공부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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