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파고 맞서는 지역특화 농업] 하동 녹차
[개방파고 맞서는 지역특화 농업] 하동 녹차
  • 최두열
  • 승인 2015.01.0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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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산업 발전·차문화 진흥법 국회 통과 '도약 계기'
지난 2004년 칠레를 시작으로 미국, 중국, 호주 등과 잇따라 FTA(자유무역협정)가 체결되면서 우리 농업환경이 어려워지고 있다. 그러나 어렵다고 손을 놓을 수는 없다. ‘위기는 기회로’라는 각오로 FTA개방 파고를 슬기롭게 극복할 수 있는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다행히 도내 곳곳에서 FTA를 이겨낼 수 있는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지역농업 특화사업 활성화도 그 중의 하나다. 지역 품목별 차별화된 전략을 세우고 농업의 브랜드 가치를 높여 활로를 찾자는 것인데 우리 농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이에 본보에서는 각 지역별 특화 농업의 현황 및 추진 배경, FTA 대응전략, 향후 추진 계획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농업인들에게 ‘새 희망’이 되길 기대해본다/편집자 주


 
화개면 입구에서 찍은 화개 야생차 경작지

한·중 FTA 체결로 녹차 수입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하동녹차 산업에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판매 부진으로 농가소득이 점차 줄어드는 가운데 FTA 체결은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茶(차) 산업을 활성화할 ‘한국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법’이 지난해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차 시배지 하동 차 산업이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이 마련됐다. 여기에다 하동군의 녹차산업 활성화를 위한 각종 지원책이 맞물리면서 하동 녹차는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파이 커져가는 녹차시장=전 세계적으로 가장 오랜 역사성을 지닌 기능성 음료로 주목받고 있는 녹차는 소득증대 및 건강에 대한 관심 증대, 웰빙 트렌드의 영향으로 재배면적과 생산량이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게다가 웰빙문화와 함께 현대인들의 일상생활 키워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로 인해 다도문화의 문화적 이슈화가 나타나는 등 차(茶) 문화에 대한 새로운 관점에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다. 최근 들어 녹차의 다양한 효능(콜레스테롤 저하, 면역증진, 항바이러스, 항암효과 등)이 새롭게 알려지면서 녹차를 소재로 한 자연 및 기능성식품, 건강 및 뷰티관련 산업 등이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차를 생산하는 주 재배지역으로는 중국과 인도 등 동남아시아 등이고, 2010년 기준 차 생산량은 400만t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나타내고 있다. 자연히 고용창출 또한 수백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전 세계 차 시장은 크게 녹차와 홍차로 양분되고 있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향후 녹차 및 홍차의 생산량은 증가하고, 가격 또한 높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화개면 정금마을 야생차 전경


◇오르락 내리락 하동녹차 재배=국내 녹차 생산량은 전반적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2008년을 기점으로 다소 주춤하는 경향이다. 하동군의 경우도 2008년을 기점으로 재배면적이 감소하다 2011년 소폭 증가한 반면, 생산량은 2009년을 기점으로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녹차 재배농가수도 2007년 1940농가에서 2008년 2100농가로 증가하다 점차 감소해 2013년 현재 1956농가로 줄어들었다.

재배면적 또한 2007년 931ha에서 2008년 1048ha로 최고점에 이르다 점차 줄어 2013년 현재 1041ha로 감소했다.

농가소득은 2007년 251억원에서 2009년 285억원으로 증가했으나 이후 증감을 반복하다 2013년 현재 180억원으로 급감했다.

지역별로는 특구대상 지역인 화개면이 전체의 57.3%로 가장 높은 녹차재배면적과 소득액을 나타내고 있으며, 악양면이 25.2%로 그 다음을 차지했다. 화개면과 악양면이 전체 녹차재배면적 및 소득액 분포의 82.6%를 차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최근들어 주춤하는 하동녹차산업=하동군의 녹차산업은 전국대비 재배면적 25%, 농가수 43%로 녹차재배에 있어서 비교 우위를 가지고 있다.

하동군의 대표적인 지역 특화사업으로 녹차를 원료로 한 다양한 상품개발, 다원의 아름다운 경관을 활용한 관광 산업화, 문화적 상품가치 등 산업 연관 효과가 크다.

제다업 허가 업체는 작목반 영농조합 등 단체 포함 168개소이며, 화개면과 악양면에 127개소 76%가 집중돼 있다. 2007년부터 서서히 증가하던 녹차생산량과 생산금액이 최근 경기침체 및 관련 제품의 단순화로 판매부진과 소비확대의 지연 등으로 감소하는 추세다.



 
화개 야생차 수확 광경


◇생산성 극복이 최대 관건=차밭이 대부분 가파른 산록 변에 위치(52%)해 수작업으로 이뤄지면서 생산단가가 높고 대다수 야생 재래종으로 신품종에 비해 생산성이 낮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영세농가와 기업농 등 다양한 농가가 복합적으로 공존해 생엽 채취부터 가공, 유통, 소비가 단일구조로 이뤄져 생산성 향상에 어려움이 있으며, 개별 유통구조로 인해 균일화한 품질 유지가 곤란하고, 고급녹차 브랜드를 형성하기가 쉽지 않다.

뿐만 아니라 녹차산업 관광산업연계 미흡, 지속적인 인구 감소, 인구 노령화로 차엽채취 대체인력 부족으로 인력난이 심화하는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수입개방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올해 하동녹차 6차산업화 지구조성사업을 시작으로 녹차연구소, 제다업체, 생산농가, 행정기관 등이 지혜를 모아 어려움을 헤쳐나가야 한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차문화 진흥법이 제2의 도약 기회=2014년 11월 한·중 FTA(자유무역협정) 체결로 수입 증가에 따른 녹차산업을 우려하고 있으나 전통차 시장의 활성화와 함께 바닥을 찍고 있는 소비층이 서서히 되살아나고 있어 비관적인 것만은 아니다.

더구나 지난해 12월 29일 ‘한국 차 산업 발전 및 차 문화 진흥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하동차가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했다.

이에 발맞춰 하동군은 녹차산업 활성화를 위해 공동포장재 지원, 생산시설과 장비 지원, 친환경 유기질비료 지원, 전 국민 녹차마시기운동 참여, 녹차연구소의 활성화, 야생차문화축제의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 수도권 판촉전, 하동녹차인 왕의녹차 브랜드 홍보 강화, 녹차산업부서의 인력 증원 등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하동 녹차 시장이 약간 주춤하고 있으나 내년 1월 21일부터 ‘한국 차산업 발전 및 차문화 진흥법’이 발효되면 하동 녹차 시장이 또 한번 도약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관련 법률에다 군의 지원책이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경우 하동녹차가 다시 한 번 부흥기를 맞아 하동을 대표할 수 있는 농업산업 소득작목이면서 관광과 체험이 연계된 6차 산업으로 각광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최두열기자

 
화개면 정금마을 야생차 전경

 
화개 야생차 수확 광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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