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도 ‘갑질’하는 진상고객일까?”
“우리도 ‘갑질’하는 진상고객일까?”
  • 박성민
  • 승인 2015.02.15 15:5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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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무가내 비양심 고객에 유통업계 몸살
#1.최근 도내 한 유통업체 등산화 매장에서 고성이 들렸다. 이곳에서 등산화를 구입한 남성 고객이 세탁 후 변질이 됐다며 교환을 요구했다. 유통업체측은 판매시 물세탁을 하지 말라는 주의점을 충분히 알렸고, 제품에도 명시돼 있어 고객 부주의로 인한 파손은 교환이 불가하다고 했지만 남성고객은 막무가내였다. 이내 매장은 고성과 폭언이 오갔고 급기야 환불을 요구했다. 결국 해당 브랜드는 상의 끝에 자체적으로 상품권을 주고 마무리할 수밖에 없었다.

#2. 또 다른 한 유통업체 주차장에선 실랑이가 벌어졌다. 여성고객이 “멀쩡하던 차량 외부에 스크래치가 생겼으니 업체에서 보상하라”고 요구한 것이다. 해당업체는 CCTV 확인과 목격자 등을 수소문해 진상파악에 나섰지만 차량에 흠집이 날 수 있는 특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유통업체는 CCTV를 근거로 보상에 곤란함을 표했지만 여성고객은 업체가 ‘나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다’며 더 목소리를 높였다.

유통업계가 일부 양심 없는 진상고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15일 도내 유통업계에 따르면 일부 진상고객들은 정해진 판촉기간이나 일정금액 구매시 증정하는 사은품에 대해서도 서비스센터로 찾아가 무조건적인 지급을 요구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정해진 규칙을 지켜야 하는 직원들은 방침을 따를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사은품을 요구하는 고객의 끈질긴 요구도 쉽게 뿌리칠 수 없어 곤경에 빠지기 일쑤다.

또 객장내 에스컬레이터나 시설물에 대해 전도사고나 부딪힘 사고가 발생하면 고객의 부주의나 노약자들의 경우 외부충격 없이 스스로 넘어지는 사례에도 해당업체에게 과도한 금전적 보상을 요구한다. 이외에도 식품매장에는 섭취 후 ‘과일이 맛이 없다’, ‘내 취향이 아니다’, ‘건강식품을 먹어도 효능이 없다’는 이유로 교환을 요구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인터넷 가격과 비교해 가격이 비싸다며 나머지 부분을 보상하라는 경우도 있다. 유통업계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제품에 문제가 있어 당연히 제기해야 하는 항의성 방문도 있지만 상식적으로 이해가 안 되는 부분도 있다”며 “회사에서도 먼저 죄송하다는 말부터 해야 하는 분위기 때문에 감정이 상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라고 전했다.

유통업체들을 저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고객대응 매뉴얼을 보유하고 있지만 상습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고객에게는 당해낼 재간이 없다.

특히 이런 경우 업체 이미지를 고려해 무조건 고개를 숙여야 하는 특성을 악용해 교환이나 환불이 안될 시 고성은 물론 욕설까지 써가며 상품권을 받아간다.

유통업체 관계자는 “그래도 지역 고객들은 정말 말도 안되는 부분을 가지고 항의를 하거나 이른바 ‘갑질’을 하는 분들은 많이 없는 편이다. 교환·환불을 요구할 때 한번 더 일하는 직원들의 감정을 생각해 준다면 감사드린다”며 “업체도 앞으로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직원들의 스트레스를 완화하면서 고객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매장운영에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smworld17@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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