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가장, 빚 1억5000만원 때문에?
30대 가장, 빚 1억5000만원 때문에?
  • 박철홍
  • 승인 2015.02.23 15: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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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제 일가족 5명 사망사건 풀리지 않는 의혹들
속보=거제에서 발생한 일가족 5명 차량 내 사망사건(본보 23일자 4면 보도)과 관련해 각종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가장인 A씨(35)와 아내(39), 딸(9), 쌍둥이 아들(6) 등 5명은 설날 다음날인 20일 새벽 거제시 둔덕면의 도로 갓길에 주차된 차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내와 세 자녀는 저항한 흔적 없이 흉기에 찔려 있었고 A씨 몸에는 자해할 때 나타나는 ‘주저흔’이 발견됐다. 설을 맞아 부산 본가에 가기로 했지만 연락이 끊겼다는 A씨 동생의 신고로 수색에 나선 경찰이 숨진 이들을 찾았다. 일가족 시신이 발견된 차에는 외부인 침입 흔적이 없고 문이 안에서 잠겨 있었으며 차 안에서 흉기, 수면유도제 등이 발견됐다.

23일 현재 경찰은 1차 부검 결과를 토대로 A씨가 아내와 세 자녀에게 수면유도제를 먹인 뒤 흉기로 살해하고 나서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A씨에게는 아내 명의로 은행에서 빌린 1억5000만원의 빚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가족은 지난달 중순 거제시내 방 3칸짜리 아파트에 살다가 경제적으로 더 어려워지자 시 외곽 원룸으로 이사했다. 원룸으로 이사하며 보증금 1000만원 중 계약금 100만원을 뺀 잔금 900만원을 치르려 했다가 돈이 없어 잔금 날짜를 미루고, 월세도 50만원에서 42만원으로 깎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사하기 전 아파트에는 휴대전화 요금고지서 등 각종 공과금 연체 고지서도 보여 A씨 수중에는 현금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조선소 협력업체에 다니는 30대 중반 가장이 1억5000만원의 빚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고 보기엔 여러 의문점이 남는다. A씨는 1억5000만원의 빚과 관련해 법원에 개인회생절차를 신청해 매달 40만원씩 갚기로 했고, 원룸 월세 42만원을 내고 있었다. 경제적으로 생활은 어려웠겠지만 일가족 모두의 삶을 포기할 정도는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경찰은 A씨가 1억5000만원 이외에 고리의 사채 등 추가적인 부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A씨가 SNS 대문글에 남긴 ‘인생…답이 없다’는 글귀는 평소 그가 얼마나 돈 문제 등으로 힘들어했는지를 보여줬다. 그는 친척과 지인에게도 많지는 않지만 여러 차례 돈을 빌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정황을 고려해 경찰은 A씨가 은행권 대출 이외에 자신이 감당하기 어려운 채무나 사채 등으로 말미암아 심적 압박을 받고 있었는지를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또한 타살 가능성도 전혀 배제하지 않고 사건 현장 상황 등을 정밀 분석하고 있다. 거제경찰서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전반적인 경위는 사실상 일단락됐지만 사건 동기는 아직 석연치 않은 점이 있다”며 “A씨가 이러한 참극을 벌인 동기에 대해 계속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가족의 정확한 부검 결과는 2주일 정도 걸려야 나올 것이라고 경찰은 덧붙였다.

박철홍기자 bigpen@g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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