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일시론]떠오르는 신(新) 중년문화
[경일시론]떠오르는 신(新) 중년문화
  • 경남일보
  • 승인 2015.02.24 10: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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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최근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것 중의 하나가 60~75 신(新)중년이다. 이는 60세에서 75세 사이에 있는 성인들을 의미한다. 그동안 중년층은 ‘협공받는 세대’, ‘샌드위치 세대’ 등으로 불리면서 위로는 노인부모를 부양하고, 아래로는 성인자녀를 키우면서 양 세대 사이에 끼여 경제적 또는 정신적 뒷바라지로 에너지를 모두 소비하기 때문에 살아가기 힘든 ‘낀 세대’로 곧잘 묘사되어 왔다. 또한 그동안 중년층 연령을 40에서 60세까지로 보았는데 이러한 중년층의 개념과 나이 경계가 변하고 있다.

최근 신문방송 매체에서 ‘신(新)중년’의 개념을 대두시키면서 젊은 노인층의 삶에 초점을 맞춰 다각도로 조명하고 있다. 1980년대와 1990년대는 노인층을 ‘실버’라고 호칭했으나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노인층은 더 젊어져 지금은 신중년층으로 불리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신중년층은 부부 중 절반 가까이가 자식을 모두 내보내고 두 사람만 살고 있다. 이들은 모아둔 돈을 그들 부부를 위해 사용하고 있다. ‘신중년 부부’가 함께 국내외 여행을 다니고, 봉사하며 ‘제2의 신혼기’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1985년에는 60~75세의 노인들 2명 중 1명이 자녀와 함께 살고 있었고, 부부만 사는 비율이 17%에 불과했다. 그런데 30여년이 지난 2011년 통계청 통계를 보면 신중년의 절반이 부부끼리만 사는 것(48%)으로 나타났고, 자녀와 함께 산다는 비율은 27%로 줄어 30년 전과 정반대의 결과를 보이고 있다. 과거에는 ‘부부들만의 생활’은 신혼부부의 몫으로 여겨졌고, 1985년에는 부부끼리 사는 이들 셋 중 하나가 갓 결혼한 20대였다. 그런데 ‘신중년’ 인구가 급증하면서 2010년 조사를 보면 ‘부부만 산다’는 사람 중 가장 큰 비율을 차지하는 집단이 60대(27%)였다.

이러한 ‘신중년층’ 변화는 국내뿐만 아니라 고령화가 앞서 진행되고 있는 일본의 경우도 마찬가지이다. 최근 북해도에 가족여행을 간 일이 있었다. 호텔 안내대에서 또는 식당에서 안내를 하고 서빙을 비롯한 도움을 주는 분들이 모두 ‘신중년층’들이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일반적으로 호텔에는 어디를 막론하고 젊은 미모의 20대 아가씨들이 안내대나 식당에서 서빙을 하고 있다. 하지만 저출산으로 인해 우리나라 인구가 급격히 줄게 되면 일본과 같이 ‘신중년층’이 각계각층에서 일하는 모습으로 변모할 것이 틀림없다.

필자가 수십 년 전에 스위스를 방문했을 때가 기억난다.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노인들이 나비넥타이를 매고 아이스크림을 서빙하고 있었다. 그 당시에는 정말 그 장면이 충격적이었다. 그런데 최근에 일본에서 이와 비슷한 장면들을 목격하게 된 것이다.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들이 ‘신중년’으로서 적극적으로 사회활동을 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사회도 앞으로 위와 같이 적극적으로 변화할 것으로 생각된다.

‘신중년부부’는 과거의 부부들에 비해 세상을 떠날 때까지 훨씬 긴 기간을 함께 보내야 한다. 예를 들면 60세 남성의 기대수명은 1985년 14년에서 22년으로 늘어났다. 만약 60세부터 부부 둘이서만 지내야 한다면 22년을 함께 지내야 한다. 그래서 요즈음의 60~75세대는 자녀 눈치를 보지 않고 독립성, 활동성 등이 강한 모습을 보이면서 21세기 한국사회의 가장 새로운 집단중의 하나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 사회에서 ‘신중년층’들의 활약상이 눈앞에 펼쳐질 날이 머지않았다. 우리 모두 ‘신중년’에 대한 인식제고가 있어야 하겠다.

 
최정혜 (객원논설위원·경상대학교 학생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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