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올레 본뜬 15번째 규슈올레 개장
제주올레 본뜬 15번째 규슈올레 개장
  • 연합뉴스
  • 승인 2015.03.04 10: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총길이 11㎞…제주올레와 비슷한 듯 다른 매력
제주올레길을 본뜬 일본 규슈올레가 어느덧 15번째 코스를 냈다.

규슈관광추진기구는 지난달 28일 일본 규슈(九州) 구마모토현의 아마쿠사 제도 가운데 가장 큰 섬인 아마쿠사시모섬 북서부의 레이호쿠 정(町)에 규슈올레 아마쿠사-레이호쿠 코스(이하 레이호쿠 코스)를 개장했다.

레이호쿠 코스는 토미오카항∼토미오카성∼곤겐잔 유보도∼토미오카 해수욕장∼오카노야 료칸∼토미오카 신사∼쿠로세 화과자 가게∼시라키오 해안∼시키 성터∼온천센터에 이른다. 총 길이가 11㎞로, 걸어서 4∼5시간 정도 걸리는 길이다.

이 코스는 토미오카 항에서 시작한다. 방파제를 따라 쭉 걷다가 숨이 약간 가빠올 정도로 오르막과 계단을 오르다 보면 첫 번째 거점인 토미오카 성에 도착한다.

토미오카 성은 ‘아마쿠사·시마바라의 난’(1637)으로 불리는 대규모 봉기의 주요 격전지였다. 성 위에 올라서면 바다와 마을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성을 뒤로하고 걸어내려 오다 보면 평온한 느낌의 농로가 올레꾼을 맞이한다.

농로를 지나면 숲이 우거진 산책로가 펼쳐진다. 나무가 그늘을 만들어줘 따가운 햇볕과 강한 바람을 막아주고 울창한 나뭇잎이나 대나무 사이로 바람이 새어나오며 상쾌한 소리가 나 발걸음을 더욱 가볍게 해 준다. 산책로 막바지에는 토미오카 해역공원 전망대가 있다. 이곳에서는 기암절벽이 자아낸 장관을 감상할 수 있다.

전망대를 지나 토미오카 해수욕장을 따라 걷다 보면 해안 곳곳에 아마쿠사 도석 원석이 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 원석은 에도시대부터 도자기의 원료로 쓰였는데 오늘날에도 질과 양적인 면에서 일본 최고의 도자기 원료로 꼽힌다.

마을 안길로 접어들어 아기자기한 일본 주택 사이로 조금 걷다 보면 14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작은 화과자 가게 ‘쿠로세 제과점’이 올레꾼을 반긴다. 곶감 속에 노란 팥소가 들어 있는 ‘카키다이쇼’를 비롯해 이 집에서 개발한 다양한 메뉴의 화과자가 준비돼 있다.

몽글몽글한 자갈이 깔린 ‘시라키오 해안’은 제주올레에서는 보기 어려운 풍광을 보여준다. 자갈을 밟는 걸음마다 서걱거리는 소리가 나 도보 여행을 더욱 즐겁게 한다.

자갈밭을 지나 접어드는 마을 길과 농로는 마치 제주에 온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주택 양식이 조금 다를 뿐 제주의 농촌 지역 풍경과 흡사하다.

레이호쿠 코스의 마지막 구간은 다소 가파른 오르막이다. 이미 10㎞를 걸어 뻐근해진 다리를 이끌어 언덕을 오르면 ‘시키 성터’에 도착한다. 숨은 가쁘지만 눈앞에 펼쳐지는 탁 트인 경치는 도보 여행자들의 고단함을 씻어내기에 충분하다.

코스는 피로를 풀 수 있는 온천센터에서 마무리된다.

지난달 28일 코스 출발점인 토미오카항에서 열린 레이호쿠 코스 개장식에는 타지마 레이호쿠 정장과 혼다 규슈 운수국 구마모토지국장, 후지키 규슈관광추진기구 부본부장,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 등이 참석해 개장을 축하했다.

타지마 정장은 “올레 코스 개장으로 내국인은 물론 한국인 등 외국인도 우리 지역을 많이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2년 2월 처음 문을 연 규슈올레는 지난해 11월까지 누적 방문객 9만7천380명을 기록하는 등 내·외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얻고 있다.

이번 15번째 코스 개장으로 규슈올레는 15개 코스, 전체 길이 177.4㎞로 늘어났다.

초기에는 한국 관광객이 주로 찾았지만 점차 일본인 방문객도 늘어나 현재는 전체 방문객 가운데 한국인이 63.8%, 일본인이 36.2%를 차지한다.

규슈올레는 한국 관광객 유입을 크게 늘리고 규슈의 새로운 매력을 알리는 데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3일 일본의 스포츠건강산업단체연합회와 스포츠투어리즘추진기구가 수여하는 ‘제3회 스포츠 진흥상’을 받았다.

규슈올레 개발을 추진하는 규슈관광추진기구의 후지키 부본부장은 “제주올레로부터 많은 지도를 받아 2012년 3월 첫 4개 코스를 개장한 이후 꾸준히 코스를 개발하고 있다”며 “약 10만명의 탐방객이 규슈올레를 걸었으며, 덕분에 권위 있는 스포츠 진흥상을 받게 됐다”고 제주올레에 고마움을 전했다.

서명숙 제주올레 이사장은 “벌써 규슈올레가 15번째 길을 내게 돼 감회가 새롭다”며 “이번 코스는 기존에 만들어진 아마쿠사 지역의 다른 코스와 가까워 3∼4일간 규슈올레 여행을 계획하는 여행자에게 특별히 사랑받는 길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연합뉴스



 
규슈올레 ‘아마쿠사-레이호쿠’ 코스 걷는 올레꾼
지난달 28일 오전 일본 규슈 구마모토현의 아마쿠사시모섬 레이호쿠 정(町) 토미오카항에서 규슈올레 15번째 코스 ‘아마쿠사-레이호쿠’ 코스가 개장했다. 한·일 양국 올레꾼들이 코스 중반의 토미오카 해안을 걷고 있다. 연합뉴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경상남도 진주시 남강로 1065 경남일보사
  • 대표전화 : 055-751-1000
  • 팩스 : 055-757-1722
  • 법인명 : (주)경남일보
  • 제호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 등록번호 : 경남 가 00004
  • 등록일 : 1989-11-17
  • 발행일 : 1989-11-17
  • 발행인 : 고영진
  • 편집인 : 강동현
  • 고충처리인 : 최창민
  • 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지원
  • 인터넷신문등록번호 : 경남, 아02576
  • 등록일자 : 2022년 12월13일
  • 발행·편집 : 고영진
  •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경남일보 - 우리나라 최초의 지역신문.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nnews@gnnews.co.kr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