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기다리는 일3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기다리는 일3
  • 경남일보
  • 승인 2015.03.05 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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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디카시
<기다리는 일3> - 이기영



오지 않을 사람이라는 걸 뻔히 알면서
발이 저리도록 기다려 본 사람은 안다


한 발짝만 내디뎌도 낭떠러지라는 걸
누구나 다 아는데
나만 모르는 그 지독한 사랑이라는 놈


“사람꽃 지천으로 핀 그 땅에 사랑이라는 짐승이 살고 있다. 눈에 보이기도 하고 혹 보이지 않기도 한 그 짐승은 눈을 치뜨는 법이 없고 내리뜨기만 한다. 그 짐승한테 한 번 물리면 속으로 피멍이 드는 골병으로 평생 골골거리게 된다.” 한승원의 시 ‘사랑(愛)이라는 짐승-산해경2’의 일부이다. ‘사랑’은 그런 것인가 보다. ‘한 번 물리면 평생 골골거리게’ 되거나 아득한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마는 일. 그럼에도 사람들은 저마다 마음에 까치발을 세우고 ‘발이 저리도록’ 그 낭떠러지 끝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에 골몰한다. 마음이 움직여 행하는 일에는 몸이 고됨을 생각지 않는 까닭이다. 사는 일이 모두 누군가를 사랑하는 것처럼만 된다면 좋겠다. 그러면 그 어떤 고됨도 기꺼이 감내할 수 있으리라. 저 웅숭 깊은 마음으로부터 늘 사랑이 그리운 것도 이 때문이다.

 [차민기의 디카시로 여는 아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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