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퀴로 가는 경남 (3)합천호 일주도로
두바퀴로 가는 경남 (3)합천호 일주도로
  • 오태인/곽동민
  • 승인 2015.03.02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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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락 내리락 언덕코스…지루하지 않아 라이딩 최적
내리막길과 오르막길이 함께 하는 합천호 일주도로.



◇합천호를 품은 도로를 달리다

합천호 둘레를 달리는 52.4km의 도로. 장거리 라이딩이라고 할 만큼 긴 거리는 아니지만 쉽지 않은 자전거 여행이었다. 그러나 합천호를 품은 일주도로는 자전거 라이딩에 최적의 코스라고 말하고 싶다. 언덕과 내리막길이 없는 평탄한 도로를 자전거로 달리기는 다소 지겹다. 하지만 합천호 일주도로는 평지구간이 거의 없다. 시작부터 마주치는 수많은 오르막과 내리막은 그야말로 자전거 라이딩이 주는 묘미다.

곳곳에서 봄 소식이 들려오는 2월 말 이지만 이날 라이딩은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렸다. 다시 겨울이 온 듯 쌀쌀한 기온과 세차게 불어오는 찬바람은 힘든 라이딩을 예고했다. 그리고 한가지, 진양호와 같이 호수를 끼고 달리는 도로지만 진양호처럼 수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충고와 함께 페달을 밟았다.

◇낙타등 같은 오르막과 내리막의 연속

이번 라이딩은 합천호 물문화관을 기점으로 합천호반로를 도는 일주코스로 잡았다. 물문화관에서 시작해 시계 방향으로 호수를 가까이 끼고 도는 경로다. 수월하지 않은 코스라는 조언에 마음의 준비를 했지만 출발한지 얼마 되지 않아 시작되는 오르막은 이번 라이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새삼 체감하게 했다.

시작점인 합천댐을 등지고 회양관광단지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회양관광단지를 지나 유전리, 은진송씨 종가이자 경남도문화재자료인 송씨고가, 역평리, 수원리로 이어지는 초반의 호반도로는 그리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과 내리막이 연달아 이어진다.

평지구간이 거의 없어 항속 주행을 할 수 있는 구간이 없다보니 생각보다 속도가 나지 않는다. 수원리까지 대략 16㎞에 이르는 낙타등 코스를 지나면 이번 코스의 첫번째 난관인 수원리-양지리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한발한발 페달 디디며 4㎞ 오르막 여정


수원리를 지나면 4㎞에 이르는 오르막 구간이 시작된다. 주변의 풍경 역시 합천호 강변에서 잠시 멀어지며 산이 가까워 졌음을 느끼게 한다. 이 구간은 체력을 회복 할 수 있는 평지나 내리막이 없다. 영상 5~6도에 불과한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굵은 땀방울이 턱 밑으로 흘러내린다. 땀을 식히기 위해 잠시 자켓 앞섭을 풀었다. 긴 오르막을 정복하기 위해서는 페달을 밟는 다리의 피로를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상기시킨다.

가벼운 기어로 허벅지 근육에 무리가 가지 않을 만큼, 한발 한발 등산을 하는 기분으로 페달링을 한다. 양지리를 지나 봉두산(540m)이 올려다 보이는 지점에 이르자 탄성이 나올만큼 반가운 내리막이 시작된다. 이번 오르막 구간에서는 처음 자전거를 탓을 때는 엄두도 내지 못했던 스프라켓(뒤쪽 기어) 기어 한장 남기기(가파른 오르막에서 한계점에 다다랐을 때 더이상 남아 있는 가벼운 기어가 없다는 사실은 생각 이상으로 라이더의 정신을 지치게 한다.)를 성공 시켰다. 긴 오르막을 정복했다는 성취감과 함께 뿌듯한 미소가 입에 걸린다.



 

합천호 일주도로는 곳곳에 벗나무가 반기고 있다.
합천호와 라이더가 어우러져 있다.
합천호 일주도로 벗나무 터널


◇벚꽃 만발하는 4월이 기대되는 합천호반도로

봉두산을 정복하고 휴식지점인 새터관광지(25㎞ 지점)까지 달려 잠시 자전거에서 내린다. 주변에 편의점과 화장실이 있어 간단한 보급식을 챙겨 먹거나 생리현상을 해결하기에 안성맞춤이다. 쌀쌀한 날씨 탓에 땀이 식기 전에 움직이기로 결정, 합천호를 오른편에 두고 다시 길을 재촉한다.

봉산삼거리를 지나 권빈 삼거리에서 합천호를 끼고 우측으로 돌아 출발지점인 합천댐으로 향하자 봄을 기다리는 벚나무들이 도로 양옆으로 도열해 있다. 봉산면에서 합천댐 물문화관 까지는 합천군이 자랑하는 백리벚꽃길의 일부다. 라이더를 감싸안듯 늘어선 벚나무를 보니 벚꽃이 만발하는 4월이 무척 기대된다.

◇내리막 회전구간, 마지막까지 조심해야

만발한 벚꽃을 상상하며 합천호 백리벚꽃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덧 합천댐이 시야에 들어온다.

호수를 바라보며 되돌아오는 길은 아름답지만 조심해야 할 곳도 있다. 1034번 지방도를 타고 합천댐 방향으로 내려오다 합천호반로로 들어서면 길이 좁아지면서 상당히 구불구불한 도로가 12km가까이 이어진다. 내리막과 더불어 180도 가까이 돌아 내려가야하는 곳도 있다. 자전거가 주로 지나게 되는 도로 오른편에는 바람에 날려온 모래가 쌓여 있는 곳도 있어 특히 주의가 필요하다.

노파동적비를 지나 용암서원 묘정비 구간은 도착 직전 마지막 난코스다. 거리는 1km 정도로 짧지만 순간적으로 경사도가 16%에 이르는 곳도 있어 쉽지 않다. 마지막 언덕을 정복하고 나면 금새 도착지점인 합천댐에 도착한다. 자전거는 물론 차량도 지날 수 있는 길이다. 차량 통행이 없는 한적한 틈을 이용해 인증샷을 찍어도 좋을 포인트다.


 
합천호와 라이더가 어루러져 있다.


<코스소개>
전체길이 : 52.4km
소요시간 : 3시간 26분(휴식시간 포함)
상승고도 : 887m
도로상태 : 아스팔트 포장도로
시작지점 : 합천댐 물 문화관
휴식지점 : 새터관광지(새터공원)
도착지점 : 합천댐 물 문화관
주차시설 : 합천댐 물 문화관 공용주차장
합천댐 물 문화관-송씨고가-고삼리-새터관광지-회몽예술원-노파동적비-합천댐 물 문화관



<코스팁>
합천호 일주도로는 평지구간이 거의 없는 낙타등 코스가 연속된다. 라이딩 초반 꽤 긴 오르막 코스와 라이딩 종료 직전 가파른 언덕이 존재한다. 오르막에서 피로가 쌓인 다리는 쉽사리 회복이 되지 않기 때문에 체력 안배가 중요하다. 빨리 가려는 마음보다는 코스가 주는 재미와 합천호의 풍광을 즐기며 여유를 갖는 편이 좋다. 돌아오는 코스에서 백리벚꽃길을 달릴 때는 길이 좁고 급한 커브가 많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뒤따라 오는 차량이 없다면 도로 오른편이 아닌 도로 전체를 이용해 자전거를 타기를 권한다.



 
합천호 지도

 
합천호 고도표
합천댐과 합천호가 어우려져 환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오태인·곽동민기자 <Two Wheels To Gyeongnam 두바퀴로 가는 경남, 자전거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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